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 IT의 발달로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의료 패러다임 변화

(출처: 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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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및 IT기술의 발달로 헬스케어의 패러다임이 치료중심에서 예방의학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현재 데이터의 중요성은 전 산업분야에 걸쳐 적용되고 있으며,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개인(환자)으로부터 생성되는 전반적인 데이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하는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시장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2025년에는 1,34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글로벌 IT 기업들은 앞다투어 정밀의료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공통데이터모델(CDM, Common Data Model)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다. 이는 시장에서 시작된 관심이 국가 R&D 사업과 연계되면서 보다 많은 관심을 불러오고 있으며, 향후 바이오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의학 및 정보통신기술의 놀라운 발전과 생활 환경 수준의 향상으로 늘어난 인간의 기대수명과 그에 따른 고령화 문제는 헬스케어의 패러다임을 급성기 질환 치료 중심에서 질병 예방과 건강한 삶 유지·관리로 변화시키고 있다. 정보기술을 통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사일로(silo) 데이터는 예방중심의 의료 패러다임 변화에 필요한 새로운 가치와 인사이트를 제공해 줄 수 있는 핵심자원이 될 것이다.

2015년 6월 중국 빅데이터산업 설명회에서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도 “미래는 데이터기술(Data Technology) 시대로 넘어갈 것이며, 보유한 데이터로부터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알리바바에서도 향후 3년간 인공지능과 IoT에 약 150억 달러(약 16.2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데이터의 중요성은 전 산업분야에 걸쳐 적용되고 있으며,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개인(환자)으로부터 생성되는 전반적인 데이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IBM 자료에 따르면 개인이 생성하는 건강데이터는 임상데이터, 유전체데이터 그리고 SNS 정보와 의료기기에서 발생한 로그와 같은 외인성데이터(PGHD, Patient-Generated Health Data)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병원에서 환자 진료에 사용되는 임상데이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10%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임상데이터와 더불어 유전체와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수집하여 융합한다면 개인별 맞춤화된 진단/치료 서비스가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개인에게서 발생되는 빅데이터 활용으로 의료비 지출 비용의 약 6~7%(1,900억 달러)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을 만큼 데이터 통합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다행히, 개인이 생성하는 헬스케어 데이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인성데이터는 비교적 획득이 용이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므로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분야의 성장

지난 2015년 1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정밀의료계획(PMI, Precision Medicine Initiative) 추진을 발표하였다. 이는 ‘one-size-fits-all’ 이라는 기존 치료 전략이 아니라 환자들의 참여(Participatory)로 개인 맞춤화(Personalized)되고 예측(Predictive)예방(Preventive) 가능한 정밀의료를 실현하기 위해 추진되었으며, 아래의 4가지 프로젝트에 선제적으로 투자하였다. 

미국의 정밀의료계획 추진 발표는 세계적으로 정밀의료시장 선점을 위한 선진국들과 거대 IT 기업들의 경쟁을 알리는 시발점이 되었다. 2015년 기준 384억 달러 규모인 정밀의료시장은 매년 평균 13.4%씩 성장하여 2025년에는 1,34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유전체학과 빅데이터 분석기술 등 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2021년 이후에는 연평균성장률이 15.2%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밀의료를 실현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임상데이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건강데이터의 융합이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은 PMI를 추진하기에 앞서 국가적으로 Health IT 향상을 위해 2004년부터 실행계획을 세우고 2008년까지 기관설립, 기초기술 개발, 가이드라인 개발, State간 협약 등 기반 마련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2009년 HITECH(Health Information Technology for Economic and Clinical Health) Act를 실시하여 의료기관에서는 ONC 규정(’10)에 따른 일정수준 이상의 Health IT 솔루션을 도입 및 사용하게 되었다. 또한 Meaningful Use(MU) Stage 1(’11)과 Stage 2(’14)가 실시되면서 2016년에는 의료기관의 95% 이상이 MU 인증을 받았다. 이를 통해 미국 전역의 의료기관 또는 의료진들은 상호간 전자적인 정보교류가 가능한 수준을 갖춘 Health IT 솔루션을 사용하며 표준에 따른 임상데이터 생성·수집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다. 미국의 이러한 장기적인 계획은 PMI 추진과 함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CBins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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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아마존, 마이크로 소프트의 헬스케어 사업 및 AI 플랫폼 경쟁

