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 대표,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자본주의∙기술 발달 따라 부동산 ‘위치가치’도 변해
“입지 이해하기 위해 자연의 원리, 사람, 기술의 발달 등 알아야”

김대현 리얼티나인 대표가 2일 서울 전쟁기념관 뮤지엄웨딩홀 1층 평화홀에서 열린 제418회 선명부동산포럼에서 ‘수익형 부동산, 입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대현 리얼티나인 대표가 2일 서울 전쟁기념관 뮤지엄웨딩홀 1층 평화홀에서 열린 제418회 선명부동산포럼에서 ‘수익형 부동산, 입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스타트업투데이] 김대현 리얼티나인 대표가 2일 서울 전쟁기념관 뮤지엄웨딩홀 1층 평화홀에서 열린 제418회 선명부동산포럼에서 ‘수익형 부동산, 입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수익형 부동산’은 투자했을 때 수익을 내는 부동산이다. 크게 ‘임대’와 ‘차익’으로 나뉜다. ‘입지’(立地)는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선택하는 장소다. 어떤 경제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입지가 다르게 결정된다. 

김대현 대표는 “우리 일상을 살펴보면 주거(Residence) 공간에서 생활을, 상업(Commercial) 공간에서 쇼핑을, 업무(Office) 공간에서 일한다”며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해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백화점은 유통업이 아닌 부동산업, 호텔은 숙박업이 아닌 장치산업이다. 삼성그룹 고(故)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 산업에 대해 “경쟁사보다 빨리 만들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시간 산업’“이라고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김 대표는 “편의점은 ‘시점의 필요’를 판다”며 “입지 민감도가 높은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본주의와 기술의 발달에 따라 산업, 사회의 인구구조, 라이프스타일, 유행, 도시, 상권, 업종 등 모든 것이 변하면서 부동산의 ‘위치가치’ 역시 변한다”고 덧붙였다. 

 

아파트가 모여 있는 서울 강남구 반포동 모습ⓒ게티이미지뱅크
아파트가 모여 있는 서울 강남구 반포동 모습ⓒ게티이미지뱅크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

토지의 가치는 입지에 맞는 업종의 수익률과 함께 아파트∙단독주택 등 택지, 논, 병원, 상가, 오피스 빌딩 등이 있는지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된다. 이런 이유로 ‘입지’와 ‘업종’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김 대표는 입지를 잘 이해하는 데 필요한 세 가지를 언급했다. 

먼저 ‘자연의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지형은 자연에서 만들어진 물리적인 형태, 즉, 산, 강, 바다로 이뤄져 있다. 김 대표는 “이순신 장군이 전쟁에서 완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연의 원리를 잘 이용했기 때문”이라며 명량해전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명량해전은 조선 수군이 배 13척으로 일본 수군 133척과 맞붙어서 승리한 전투로 자연의 원리를 잘 이용한 전투로 평가받는다. 

명량해전이 일어난 울돌목 지역은 전남 해남군 화원반도와 진도 사이에 있는 해협으로 유리병의 목처럼 갑자기 좁아진 해로다. 700m 폭이 갑자기 500m로 줄어들면서 물살이 가팔라지는 등 조류가 센 곳으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일본 수군의 배는 대양을 항해하는 데 적합한 뾰족한 모양이라서 조류가 거센 곳에서 회전하지 못 했다”며 “반면 조선 수군의 배는 평평했기 때문에 물살을 이용한 회전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지형적 이점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진형을 필사적으로 유지하면서 유리한 때를 기다린 이순신 장군의 전략이 통한 셈이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이 모이는 곳’에 상권이 형성된다고 주장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만큼, 대부분 지대가 낮은 곳에 상권이 밀집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주거 입지는 사람이 잘 다니는 높은 지대에 형성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김 대표는 “상권이 좋은 곳, 다시 말해, 물이 모이는 낮은 곳은 주거입지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주거입지로 좋은 바람이 잘 통하고 조망이 좋은 높은 곳은 상가입지로는 좋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과 부동산 모두 장점과 단점의 결합”이라며 “단순히 단점이 없는 부동산을 찾지 말고 장점이 본인과 맞는지, 단점은 감당할 수 있는지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현 리얼티나인 대표가 2일 서울 전쟁기념관 뮤지엄웨딩홀 1층 평화홀에서 열린 제418회 선명부동산포럼에서 ‘수익형 부동산, 입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대현 리얼티나인 대표가 2일 서울 전쟁기념관 뮤지엄웨딩홀 1층 평화홀에서 열린 제418회 선명부동산포럼에서 ‘수익형 부동산, 입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MZ세대, 핵심 소비자로 부상

또 라이프스타일, 세대변화, 동선, 심리 등 ‘사람’을 잘 이해해야 한다. 행정안전부가 2019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주민등록인구 기준 세대당 인구는 2.58명에서 2.35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통계청은 2035년 1인 가구 수가 35%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특히 명품 시장에서는 MZ세대가 핵심 소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발렌시아가(Balenciag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뎀나 바잘리아(Demna Gvasalia)는 “추하고 평범한 물건이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며 ‘어글리 뷰티’(Ugly Beauty)라는 신조어를 유행시켰다. 

김 대표는 “MZ세대는 독특한 창의성을 표현하고 있다”며 “이들이 몰릴 수 있는 곳으로 위치가치가 이동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기술의 발달과 변화를 잘 알아야 입지를 이해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민 1명이 한 해 동안 택배이용 횟수는 2000년 2.4회에서 2010년 25회, 2017년 44.8회로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김 대표는 “과거가 단순히 상품과 물건을 파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공간과 시간을 파는 시대”라며 “기술의 발달이 기존의 형태와 만나 정형화∙ 플랫폼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부동산과 관련된 일은 잘 안되는 것이 정상”이라며 여기에 너무 연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입지에 맞는 역할을 하는 게 좋은 부동산”이라며 “최고의 위치가 아닌 ‘내가 지불할 가격의 위치’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입지는 입지에 맞는 업종의 콘셉트와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를 담는 그릇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투데이=김석진 기자] sj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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