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브랜드 맞춤형 의류 사업과 연계성 커

아마존이 일부 자원자를 대상으로 20주에 걸쳐 신체 사이즈와 형태 변화를 측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월 3일 보도했다. 참가자들은 총 10회에 걸쳐 자신의 신체 사이즈 측정을 하게 되며, 그 대가로 아마존에게서 최대 250달러의 기프트카드를 받게 된다. 아마존은 이번 보도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번 작업은 지난 해 아마존이 인수한 컴퓨터 비전 스타트업 바디랩(Body Labs)을 중심으로 새롭게 설립된 아마존의 ‘3D 바디 스캔 유닛’이 주관하는 것으로서, 시간에 따른 신체 변화를 측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지난 1년 사이에 체중과 체력이 변화했는지,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자신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하게 된다.

아마존이 해당 부서를 위해 진행 중인 채용공고에 따르면 동 사는 현재 인체의 3D 모델링을 위한 통계 작업을 진행 중이며, 딥러닝 알고리즘 등을 이용해 이미지 및 동영상 매칭에 적용시키고 광범위한 응용 분야를 발굴하고자 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유력한 것은 아마존의 자체 브랜드 의류 사업이다. 아마존은 지난 2006년 여성 의류와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 샵밥(Shopbob), 2009년 온라인 신발 및 의류 쇼핑몰 자포스(Zapos)를 인수하면서 의류 산업에 관심을 보여왔으며, 2012년에는 ‘아마존 패션’을 출범했다. 이후 2016년 2월 7개의 자체 패션 브랜드를 선보였으며, 이후 여성복뿐 아니라 아동복과 남성복, 스포츠웨어 등으로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확대해 왔다. 아마존이 의류 유통 시장에서 차지하는 입지는 더욱 커지고 있는 중인데, 시장조사업체 Slice Intelligence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4분기 아마존 오리지널 패션 브랜드 상품의 매출은 전분기 대비 67%에 달하는 증가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마존은 맞춤형 의류 제작 및 인공지능(AI) 기술의 접목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해에는 유료 멤버십인 프라임 가입 회원을 대상으로 패션 제품을 입어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시착 서비스 ‘프라임 워드로브(Prime Wardrobe)’를 시작했으며,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 스피커 ‘에코 룩’을 통해서는 이용자가 자신의 의상을 평가하고 추천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의 의류 시착 서비스 ‘워드로브’ (출처: 아마존 웹페이지)
아마존의 의류 시착 서비스 ‘워드로브’ (출처: 아마존 웹페이지)

 

특히 아마존은 ‘주문형 어패럴 생산(On demand apparel manufacturing)’이라는 명칭의 기술을 특허출원하고 2017년 4월에 취득했는데, 이는 고객 주문 접수 후 의류나 기타 상품을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된 주문형 생산 시스템과 관련된 것이다. 이 외에도 아마존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여 의상을 디자인 하는 작업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즉, 아마존은 의류 상품의 기획, 제작, 유통 모든 측면에서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하면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마존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신체 사이즈를 측정하기 시작한 것은 맞춤형 의상 사업을 보다 정교화하기 위한 데이터 확보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이미 진행 중인 의류 사업에서 이용자들에게 보다 편안한 착용감을 줄 수 있는 의상을 디자인할 수 있다.

그러나, 아마존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도 추정할 수 있다. 이용자 개개인의 신체 치수를 측정하고 이를 데이터화하여 맞춤형 의상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아마존은 이미 오프라인 고객접점을 늘려가고 있는 중인데, ‘아마존 북스토어(Amazon Bookstore)’와 무인상점 ‘아마존 고(Amazon Go)’ 외에도 최근 인수한 홀푸드 매장에서 신체 측정 장비를 구비하고 온라인 의류 사업과 연계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맞춤형 의류 사업뿐 아니라 이용자의 신체 치수 변화에 따라 스마트 스피커를 통한 의상 추천은 물론 다이어트 정보나 관련 식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판할 수도 있다. 아마존의 의류 사업이 단순히 의상을 판매하는 하나의 단위 사업에 멈추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이미 패션 업계에서는 스마트 미러(smart mirror)와 같은 디지털 사이니지 단말과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가상으로 의상을 착용하게 하거나 IoT 기술을 이용해 신체 치수를 측정하려는 시도가 등장 중이다. 지난 1월에는 일본의 이커머스 업체 ‘조조타운’이 사람이 입는 순간 신체 치수를 바로 측정할 수 있는 ‘조조슈트(ZOZOSUIT)’를 발표해 주목받은 바 있다.

 

조조타운의 IoT 기반 신체측정 슈트와 모바일앱 (출처: 조조타운)
조조타운의 IoT 기반 신체측정 슈트와 모바일앱 (출처: 조조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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