헬스케어 분야의 패러다임 변화와 정밀의료 추진에 따라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8년 1,420억 달러(약 151조원)에서 2020년에 2,060억 달러로 약 4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거대 글로벌 IT 기업들도 헬스케어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Apple은 2014년 6월 공개한 ‘헬스킷(HealthKit)’에 이어 2015년 3월에 의료진 대상 질병연구 플랫폼인 ‘리서치킷(ResearchKit)’을 공개하였다. 최근에는 ‘Health Records’를 공개하여 개인이 자신의 임상데이터를 수집하고 라이프로그와 같은 외인생데이터를 의료진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등 헬스케어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

Google에서도 임상정보, 의료영상정보, 건강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 저장이 가능한 ‘클라우드 헬스케어 API’를 HIMSS 2018에서 공개하였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알고리듬(진료정보 기반 치료결과 예측, 영상정보를 통해 뼈 나이 예측 등)과 하드웨어(암세포 탐지 현미경 등) 개발을 통해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Amazon과 Microsoft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병원, 헬스케어 기업에 제공하고 머신러닝 등 수요가 높은 API 제공 및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Amazon은 최근 JP모건체이스 투자은행과 버크셔 해서웨이와 함께 고용된 직원들의 의료비용 문제 해결을 위해 헬스케어 사업 진출 의사를 밝히기도 하였다.

이러한 거대 글로벌 IT 기업들의 진출은 지금까지 헬스케어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해 왔던 기업들과 함께 신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산연구망 공통데이터모델 (Common Data Model)

최근 국내에서도 공통데이터모델(CDM, Common Data Model)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다. 이는 시장에서 시작된 관심이 국가 R&D 사업과 연계되면서 보다 많은 관심을 불러오고 있다. CDM은 원천 데이터는 각 기관에서 보유/관리하면서 다기관 공동연구나 연구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동일한 구조와 용어로 데이터를 표준화된 형태로 구성하는 것이다. 개인식별정보 없이 분산된 형태로 각 기관에서 데이터를 관리하면서 분석 코드만 공유하고 분석 결과만 통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일반적으로 CDM은 OMOP(Observational Medical Outcomes Partnership) CDM, PCORnet CDM, Sentinel CDM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 중 OMOP CDM은 OHDSI(Observation Health Data Sciences and Informatics)라는 국제 비영리기관에서 관리하고 있다. OHDSI는 글로벌 open-community로 OMOP CDM으로 변환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이면 누구나 가입하여 글로벌 파트너 기관으로 활동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아주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가천대학교 길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강원대학교병원 등이 OHDSI 데이터 네트워크에 등록되어 있다. 

International OHDSI에서 OMOP CDM을 활용하여 진행한 연구들 중에 상당수는 약물 부작용에 대한 연구들이다. 약물에 대한 연구 범위를 확장하게 되면 CDM을 통해 약물유전체 연구 분야 중 약물재배치(repositioning) 또는 재창출(repurposing)을 위한 연구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CDM은 기본적으로 환자에게 노출된 약물과 진단, 검사결과가 익명화된 데이터로 구축되어 있다. 따라서 CDM은 다기관 연구에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에 신약개발을 위한 사전 데이터 검증으로 투입되던 시간과 노력들을 많이 감소시킬 수 있고, 바이오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바이오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제약회사와 협업 기반을 조성하여 공동 연구를 추진할 경우 보다 향상된 결과와 산출물 얻기에 유리할 것이며, 이 때에도 CDM은 주요한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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