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에 최적화된 RV 차량 공유 플랫폼
공간 제약 벗어나면 '진짜 나' 찾을수 있어
"삶에 제약 두지 않는 사고방식으로 연결되고 다양한 기회와 영감을 두 팔 벌려 받아들이는 태도와도 연결"
"'밴 라이프' 즐기며 자유로움 느껴보길"

밴플은 "자동차 한대와 간소한 짐만 있다면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밴플 제공)
밴플은 "자동차 한대와 간소한 짐만 있다면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밴플 제공)

[스타트업투데이] '아, 지금 당장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업무에 치이고 일상에 짓눌릴 때 누구나 훌쩍 떠나고픈 욕구가 솟구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욕구에 충실하기엔 제약이 너무 많다.

일단 숙소가 제일 큰 걸림돌이다. 떠날 곳을 고르고 잘 곳을 찾는 동안 숨 막히는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서서히 사그라든다. 짜릿한 해방감을 갈구하던 평범한 직장인은 현실로 복귀한다. '다음에'라는 아쉬움만 남긴 채로.

'왜 아쉬워해야 하지?' '밴플'은 이런 아쉬움과 후회를 반복해온 이들에게 '차박'이라는 해답을 제시한다. 자동차 한 대만 있다면 숙소도 정박지도 정할 필요 없이 지금 당장 떠날 수 있으니까. 차박에 어려움이 없는 RV차량은 밴플에서 빌려준다. 밴플은 '당신에게 반드시 필요한 약간의 물건과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가짐만 있으면 된다'고 말한다. '밴라이프'를 위한 준비는 그걸로 충분하다.

작년 6월 말 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7월 RV 공유 서비스를 시작한 '밴플'의 조수빈 대표는 "장소의 제약과 이동의 한계가 사라지면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이동의 자유가 주는 무한한 가능성, 그 속에서 '진짜 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얘기다. 

RV 공유 서비스를 론칭한 밴플 임직원들. (사진=밴플 제공)
RV 공유 서비스를 론칭한 밴플 임직원들. (사진=밴플 제공)

▲ 밴플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 밴플은 이동형 라이프스타일인 '밴 라이프(van life)'를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로 작년 6월 23일 설립됐습니다. 밴 라이프를 위한 캠핑카, 카라반 등 RV라고 하는 레저차량 렌트 중개와 정박지 제공 등 관련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밴 라이프는 단순히 RV를 타고 여행하며 돌아다니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RV에서의 생활이 숙박이 될 수도 있고, 일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죠. 특히 미국 같은 경우는 실리콘밸리가 집값이 비싸니까 주차장에 RV를 세워놓고 생활하고 출퇴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일할 때 2년 정도 밴 라이프를 경험했는데요. 밴 라이프가 단순히 차에서 생활하는 것이라기보다 '이동형 라이프스타일'이라는데 초점이 있습니다. 장소의 제약과 이동의 한계가 사라지면 많은 것들이 달라집니다.

장소가 달라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고,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삶에 녹아들면 우리가 몰랐던 삶의 다양한 패턴을 느끼면서 좀 더 유연하게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이동의 자유가 주는 가능성은 정말 무한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한국에서도 원격근무가 늘어나고 있는데, 출근하지 않고도 일할 수 있다면 어떤 공간에서 일해도 상관없죠.

일하는 공간보다 일하는 방식이 효율을 좌우한다 생각해요. 어쩌면 공간의 자유가 보장되는 업무 형태가 미래의 방향인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사진=밴플 제공)
RV 공유 서비스를 론칭한 밴플 임직원들. (사진=밴플 제공)

▲ 현재 밴플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 밴플은 현재 프로덕트 팀, 마케팅 팀, 운영 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프로덕트팀은 밴플의 RV 공유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곳인 웹사이트를 개발하고 관리합니다. 마케팅팀은 RV 공유 서비스를 홍보하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일과 여행을 병행하는 워케이션(work-cation) 이나 주중 RV 여행을 테마로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했었습니다. 현재는 '첫 결제 이벤트'라고 밴플에 가입 후 처음 RV 렌트를 하는 고객님께 특별한 할인가로 RV를 제공하고 있어요. 운영팀은 호스트와 게스트가 모두 원활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각종 문의 응대를 포함한 CS부터 호스트와 게스트가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필요한 플랫폼의 정책 구축, 교육까지 맡고 있어요.

