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등 대형사 참여로 기대감 고조∙∙∙안정성 검증 등은 과제
홍콩 SFC 위원장, “가상자산 현물 ETF 검토 중”
비트코인 현물 ETF를 위한 ‘대출 서비스’ 등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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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최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내년 초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급등했다. 

실제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지난 2일 비트코인 가격은 4,866만 1,000원까지 올랐다. 올해 초 2,100만 원대에서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이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지난해 5월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향후 비트코인 현물 ETF가 증시에서 거래되면 대형 기관 투자자들은 그동안 각종 규제로 살 수 없었던 비트코인을 ETF 매수 방식으로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관들이 사실상 가상자산 투자 시장에 진출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당국에 대응 논리를 갖춘 대형 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늦어도 내년 1분기 중에는 첫 상장 사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 업계는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끝나고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지 주목하고 있다. 

 

가상자산 패권을 둘러싼 미·중 경쟁∙∙∙BTC 가격 상승 이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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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홍콩 규제 당국은 가상자산 현물 ETF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줄리아 렁(Julia Leung)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 위원장은 “효율성과 고객 경험을 높이는 혁신 기술을 활용한 제안을 환영한다”며 개인투자자의 가상자산 현물 ETF 투자 허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새로운 위험이 해결되는 한 가상자산 현물 ETF를 기꺼이 시도해보겠다”며 “자산 종류와 무관하게 우리의 접근 방식은 일관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투자자 보호 등 요건이 갖춰지면 가상자산 현물 ETF 승인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홍콩은 현재 가상자산 선물 ETF는 허용하고 있다. 홍콩 주식 시장에서는 삼성 비트코인 선물 액티브 ETF, CSOP 비트코인 선물 ETF, CSOP 이더리움 선물 ETF이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상품에 묶여 있는 자금 규모는 약 6,500만 달러(약 844억 8,700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홍콩 전체 펀드 시장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 미국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블랙록(BlockRock)을 포함해 아크인베스트(ARK Investment)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잇따라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간 승인을 거부해왔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번에는 현물 ETF를 허용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패권을 둘러싼 미∙중 경쟁 격화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미국에서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한다면 중국에서도 이를 출시할 자산운용사가 필요할 것”이라면서 “미국과 중국 간 경제 전쟁은 비트코인에 아주 좋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에 이어 중국까지 뛰어들면 시장 참여자가 증가해 비트코인 수요가 늘어나고,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전 세계, 비트코인 현물 ETF ‘주목’∙∙∙대출 서비스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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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는 제네시스 (Genesis), 셀시우스(Celsius), 블록파이(BlockFi) 등 대출업체들이 문을 닫은 후 시장 공백을 채우기 위해 스완 비트코인 등 새로운 업체들이 대출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위한 대출 서비스도 등장했다. 이 여파로 지난해 테라-루나, FTX, 국내의 하루인베스트, 델리오 사태로 붕괴한 암호화폐 대출시장이 재건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로 월가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랄드(Cantor Fitzgerald) 임원 출신들이 만든 ‘디지털 프라임 테크놀로지’는 감독 당국의 승인을 전제로 비트코인 대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디지털 프라임의 대출 플랫폼 ‘토큰넷’에서는 자포 뱅크(Xapo) 등 고객들이 EDX 클리어링, 히든 로드 파트너스 등 다른 기관 투자자들에게 이미 대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펀드에 실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한다. 문제는 EFT 펀드 운용사가 제때에 비트코인을 확보할 수 없을 때 발생한다. 디지털 프라임은 해당 펀드에 비트코인을 우선 빌려주겠다는 것이다. 펀드는 나중에 실물을 매입해 이를 상환하면 된다. 

특히 비트코인 대출 서비스는 ETF 수급을 맞출 때도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 ETF 수요가 급증할 때는 대출을 받아 비트코인 현물을 채우고, 수요가 감소하면 대출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ETF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펀드 운용을 할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이후 200억 달러(약 26조 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시작으로 암호화폐 관련 ETF가 시장에 계속해서 나온다면 해당 코인에 대한 대출 서비스 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타트업투데이=권아영 기자] news@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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