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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학의 도시문화마케팅] 청년몰, 소리 없는 아우성(?), 희망의 메아리(!)
[윤순학의 도시문화마케팅] 청년몰, 소리 없는 아우성(?), 희망의 메아리(!)
청년몰의 맥빠진 함성
  • 윤순학 와이어반컬쳐 대표
  • 승인 2019.12.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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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학 와이어반컬쳐 대표
윤순학 와이어반컬쳐 대표

얼마전 식품산업 전시행사인 ‘2019 코엑스(KOEX) 푸드위크(Food week)’를 둘러보다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전통시장 청년상인 및 청년몰 특별관’이 눈에 띄었다. 전국시장에서 나름 이름값 하는 청년 상인점포들이 초대된 특별 전시존이었다.

수원 영동시장 28청춘 청년몰의 '미나리빵집'을 비롯해 남광주시장의 '감자이모', 광주 1913 송정역시장의 '갱소년', 서울 중랑동부시장의 '대만며느리', 서울 만리시장의 '더소스랩', 원주 중앙미로예술시장의 '동경수선', 춘천 육림고개상점가의 '배러댄잼', 서울 경동시장의 '어반파머' 등 8개 점포의 전시판매대가 꾸려졌다. 

각 점포의 독특한 브랜드 네이밍도 흥미로웠지만 대표 제품들도 독창성, 아이디어와 품질이 뛰어났다. 이 모두 청년상인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물들인데 전시존에 방문하는 이들도 대부분 큰 관심을 보였다. 

일부 청년몰 상인들의 성공사례는 더 없이 축하하고 반길일이지만 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잔뜩 먹구름이 끼인 암울한 현실 일색이다. 

 

2016년 이후 정부지원 청년몰 489개 中 229개 폐업···휴·폐업율 46.8%

믿고싶지 않지만 정말 아연 실색할만한 수치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2016년부터 시작한 ‘청년몰 조성사업’의 4년 동안 성적은 초라하다. 청년몰 489개 점포 중 229개가 휴·폐업상태로 문닫는 점포가 무려 46.8%에 이른다고 한다. 거의 절반의 점포는 창업 후 1~2년 근근이 이어가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청년몰을 떠나고 있다. 

청년상인들에게 끊임없이 패기와 열정, 용기와 인내를 요구하지만 우리 자영업시장의 열악한 환경이 어디 이들에게는 비켜가 줄 리 없지 않은가?

전국 대부분의 청년몰은 접근성, 편의시설, 상권 환경이 열악한 약점을 안고 출발한다. 경험이 부족한 이들 청년들이 용기만 가지고 헤쳐나갈 수 있는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기성 상인들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좀 더 과감하게(?) 중소벤처기업부는 앞으로도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사업을 본격 전개해 총 2,130억의 예산을 투입, 전통시장과 청년몰 등 특성화시장 236곳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전통시장 외 입지제한을 완화한 청년몰 추진. 유명 쉐프 등 전문가를 초빙한다고 하는데 아마도 사업가 백종원식 컨설팅을 말하는 듯 싶다. 좋은 결과를 도출하고 싶은 정책당국자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어느 정도 효과를 볼지는 두고 볼 일이다.

 

골목상권 살리기 – 방송의 힘은 어디까지?

골목상권 살리기 방송프로젝트로 유명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방송횟수가 꽤 지났는데도 여전히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3곳의 전국 청년몰이 방송을 탔는데, 인천 신포시장 청년몰 눈꽃마을, 대전 중앙시장 청년구단, 여수 중앙시장 꿈뜨락몰 등 청년몰에 입주한 청년사장들이 화제였다. 

방송후 높은 유명세 덕에 매일 줄지어 선 방문객이 급증하고 지역 상권도 덩달아 후끈 달아오르는 등 ‘방송의 힘’을 실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방송 약발은 ‘반짝’하니 오래가지 못하고 처음 등장한 인천 청년몰은 최근 거의 원래 모습대로 인적 드문 휑한 거리로 되돌아갔다는 쓸쓸한 소식이 들려온다. 

그나마 아직 여수 쳥년몰은 활황 중이라니 다행이다. 침체된 분위기에 메가톤급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의 위력이야 새삼 더할 나위 없지만 문제는 우리네 입맛 까다로운 소비자, 고객은 항상 이해하고 기다려주질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교통방송 TBS의 ‘오! 마이로드~’도 골목상권 살리기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지난 8월 시즌1 경리단길편에서는 연예인 홍석천이 주도하며 골목상권 살리기 리얼 프로그램이 방영된 바 있다. 아무래도 지상파 프로그램처럼 인지도나 시청률을 따라갈 순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보탬은 되겠다(필자도 거의 본방송이 아닌 유튜브로 시청했다) .

요즘 방영 중인 시즌2에는 밴드 장미여관 육중완 등이 출연, 종로 낙원상가 편이 전파를 타고 있다. 종로3가 추억의 음악거리를 재조명하며 통기타 낭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7080세대인 필자도 옛 감성이 살아나는 듯. 방송의 힘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한번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단기 유행에 그칠지는 모르겠지만 반갑기는 하다.

