2004년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2012년 본격 시행
이재명∙심상정 대선후보 등 주4일제 도입 언급
에네스티, 에듀윌 등 ‘워라밸’ 내세우며 주4일제 시행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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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대한민국에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된 지 약 17년이 지났다. 지난 2004년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토요일이 휴일로 지정됐다. 당시 ‘노는 토요일’, 일명 ‘놀토’라는 말도 생겼다. 법정 노동시간 역시 주당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었다. 

주5일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은 2012년부터다. 산업계는 물론 초∙중∙고등학교 역시 토요일이 완전한 휴일이 됐다. 

주5일 근무제가 안착하면서 이제는 주4일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 3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주4일제는 정치권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주4일 근무제는 현행 법정 근로 시간인 주40시간을 32시간으로 축소하는 근무제도다. 일부 기업에서 자율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성 업무가 잦은 대기업, IT 업계가 노동 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주4일제와 관련해 “인간다운 삶과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으며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주4일제를 제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8일 “주6일제에서 주5일제로 오는데도 10여 년이 걸렸다”며 “논의 과정이 막 시작되는 단계인 데다 주4일제가 잘 안착하려면 (국민과의) 충분한 공감대가 먼저인 것 같다”고 밝혔다. 

주4일제와 관련해 논란은 있지만, 일부 기업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Work-Life Balance)을 내세우며 이미 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어느 기업이 주4일제를 채택했을까. 

 

국내 최초로 주4일제를 도입한 곳은 어디?

충북 화장품 제조회사 에네스티는 국내 최초로 주4일제를 도입했다(사진=에네스티)
충북 화장품 제조회사 에네스티는 국내 최초로 주4일제를 도입했다(사진=에네스티)

 

국내 최초로 주4일제를 도입한 곳은 충북 화장품 제조회사 에네스티다. 2010년부터 주4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에네스티 직원은 월요일부터 나흘간 일하고 금요일부터 주말이 시작된다. 

물론 처음 몇 년 동안 시행착오는 있었다는 게 에네스티 측의 설명이다. 일주일 기준 근무시간이 하루 줄어든 만큼, 1일 업무량이 늘었다. 1명의 직원이라도 연차 등으로 자리를 비울 경우 업무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이런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네스티는 출∙퇴근시간을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으로 늘렸고 직원 모두가 같은 날 쉬는 공동연차를 도입했다. 2년 간 임금도 동결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에네스티는 2010년 이후 약 5년간 주4일제를 시행한 결과, 지난 2016년 연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다”며 “‘워라밸’과 ‘회사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에듀윌
사진=에듀윌

종합교육기업 에듀윌도 주4일제로 운영 중이다. 지난 2019년 6월 에듀윌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우수하게 잡기 위해 ‘드림데이’를 도입했다. 반면 임금은 유지했다.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임직원의 만족도를 이끌어낸 것은 물론 내부적으로도 주4일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게 에듀윌 측의 판단이다. 

이외에도 에듀윌은 30분간 집중휴식시간 운영 등 임직원의 ‘워라밸’ 확립을 위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시차출퇴근제를 도입해 유연한 근무환경도 조성했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에듀윌은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021년 여가친화기업’ 인증 우수사례, ‘2020년 근로자휴가지원사업 우수참여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2021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 사례 공모전’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일부 기업은 주4일제 대한 주4.5일 근무제를 채택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여기어때 운영사 위드이노메이션 직원은 주당 4.5일을 근무한다. 이들은 주말이 지난 월요일 오후 1시에 출근한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월요병을 없앤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놀금제도’를 확대했다. 지난 4월부터 카카오게임즈는 격주로 주4일제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이커머스 솔루션 기업 카페24도 지난 5월부터는 ‘오프 데이(Off Day) 제도’를 통해 격주로 금요일마다 쉰다. 

 

“원하는 요일에 쉰다” 휴넷, 내년부터 4.5일→4일만 근무

이호스트ICT가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한다(사진=이호스트ICT)
이호스트ICT가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한다(사진=이호스트ICT)

한편 이호스트ICT와 휴넷은 내년 1월 1일부터 주4일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이호스트ICT는 지난 24일 2022년부터 주4일 근무제를 월 1회로 도입하고 업무 역량 강화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철민 대표는 “워라벨을 확립하고, 업무 생산성을 최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자격증 취득과 관련된 지원금 제공, 전시회 관람 지원 등 자기계발 및 업무 역량 강화를 위한 복지를 다방면으로 증대하겠다”고 말했다. 

 

휴넷 조영탁 대표(사진=휴넷)
휴넷 조영탁 대표(사진=휴넷)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 역시 1월 1일부터 주4일제를 도입한다. 앞서 휴넷은 2019년 말부터 주4.5일 근무를 실시해 왔다. 2년 만에 근무시간을 ‘주4일’로 확대하는 셈이다. 먼저 1월 1일부터 부서별로 시범 운영 후 제도를 보완해 하반기부터 전사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휴넷의 주4일제는 직원이 일주일 중 하루를 자유롭게 선택해 쉬는 형태로 연차 소진, 격주 근무, 급여 차감 등 제한이 없다. 

조영탁 대표는 “지난 2년간 주4.5일제와 재택근무제 시행 중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수년간 만들어 온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기업문화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 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투데이=김석진 기자] sj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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