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꿰뚫는 눈, 본질을 바라보는 눈, 문제를 예측하는 눈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히어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면 얼마나 짜릿할까? 가끔 그런 상상 해보지 않니?”

 

어릴 적부터 히어로가 나오는 만화를 좋아했어. 특히 ‘배트맨과 슈퍼맨 중 누가 더 셀까’와 같은 단순한 비교를 통해 결과적으로 가장 강한 히어로가 최고라고 생각했지. 성인이 되고, 세상에 한 걸음 내딛고 점차 사회생활에 익숙해져 가고 있을 즈음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히어로들을 영화로 다시 만나게 됐지. 

만화로 보던 히어로와 영화로 마주한 히어로는 너무나 달랐어. 영화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인물을 재구성하면서 기존에 각인된 이미지와 달라진 것도 있지만,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나이를 먹고, 살아오면서 알게 된 사실들에 비춰 히어로들을 다시 보게 됐다는 거야.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최애(最愛) 히어로가 있을 거야. 아이언맨이나 배트맨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들이 엄청난 부자여서일 수도 있고, 무적이기 때문에 슈퍼맨을 좋아할 수 있어. 아니면 근육질의 토르를 좋아할 수도 있어. 

표면적으로는 그들에게 주어진 개성이자 강력한 재능들이 그들을 히어로로 만들었겠지만, 무엇보다도 난 그들이 가진 정의관과 신념에 빠져들었어. 더 확장하면, 심지어 악당일지라도 악당이 되는 과정에서 보이는 논리적이고, 한편으로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들에 매력을 느낄 때도 있어.

사업을 하며 알게 되는 사람들 중에는 이런 히어로 같은 캐릭터들이 있어. 이미 결정돼 있는 배경이나 재력이 재능이 되기도 하고, 후천적으로 얻어낸 학벌이나 기술, 경력이나 전문성이 밑바탕이 되는 이들도 있어. 

각자의 주특기는 다양하지만, 대표로서 공통적으로 가져야 할 것이 인사이트라고 생각해. 왜 사업을 하게 됐으며, 이 길을 걷게 됐는지, 선택의 기로마다 어떤 기준으로 결단을 하게 되는지가 우리들의 철학, 가치관, 신념을 만들어내거든. 그럼 우리 스타트업 대표들이 가져야 할 필수 능력인 인사이트(insight)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내면에서부터 바라보는 눈’에 관한 이야기

인사이트를 직역하면 ‘통찰력’이야. 꿰뚫어 살필 수 있는 능력이라는 거지. 그럼 무엇을 꿰뚫느냐. 일반적으로 잘 알아내기 힘든 사물이나 현상의 본질이라든가 속사정, 드러나지 않거나 숨겨진 가치 같은 걸 콕 집어서 파악하는 거야.

는 예측이 잘 안 되는 미래의 리스크라든가, 시대의 흐름, 변화, 트렌드 같은 것에도 적용될 수 있어. 원석 같은 아이템이나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창업자나 팀 멤버 등 사람을 분별하는 능력도 포함되지. 그러한 이유로 인사이트가 있는 사업가나 투자자를 사람들이 환호하고 부러워하는 거야.

‘insight = In(안) + Sight(보다)’, 즉, 내부를 살펴보는 것을 통찰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지만, 중의적으로 자신의 내부를 아는 것에서부터 생겨나는 능력이라는 뜻으로 볼 수도 있어. 통찰력의 시작점은 외부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살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돼. 가장 먼저 무엇이 필요하고, 가진 것은 무엇이고, 무얼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자기 성찰에서 통찰력은 시작되는 거야. 

 

‘나와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눈’

통찰력의 시작은 내부에서 시작한다고 그랬지? 그런데 힘이라는 건 키울수록 강해지고, 반복할수록 더 발달하는 특징이 있어. 통찰력 역시 마찬가지야.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몸을 닦아 집안을 가지런하게 한 뒤, 나라를 다스리고 평정한다)’라는 말을 스타트업에 적용해보면, 나로부터 시작해서 우리 회사로, 고객으로, 경쟁자로, 그리고 시장으로 점차 확장해 나가는 인지의 단계적 과정이랄까? 

