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인수형 렌탈 아닌 개념의 구독 서비스 제안
단기 렌트 중개 서비스로 시작∙∙∙월 단위 구독 ‘월간빌리’ 론칭
사회초년생∙테크 새비족 공략

[스타트업투데이] 스마트 기어, 게임기, 촬영 장비 등 젊은 소비자들의 테크 기어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소비 방식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씨제이와이케이(CJYK) 정준화 대표는 이런 현실에 주목했다. 

“기존의 방식은 소유권 이전을 전제로 하는 커머스나 장기 인수형 렌탈처럼 제품 전체 가격에 금융 이자까지 부담해야 했습니다. 쓴 만큼만 사용료만 지불하고, 테크 제품을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 마련된다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정 대표는 이 생각을 바탕으로 사용한 만큼의 비용만 부담하는 페이고(Paygo, Pay As You Go) 기반의 정보기술(IT)∙테크 제품 구독 플랫폼 빌리플레이를 선보였다. 나아가 지속가능한 테크 소비문화를 제안하고 정착시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테크 기기를 합리적으로 빌리는 방법 고안

정준화 대표(사진=씨제이와이케이)
정준화 대표(사진=씨제이와이케이)

씨제이와이케이는 2020년 5월에 설립됐다. 씨제이와이케이라는 이름은 창업 멤버의 이니셜을 따서 정해졌다. 정 대표는 창업 전 콘텐츠 기획∙제작자로 일하다가 이마트, 현대카드의 브랜딩 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최유경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매거진 디렉터를 거쳐 여러 글로벌 브랜드와 디지털 프로젝트 협업을 진행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상봉 최고기술경영자(CTO)는 구글, 루프트한자 등을 거쳐 국내 주요 언론사의 CMS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했습니다. 이들과 함께 씨제이와이케이를 설립했습니다.”

정 대표는 서비스의 기획∙운영∙디지털 솔루션 개발 역량을 갖추면서 브랜딩 및 콘텐츠 마케팅까지 소화 가능하다는 점이 씨제이와이케이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팀 멤버들과 함께 뜻을 모아 회사 설립 약 1년 만인 2021년 6월, 최소기능제품(MVP) 형태로 빌리플레이 서비스를 론칭했다.

“당시에는 빌리(beellee)라는 이름으로 이용자 간 단기 렌트 중개, 즉 일∙시간 단위 모델만 운영했습니다. 후에 ‘빌려서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플레이하는’ 새로운 테크 소비의 개념을 담아 빌리플레이(beellee play)로 서비스명을 교체했습니다. 올해 2월부터는 일부 제품에 한해 월 단위 구독을 시작했습니다.”

 

씨제이와이케이 팀원들(사진=씨제이와이케이)
씨제이와이케이 팀원들(사진=씨제이와이케이)

원하는 기간만큼 원하는 제품 이용 가능

빌리플레이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의 서비스를 선보인다. 하나는 테크 기기를 빌리려는 이용자와 빌려주려는 이용자 간의 렌트 거래를 일∙시간 단위로 연결하는 ‘단기 렌트 중개 마켓’이다. 이용자는 카메라, 스마트 기기, 게임기 등 평소에 궁금했던 테크 제품을 주변의 다른 이용자에게 빌릴 수 있다. 가진 제품을 빌려주고 렌트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다른 하나는 올해 2월부터 시작한 테크 기기 월 구독 서비스 ‘월간빌리’다. 이용자들은 월 단위로 구독료를 지불하면서 원하는 기간만큼 테크 제품을 이용할 수 있다. 

“월간빌리는 선택한 기간만큼의 사용료만 지불하면서 제품을 부담 없이 쓰고 반납하는 방식입니다. 4~5년 단위의 의무 계약이 필수적이고 계약 종료와 함께 제품을 인수해야 하는 장기 인수형 렌탈과는 다르죠. 아직은 서울 및 경기 지역에 한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추후 구독 가능한 제품의 종류 및 이용 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빌리플레이는 크게 두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씨제이와이케이)
빌리플레이는 크게 두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씨제이와이케이)

빌리플레이 서비스의 주 이용자는 두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고가 테크 제품에 대한 니즈가 크지만 경제적인 부담으로 소비에 어려움을 겪는 젊은 소비자, 즉 사회초년생 및 학생이다. 그리고 제품 구매력은 갖추고 있지만 같은 비용으로 더 다양한 테크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용해보고 싶어하는 테크 새비족(Tech-Savvy)이다.

