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투데이] 메타버스 열풍이 다양한 산업계에 걸쳐 불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Universe)의 합성어다. 즉,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서 처음 등장했다. 

지난해부터 메타버스를 도입하거나 투자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특히 지난 2년 넘게 진행된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 등 언택트 생활이 메타버스의 성장을 부추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메타버스는 게임이나 콘텐츠 업계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교육, 의료, 패션, 방산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올해 460억 달러(약 58조 원)에서 오는 2025년 2,800억 달러(약 35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여기에 기술의 융복합으로 메타버스의 성장세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메타버스가 증강현실(AR), 라이프로깅, 미러월드, 가상현실(VR) 등 네 가지 유형에 따라 독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면 지금은 각 유형이 융복합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안호준 올림플래닛 사업전략본부 이사는 “메타버스가 온라인 중심의 경험을 가상으로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B2B 시장의 소통 채널 다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기술 발전에 따른 변화에 대응할 새로운 타입의 플랫폼 서비스로 메타버스가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병화 KB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에 5G, 하드웨어,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 AR, VR 등 여러 산업군의 유기적 결합이 필수”라며 “국내∙외 주요 기업은 메타버스 기술 확보를 위해 관련 업체와의 M&A, 사업부문 확장 등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메타버스 관련 기업을 인수하거나 전담 팀을 만들며 메타버스 시장에서의 입지 다지기에 돌입했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해 7월 메타버스 연구팀을 신설했다. 모바일을 넘어선 메타버스 중심의 플랫폼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5년 내 페이스북을 메타버스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비전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메타버스는 많은 기업과 산업 전반에 걸쳐 있다”며 ‘모바일 인터넷의 후계자’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또 “메타버스를 통해 2D 앱이나 웹페이지에서 불가능했던 춤, 피트니스 등 다양한 경험을 다른 장소에 있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처럼 즐길 수 있다”며 ”단순히 콘텐츠를 보는 것에서 벗어나 인터넷상에서 명확한 형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페이스북은 이전부터 메타버스 기술 도입을 위한 준비태세를 갖춰왔다는 게 IT 업계의 시각이다. 2019년 이후 VR 산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페이스북은 5곳의 VR 관련 기업을 인수하며 메타버스의 기본기를 다졌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2014년 20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에 인수한 VR 기기 제작기업 오큘러스를 통해 독자적인 하드웨어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게임 중심의 플랫폼 구축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MS는 2014년 스웨덴 게임 개발사 모장(Mojang)을 25억 달러(약 3조 1,420억 원)에 인수했다. 모장은 메타버스 게임 마인크래프트(Minecraft) 개발사로 알려졌다. 

게임 업계는 MS가 VR 관련 게임 기업을 인수하며 메타버스 기술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MS는 EU집행위원회로부터 제니맥스와 모회사 베데스다 소프트웍스 인수 건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같은 달 온라인으로 진행한 이그나이트 2021 컨퍼런스에서 MS 메시(Microsoft Mesh)를 공개하며 메타버스 설계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애플 역시 지난해 6월 열린 연례개발자행사 WWDC21에서 메타버스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며 사업 전환을 예고했다. 구글의 경우 일찌감치 구글 어스를 통해 전 세계 위성사진을 업데이트하며 현실세계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 모멘텀은 MZ세대를 주 유저층으로 둔 중장기 프리미엄 요인”이라며 “하반기 디지털 광고 산업 회복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롯데 등 대기업은 물론 정부도 적극적인 정책 마련으로 메타버스 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5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개최했고 현재 메쉬코리아, 틸론, 한류뱅크 등이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합류했다. 과기부는 이들 기업과 함께 디지털 뉴딜을 실현과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관련 펀드를 내놓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KB 글로벌 메타버스 경제 펀드’를, 삼성자산운용은 ‘삼성글로벌메타버스’를 출시한 바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외에도 국내 대부분 운영사가 메타버스와 관련된 투자상품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메타버스가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만큼,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과 결합된 메타버스 서비스 관심도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