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별도 인증 없이 자동으로 이력서 기입∙∙∙원클릭 지원 가능
구인 기업, 높은 타깃률로 빠르게 적합 인재 채용∙∙∙불필요한 시스템 간소화
채용 플랫폼 고도화 계획∙∙∙주거, 교통, 금융 등 다양한 가치사슬 점유 목표

디플에이치알 박중우 대표(사진=디플에이치알)
디플에이치알 박중우 대표(사진=디플에이치알)

[스타트업투데이] 국내 채용 시장의 흐름이 점점 변화하고 있다. ‘사람인’ ‘잡코리아’ ‘워크넷’ 등 기존의 1세대 채용 공고 플랫폼은 모든 분야가 통합된 채용 공고를 다뤘다. 여기서 발전해 현재는 회사의 규모, 직무 분야 등에 따라 전문적으로 나눠진 2세대 플랫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개발자를 위한 ‘프로그래머스’ ‘점핏’, 대졸 신입을 위한 ‘슈퍼루키’ ‘자소설닷컴’과 스타트업 취업 준비생을 위한 ‘원티드’ ‘로켓펀치’ 등이 이와 관련한 예시다. 

디플에이치알은 생산∙기능직 채용 시장에 주목하고 이들을 위한 채용 플랫폼 ‘고초대졸닷컴’을 선보였다. 

박중우 대표는 “현재 고졸∙초대졸의 40~45%가 생산∙기능직으로 취업하고 있지만, 아직 생산∙기능직 채용 플랫폼 시장에 진입한 플레이어는 없었다”며 “디플에이치알은 국내 산업을 지탱하는 큰 시장이지만, 여전히 낙후된 생산∙기능직 시장을 개척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중우 대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낙후된 생산∙기능직 채용 시장 혁신 목표 

다플에이치알 경영진(사진=디플에이치알)
다플에이치알 경영진(사진=디플에이치알)

디플에이치알은 ‘깊게 생각하는 사람들’(Deep Thinking People)에 ‘인적자원’(HR)을 합친 것으로, ‘이용자를 위해 깊게 고민해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해결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박중우 대표는 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과 18학번으로, 3년가랑 학교에 다니다가 휴학하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디플에이치알은 초반에 ‘효과음 자동 삽입 솔루션’이라는 영상 편집 관련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시작됐다. 이후 박중우 대표는 해당 사업을 접었고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채용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템 발굴에 나섰다. 

박중우 대표는 “컨설팅, 스타트업 투자, 연구실 생활 모두를 조금씩 경험해본 후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던 창업에 집중했다”며 “생산∙기능직은 600만 명의 재직자, 11만 개의 회사가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데다 국내 경제를 지탱하는 다수의 기업이 제조업 기반인 만큼 한국에서 제조업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산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생산∙기능직 채용 시장은 여전히 사람인, 잡코리아 등이 메이저 플랫폼일 정도로 낙후돼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해당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 랜딩 페이지를 만들어 테스트한 결과 3주 만에 8,000명이 모였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게 됐다”고 전했다. 

 

기업 정보 확인부터 실제 지원∙채용까지 한 번에 

사진=디플에이치알
사진=디플에이치알

고초대졸닷컴은 생산∙기능직 채용 전 과정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앱과 웹 모두를 지원하고 있다. 생산∙기능직을 채용하고자 하는 구인 기업과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가 서로를 더 빠르게 찾고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게 돕는다. 

고초대졸닷컴에는 생산∙기능직과 관련된 공고만 선별돼 올라온다. 이에 구직자는 원하는 일자리를 빠르게 찾을 수 있다. 공장별 성비, 통근버스, 기숙사, 노조, 연봉 등의 세부 정보도 기입되기 때문에 궁금한 부분도 미리 해결 가능하다. 또 생산∙기능직 기반 이력서를 통해 원클릭으로 자신의 정보를 기입하고 지원까지 바로 할 수 있다. 

기업은 고초대졸닷컴이 제공하는 생산∙기능직 이력서를 통해 면접 없이도 지원자를 빠르게 파악해 채용하게 된다. 기존의 채용 플랫폼은 다른 직군이 섞여 원하는 인재에 채용 공고가 도달하지 못해 채용이 길어지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에 반해 고초대졸닷컴은 높은 타깃률로 불필요한 면접을 생략하고 번거로운 시스템을 간소화했다. 

 

사진=디플에이치알
사진=디플에이치알

박 대표는 “채용 플랫폼은 구직자와 구인 기업이 많이 모여 있으면서 서로가 서로를 빠르게 찾아서 연결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디플에이치알은 이를 위해 구직자, 구인 기업, 공장 데이터를 탄탄하게 쌓으면서 스크리닝 이력서 등 빠른 채용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산∙기능직 채용에서는 학력, 출결, 학점 등이 상당히 중요하지만, 기존의 이력서 시스템에서는 결근, 조퇴, 지각 등을 학년마다 기입하고 자격증을 따로 인증해야 했다”며 “고초대졸닷컴은 전용 이력서를 통해 별도의 인증 없이 자동으로 기입되는 이력서, 원클릭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초대졸닷컴은 웹과 앱을 합쳐 한 달에 약 8만 명의 구직자가 방문하고 있다. 이외에도 2021년 8월부터 시작돼 현재 약 5,000명이 사용 중인 오픈 채팅방도 존재한다. 

디플에이치알은 올해 7월 인사 담당자를 위한 기업 서비스도 오픈했다. 현재 약 300개의 기업이 가입하면서 기업 회원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제조업 중소기업 인식 전환해 채용난 줄일 것” 

고초대졸닷컴 기업용 홈페이지(사진=디플에이치알)
고초대졸닷컴 기업용 홈페이지(사진=디플에이치알)

디플에이치알은 지난 6월 원티드랩, KB인베스트먼트, 디캠프, 인라이트벤처스를 통해 프리 A 투자를 마무리했다. 시드 라운드에서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투자 유치를 마쳤다. 

디플에이치알은 올해 채용 플랫폼의 기본적인 기능 론칭에 집중했던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내년에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채용 플랫폼 고도화에 힘쓴다는 전략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차례로 출시하면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만들어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고자 한다. 

국내 외국인 노동자 채용이 점점 늘어나는 만큼 관련된 시장에도 진입할 계획이다. 또 채용 이외에도 주거, 교통, 금융 등 다양한 가치사슬을 하나씩 점유해 나아가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박 대표는 “아직까지도 생산∙기능직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고 이를 기피하는 현상이 있지만, 생산∙기능직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필요한 직군”이라며 “공장∙현장의 장치가 자동화되면서 관련 인력이 줄어든다고 해도 장치나 기기를 다루는 사람은 반드시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플에이치알은 생산∙기능직에 대한 인식을 바꿔 해당 시장을 키우는 동시에, 복지와 처우가 좋은 중소기업을 구직자에게 소개하겠다”며 “야놀자가 모텔을 홍보해 대중적인 인식을 바꾼 것처럼, 디플에이치알은 제조업 중소기업의 인식을 전환해 채용난을 줄이고 시장을 성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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