“저희가 다루는 제품은 기술의 업그레이드 속도에 민감해서 교체 주기가 짧고, 정기적인 케어 서비스의 니즈는 낮은 포터블 IT 테크 기어입니다. 즉, 전통적인 생활가전보다는 트렌드에 민감한 1인 가구의 취미 기어가 주로 거래됩니다. 태블릿, 포터블 사운드 기어, 전기 자동차 충전기, 빈티지 필름 카메라, 콘솔 게임기, 액션캠, 개인형 디스플레이 장비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새로운 시장 개척까지

1인 가구의 취미 기어가 주로 거래된다. (사진=씨제이와이케이)
1인 가구의 취미 기어가 주로 거래된다. (사진=씨제이와이케이)

빌리플레이는 렌트 중개 서비스로 출발했기 때문에 이용자 간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필수적이었다. 이를 위해 씨제이와이케이는 현대해상과 디지털 파트너십을 맺고 렌트 중개 전용 보험 서비스 ‘빌리케어’를 개발해 탑재했다. 이용자는 별도의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동산 보험의 적용을 받는다. 거래 중 도난, 분실, 고장 및 파손 등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제품 소유주는 보험 청구를 할 수 있다. 

“매일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바쁘게 문제를 해결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빠르게 솔루션을 찾기 위해 각 분야 주요 플레이어와 협업 및 밸류체인 구축을 큰 전략으로 삼았습니다. 이를 통해 디지털 인증 고도화, 신용평가 등의 작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씨제이와이케이는 지난해 9월, 씨앤벤처파트너스와 한국렌탈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다양한 지원 정책∙사업의 도움도 받았다.  2020년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예비창업패키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서울 핀테크랩 입주 프로그램, 팁스 프로그램, 기보벤처캠프 9기, IBK창공 마포 8기 등에 선정됐다. 벤처기업 인증 및 기업부설 연구소 설립도 수행했다. 정 대표는 사업 자금부터 업무 공간, 전문 컨설팅, 멘토링 등을 제공받아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비즈니스이다 보니 우려 섞인 질문도 종종 받게 됩니다. 특히 빌리플레이 론칭 전에는 ‘소유에 대한 개념이 각별한 한국 소비자들이 자신의 고가 테크 제품을 빌려주려고 할까?’라는 의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소비자들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열려 있고 새로운 솔루션을 유연하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서비스 초반에 이용자들이 빌리플레이라는 낯선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거래 경험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내오기 시작했던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니즈 충족하고파”

유명인의 애장품을 빌려서 사용할 수 있는 빌리프렌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씨제이와이케이)
유명인의 애장품을 빌려서 사용할 수 있는 빌리프렌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씨제이와이케이)

빌리플레이의 이용자는 매달 약 200%의 증가율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 대표는 서비스의 기획, 운영, 개발뿐 아니라 서비스가 추구하는 방향을 콘텐츠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역량이 씨제이와이케이의 강점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빌리프렌즈’ 캠페인이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매달 릴레이 형식으로 아이돌, 영화감독, 모델 등 유명인을 게스트 오너 회원으로 초청하고 그들의 애장품을 직접 빌려 사용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벤트 수익금은 전액 자연보전기관에 기부하고 있죠. 이용자들이 테크 제품의 재사용을 일종의 흥미로운 문화적 경험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라면서 시도한 기획입니다. 서비스 초반에 빌리플레이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된 캠페인이기도 합니다.”

씨제이와이케이는 앞으로 월간빌리를 통해 테크 제품 월 구독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브릿지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다. 후속 투자 유치를 통해 성장을 가속하고 채용 및 서비스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테크 시장의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니즈도 다변화되는 추세입니다. 아직은 테크 기기 렌트 시장에서 제품의 소유를 전제로 한 판매∙구입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자신들에게 맞는 더 효율적인 옵션에 대한 요구가 형성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씨제이와이케이는 앞으로도 새로운 소비자들을 위한 새로운 테크 소비문화를 제안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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