 

원조!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을 배워라

청년몰하면 2012년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이 원조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곳이 뜨면서 각 지자체가 앞다퉈 벤치마킹하며 현재 전국에 70~80개 이상이 생겨났다. 당시 전주한옥마을의 폭발적인 관심과 맞물려 입지적 덕을 본 점도 있지만 정부, 지자체 주도로 조성된 대부분의 여타 청년몰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우선 시작부터 자발적이었다. 이 곳의 청년몰 기획자들은 지역, 상인, 전통, 트렌드가 공존할 수 있는 콘텐츠 발굴에만 1년 가까운 시간을 투자했다. 기존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배우고 소통하며 연구하고 그들의 약점을 보완해 나갔다. 

한정된 고객층이지만 기존 점포 간 공동 홍보와 마케팅을 추진하고 협력해 나가면서 고객을 끌어들였다. 다른 청년몰과 달리 평일 오후에도 붐비는 이곳이야말로 진정 노력으로 안착한 청년상인들이다. 

 

개척하는 거야 - 용산 열정도의 꿈

서울에도 눈길을 돌리면 역발상과 과감한 도전으로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들어가는 곳이 있는데 바로 용산 백범로 일대다. 이름하여 ‘열정도’. 2014년 몇 명의 청년이 열정만으로 음식점 대여섯 곳을 오픈해 붙여진 이름이다.

“주꾸미 맛이 거기서 거지지요!”
”이 시리신 분 조심하세요. 맥주가 과하게 차갑습니다!”
“감자튀김 포장해가시나요? 제 마음도 같이 담아 드릴까요?”
“주꾸미 팔아 장가가자!”
“1인 1닭 실천하자!”
“봄노래를 불러드리면 서비스를 드리지요~!”    

가게마다 재치있는 입담과 특유의 문구가 손님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선사한다. 

열정도는 지하철 1호선 남영동과 4호선 숙대입구역 중간 쯤에 위치한 옛, 용산 인쇄골목을 청년사업가들이 들어오며 젊음의 패기답게 ‘열정도 프로젝트’라 명명한 데서 비롯된다. 

‘감자집’으로 성공해 서울 전역에 14개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청년장사꾼’이란 외식업체의 야심찬 기획사업으로 출발했다. 2~30대의 청년들이 주축인 이들은 아이디어와 열정, 도전정신으로 무장해 쇠퇴한 골목을 당당히 신흥 상권으로 탈바꿈시켰다. 

낙후된 골목에 ‘열정도’라는 이름을 붙여 홍보(도심 속의 섬이란 콘셉트만 보더라도 초기 사업기획에 많은 노력과 공을 들인 것을 보인다)하고, 그 이름에 걸맞게 가게마다 ‘젊음과 청춘, 열정’이 묻어나는 공통된 문화를 담은 것은 그 때문이다. 

지금 열정도는 좁은 골목에 50여 점포가 들어차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이곳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동네 전체가 도시재개발이란 광풍이 불어오는 것이지만 아직은 먼 얘기이다.

 

발상을 바꾸면? 청년몰 희망의 메아리

모두 다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대기업도 중견기업도 소상인도. 요즘 겉으로 잘 된다는 집(곳)을 본 적이 오래다. 앞서 길게 언급한 청년몰도 시각을 바꾸면 어떨까 싶다. 순수히 필자의 개인 의견이지만 몇 가지 열거한다(단, 감성적 의견일 수도 있다).

 

청년몰에 신중년 경험을 입힌다면

현재, 나이 39세 이하가 청년몰 입주 자격이다. 당연하지만, 너무 단어해석으로 매몰된 측면이 있다. 과연 우리 청년들만 있을 때 그들의 장점이 100% 발휘될까? 이웃 상점의 아재, 삼촌, 이모 같은 인생 베테랑들이 그들과 함께 교감할 수 있다면? 방법은 많다.

 

세대를 단정하지 말자, 공감하는 메뉴와 서비스는 기본이다!

대부분 청년몰의 주인장이 젊은 세대인 만큼 그들의 주 고객 역시 2030까지만 치중한다. 딱히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그러다 보니 천편일률식의 메뉴와 아이템 일색이다. 솔직히 기상천외의 메뉴가 필요하진 않다. 용산 열정도 청년들의 고집과 음식 맛, 위트, 서비스가 있으면 된다. 변치 않는 초심을 지킨다면. 

 

숨은 스토리를 찾아보자
요즘 시대 웬만한 음식의 레시피는 대부분 공개된 상황이다. 누구나 뚝딱 음식 한 그릇은 식은 죽 먹기다. 그런고로 차별화에는 절대적으로 남다른 (감성)기술이 필요하다. 유명 요리가, 쉐프의 레시피 또한 이미 공개된 상황. 성공을 위해 무얼 바라겠는가? 

어린 시절, 추억을 다 뒤져서라도 감성의 실타래를 찾아보자. 성공한 곳엔 언제나 무언가 작지만 위대한 이야기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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