사진=밴플 제공
사진=밴플 제공

▲ 최근 들어 '차박'이 각광받고 있지만 사업을 구상하실 때는 대중에게 생소한 영역이었잖아요. 고객이나 투자자를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셨을 것 같아요.

- 작년 겨울까지만 해도 비즈니스 모델이나 비전에 앞서서, 밴 라이프와 차박이라는 개념 자체를 설명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차박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했던 시절이라, 차에서 숙박하는 것이라고 개념 하나하나를 풀어서 설명해야 했습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시장 자체가 존재하느냐는 질문도 받았었지만, 굴하지 않고 외국의 우수 사례와 자체적으로 조사한 시장자료 등으로 설명과 설득을 해나갔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업을 시작하고 1년 정도는 밴 라이프로 표방되는 '이동형 라이프스타일'이 우리 삶에 어떤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설득하고 전파하는 기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밴 라이프 자체가 아직은 국내 법령이나 문화 차이로 태동기의 시장이지만, 훨씬 성장할 매력적인 블루오션이라는 좋은 시그널들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습니다.

밴 라이프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창의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이동형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지 '크리에이터스 밴 라이프(Creators Van life)'라는 영상 콘텐츠 시리즈를 제작해서 주요 포털에 노출하기도 했어요.

보다 친숙한 커머스 상품으로 밴라이프의 가치를 전하기 위해, 밴라이프용 아우터를 제작하기도 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우비즈니스를 전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요.

크리에이터의 밴라이프는 다음에서 조회 수 2만 뷰 이상 기록했고, 아우터 펀딩은 와디즈에서 1,705% 성공을 달성해서 시장과 고객에게 밴플이라는 존재가 알려지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오픈채팅방으로 차박 커뮤니티도 만들었고요.

(사진=밴플 제공)
(사진=밴플 제공)

▲ 코로나로 '차박'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는데요. 변화를 체감하나요?

- 밴플은 작년 6월 말 법인을 설립해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콘텐츠 제작, 커뮤니티 빌딩, 커머스 상품 제작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밴 라이프 문화를 터치해 왔습니다. 밴 라이프의 긍정적 면모와 가치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알리며, 저변을 확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밴 라이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RV 공유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올해 7월 말입니다. 베타 론칭한지 갓 한달이 지났습니다. 여름~가을 성수기를 맞아 베타 론칭 후 반응은 좋은 편입니다. 플랫폼 내 RV와 회원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밴플을 창립할 당시에도 이미 코로나19는 점차 퍼져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이 시국에 바깥활동이나 여행을 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기는 합니다만, RV업계나 밴라이프·차박 쪽은 상대적으로 큰 타격 없이 오히려 프라이빗하게 소규모 여행이 가능하고 숙소의 방역위험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되어 고객이 많이 찾는 것 같습니다.

 

▲ 현재 호스트로 등록한 차량, 가입자 수는 얼마나 되나요?

- 현재 호스트 등록까지 완료된 렌트 법인은 공식적으로 3곳이고, 10곳 정도가 추가로 세부사항을 협의 중입니다. 플랫폼 내 RV는 30여대 등록되어 있고, 추가로 20대 정도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베타 서비스를 오픈한지 불과 3주가 지난 상황이고, 아직까지 본격적인 광고나 홍보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인데요. 이번주 들어 이벤트와 홍보, 광고 등이 서서히 노출되고 있습니다. RV가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상품이라, 예약건수 대비 매출액의 절대 수치는 높은 편입니다.

 

▲렌트 법인만 차량을 빌려주는 호스트가 될 수 있는데요.

-현재 우리나라 법령상 자동차대여사업증이 없는 개인은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자동차를 타인에게 대여할 수 없습니다. 자동차를 렌트해 주고 수익을 얻으려면 자격이 있는 법인이어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호스트의 자격 요건이 그렇게 되어 있고, 밴플은 플랫폼에 등록하시는 호스트가 합당한 자격을 갖추셨는지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밴플 제공
사진=밴플 제공

▲ 많은 물건이 없어도 즉각적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모토는 '미니멀 라이프'와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언제든 훌훌 털고 떠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업 철학이 느껴집니다.

- 현대 건축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르코르뷔지에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웅장한 건축물을 여럿 지은 사람이고 최초의 아파트를 설계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이 마지막에는 4평 남짓한 오두막에서 행복한 여생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에 저도 크게 공감을 했었는데요.