우리 스타트업들이 문제에 마주했을 때,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 해답은 무엇인지 여러 번 반복해서 되뇌고 고민하는 과정을 넘어 여기저기서 많은 정보와 자문을 구하게 되잖아.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 관점으로 보는지, 고객들의 피드백은 어떤 것이 있는지, 경쟁자들은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의견들을 수집하는 단계로 이어질 거야.

이렇듯 최초에 내부적으로 싹이 튼 통찰력을 확장시키고 키우기 위해서는 외부를 많이 관찰하고, 경험과 지식을 쌓아야 해. 문제와 현상에 대한 호기심과 의문을 가질 때, 문제를 파악할 수 있어.

또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만의 인사이트가 아닌 다른 이들과의 인사이트를 비교하고, 분석하면서 점차 해답에 근접해질 수 있어. 마치 마블의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Captain America: Civil War, 2016)> 편에서 함께 지구를 구하던 히어로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누가 선하고, 악하냐의 문제가 아닌 무엇이 더 타당하냐라는 입장이었던 것처럼 말이야.

같은 문제와 현상을 해석함에 있어 양쪽의 서로 다른 인사이트를 관철하려고 대립했던 걸 기억해 봐. 상대방의 인사이트를 부인하거나 싸우라는 게 아니라 나와 다른 관점을 이해하려는 것이 필요해. 타인의 인사이트를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것도 더 강력한 인사이트를 만드는 방법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세상을 바라보는 눈’

인사이트는 세상을 바라보고 본질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눈이기도 해. 개인적으로 ‘테드(TED)’, ‘명견만리’,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와 같은 강의형 콘텐츠를 즐겨 보는데, 이를 통해 꼭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니더라도 보편적이고 공통적인 분모를 빠르게 찾아내서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해석해내는 연사들을 접할 수 있어.

많은 사업가, 전문가를 비롯해서 각 분야에서 뛰어나다고 일컫는 프로들의 인사이트는 뭔가 달라도 다른 특별함이 있어. 심지어 몇몇 오피니언 리더들은 자기 분야가 아닌 타 분야에 대한 탁월한 해석 능력을 보여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해. 

소설가나 작가가 정치·경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여주기도 하고, 영화감독이나 개그맨이 사회 현상에 대한 촌철살인의 평론을 하기도 해. 인문학 교수님이 과학의 윤리를 넘어 기술의 프로세스를 알기 쉽게 정리해 주기도 하지.

그들은 자기 분야에서 숙달되고 단련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다른 영역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된 거지. 전문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부분적인 이해도는 부족할지라도 대략적인 큰 뼈대가 무엇인지, 파생되는 문제들은 무엇인지 빠르게 알아낼 수 있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예를 들어, 디자이너가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업을 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겠지. 아직 학교에 재학 중인 20대 초반의 대학생이 동대문시장에서 산 옷을 온라인으로 팔아보겠다고 뛰어든다면 일단 졸업부터 하라고 만류하겠지. 

그래. 지금 혹시나 하고 떠오르는 그 대표들의 이야기야. 처음에는 자기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생소하겠지만 이내 핵심 고객과 유통구조, 수수료(마진 구조), 각 유통 채널의 메인 플레이어들부터 파악하고 어떻게 그들에게 영업을 해야 할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 본질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캐치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성장시킨 사례는 조금만 관심 있게 찾아봐도 넘쳐난다고. 

언제까지 부러워만 하고 있을래? 우리도 그들처럼 자기 분야를 넘어 어떠한 현상이든 그 속에 숨겨진 세계를 볼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놀랍고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까? 우리의 사업을 얼마나 성장시키고, 어떤 변화를 일으켜서 얼마만큼 확장시킬지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아?

지금도 늦지 않았어. 우리는 단순하게 판매를 위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사업을 해야 해. 어떻게 판매해야 하고, 무엇을 판매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지와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해. 

운으로 한 두 번 잘 되는 아이템은 일회적이야. 실력이 아니라고. 무엇을 하든, 어떤 상황에 놓이든 우리는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진실을 꿰뚫는 눈, 본질을 바라보는 눈, 문제를 예측할 수 있는 눈’을 키워나가야 해. 인사이트가 탁월한 최고경영자(CEO)가 되기위해 부단히 뛰자.

우리도 히어로가 될 수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