사실 밴 안에 많은 물건을 가지고 다닐 수가 없어요. 우리가 가진 물건은, 정말 곱씹어 생각해보면 크게 필요치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생각해보면 언제나 없이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죠. 미국에서 밴 라이프를 했을 당시 이런 점을 많이 몸소 느꼈었습니다. 모든 게 다 완벽하고 편리해야만 행복이 있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물론 공간의 제약과 이동한다는 그 자체 때문에, 밴 안에는 완벽한 편안함도 완벽한 갖춰짐도 없을 수 있습니다. 대신 이 밴에는 나에게 필요한 물건이 자리하고, 내 공간 전체를 내가 장악할 수 있게 됩니다. 공간이 좁으면 소중한 물건을 선별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내 인생의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필요한 만큼만 추려 밴 안에 싣고 나면, 그때 그 밴은 완전한 자기의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완벽한 나의 공간이 시시때때로 좋은 풍경 속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게 밴라이프의 최대 장점이기도 하죠. 오늘은 여기에 머무르지만, 내일은 언제라도 다른 곳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그게 삶에 제약을 두지 않는 사고방식으로 연결되고 다양한 기회와 영감을 두 팔 벌려 받아들이는 태도와도 연결됩니다. 저는 이런 좋은 경험과 라이프스타일을 다른 사람들도 널리 누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 2030의 호응이 클 것 같아요.

- 차량 렌트를 할 때 기본적으로 만 21세 이상, 운전경력이 1년 정도 있어야 하는데 RV의 경우는 대부분, 이 기준이 좀 더 높아 만 26세 이상이어야 렌트가 가능합니다. (호스트의 보험가격과 안전이슈 등 때문)

밴플에서는 실질적으로 20대 후반에서 30대~40대 초반까지의 고객이 가장 활발히 밴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고 봅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는 친구나 연인과 함께 감성적이고 쉬우면서도 독특한 RV 여행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고, 대부분 로망만 갖고 있다가 밴을 같은 서비스를 통해 밴 라이프를 처음 체험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30대 중후반에는 여러 가지 자신에 맞는 밴 라이프 용품을 구비하기도 하고, 밴 라이프 경험이 늘어나면서 질리지 않는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있습니다.

또한, 이 정도 연령부터 40대까지는 특히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밴 라이프 수요가 커집니다. 아이들에게 자연 속 놀이 경험을 자연스레 알려줄 수 있고, 프라이빗한 환경에서 추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밴플은 이렇게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의 ‘인플루언서블 세대’와 젊은 가족으로 구성된 ‘미들노트 세대’를 현재는 중점 타깃하고 있습니다.

(사진=밴플 제공)
(사진=밴플 제공)

▲ 사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RV를 제안하는 데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 사실 말씀하신 것처럼 개인마다 필요한 RV는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누구와 같이 가는지, 총 몇 명이 가는지, 아이들이 있는지, 반려동물이 있는지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나에게 최적의 RV는 다를 텐데요.

예약 시 기본이 되는 날짜, 인원 외에도 캠퍼 밴, 클래스 C 등 원하는 차량 타입으로 검색하거나 레이, 카니발 등 원하는 차종으로 검색하는 기능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밴플 호스트는 전국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도 내가 있는 곳 근처의 RV를 찾을 수 있게 될 예정이고 나아가서는 반려동물 동반 가능, 실내 취사 가능, 천장형 텐트 설치 등 RV 특성에 따라서도 검색이 되도록 필터 기능을 고도화할 예정입니다.

 

▲ 현재 밴플이 준비 중인 서비스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 밴플은 RV 공유 외에도 총체적 밴 라이프 경험을 드리기 위해 RV를 타고 떠날 수 있는 특별한 정박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밴플레이스(van place)'라는 컨셉으로 기존 캠핑장 또는 사람으로 붐빈다고 알려진 장소가 아닌 새로운 곳을 소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밴플 고객 위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구축할 예정입니다.

밴 라이프에 필요한 간편식이나 용품을 함께 살 수 있는 부가서비스 이용과 호스트와 게스트가 서로 편하게 RV나 예약 관련 사항을 소통할 수 있는 메신저 기능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베타 버전으로 오픈한 사이트라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RV 검색부터 스펙 확인, 예약과 결제, 그리고 관련된 소통까지 모든 고객 접점을 편리하게 온라인으로 통합하려 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쉽고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게 RV 공유가 가능하며, RV뿐만 아니라 용품, 콘텐츠 등 밴 라이프에 관련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 밴 라이프를 즐기고자 하는 분들이 꼭 방문하게 되는 곳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스타트업투데이=김나영 기자] mmm@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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