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 재활용 넘어 새로운 가치 부여
업사이클링 시장 규모 2,200억 원 추정∙∙∙친환경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아
SK, LG 등 스타트업과 손잡고 업사이클 마케팅 추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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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확산하면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업사이클’(Upcycle)이 주목받고 있다. 

업사이클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Recycle)의 합성어로 버려진 물품에 디자인과 활용성을 더해 가치가 높은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우리말로 ‘새활용’이라고 한다. 단순히 물건의 재활용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더한 전혀 다른 제품으로 생산한다. 

삼정PKMG 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ESG 시대 유통∙소비재 기업의 미래 전략’에 따르면 코로나19와 맞물려 ESG가 기업의 필수 경영 전략으로 부상했다. 유통∙소비자 산업에도 ESG를 둘러싼 경영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 행동주의의 확산으로 ESG 활동에 관산 기업 자체적인 이니셔티브 설정, 투명한 정보 공개 등을 요구받는 기업도 느는 추세다. 

산업계는 자원순환을 실천하기 위한 ESG 전략 중 하나로 업사이클에 집중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KITA)에 따르면 전 세계 업사이클링 시장 규모는 2014년 1억 5,000만 달러(약 1,800억 원)에서 2020년 1억 7,000만 달러(약 2,150억 5,000만 원)로 약 16.6%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국내 업사이클링 시장 규모도 25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60% 증가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업사이클이 친환경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Adias)는 지난 2015년 해양환경보호단체 팔리 포 더 오션스(Parley for the Oceans)와 손잡고 해양에서 수거한 폐플라스틱으로 재활용한 신발을 제작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는 2016년 리컬렉션(Re Collection)을 론칭했고 플라스틱 물병, 수명을 다한 의류 등을 소재로 활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한국 기업도 업사이클을 활용한 제품을 내놓거나 업사이클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대기업-스타트업 협력 통한 업사이클링 제품 등장

한국에서는 SK, LG 등 대기업이 스타트업과의 협력으로 업사이클 제품을 내놓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선보였다(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선보였다(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사회적 기업을 통한 업사이클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SK서린서옥에서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전시했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이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우시산’과 ‘모어댄’은 직접 제작한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신제품 20여 종을 선보였다. 우시산은 고래에 대한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울산 지역에서 2015년 설립된 곳으로 ‘울산에 다시금 고래가 찾아오도록 하겠다’는 희망으로 폐플라스틱∙비닐 등 해양 쓰레기로 고통받는 고래와 해양환경 생태를 위협하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모어댄은 ‘지속가능한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뜻의 브랜드 ‘카운티뉴’(CONTINEW)를 내걸고 자동차 부산물을 활용한 가방, 지갑 등 패션아이템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모어댄은 미국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Kick Starter)에 소개된 지 20일 만에 펀딩 목표금액인 1만 달러(약 1,200만 원)를 넘은 것은 물론 약 2배에 달하는 2만 3,000달러(약 3,000만 원)를 모금하며 주목받았다. 

이외에도 ‘몽세누’와 ‘라잇루트’도 맨투맨, 후드티, 쇼퍼백, 에코백 등 구성원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반영해 제품화 했다. 

 

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LG전자는 지난해 7월 말 스타일러를 활용한 의류 업사이클링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고 한 달 만에 누적 조회수 1,000만 뷰를 돌파했다. 당시 LG전자 측은 “패스트 패션 트렌드 등에 따라 갈수록 많은 옷이 버려지고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것에 주목했다”며 “오래되고 유행 지난 옷을 스타일러로 건강하게 관리하고 스타일리시하게 입는 방법을 제안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9년 글로벌 환경 기업 테라사이클과 5개월 간 전국에서 폐휴대폰과 소형 전자제품을 수거했고 재생 원료화된 플라스틱으로 서울 강서구 달빛어린이공원에 친환경 놀이터를 조성했다(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9년 글로벌 환경 기업 테라사이클과 5개월 간 전국에서 폐휴대폰과 소형 전자제품을 수거했고 재생 원료화된 플라스틱으로 서울 강서구 달빛어린이공원에 친환경 놀이터를 조성했다(사진=LG유플러스)

이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2019년 글로벌 환경 기업 테라사이클(TerraCycle)과 5개월 간 전국에서 폐휴대폰과 소형 전자제품을 수거했고 재생 원료화된 플라스틱으로 서울 강서구 달빛어린이공원에 친환경 놀이터를 조성했다. 

GS의 경우 지난해 9월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샵이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의류 포장에 사용되는 부직포 커버를 업사이클링 에코백으로 제작해 고객에게 제공한 바 있다. 

 

우유팩이 카드지갑으로 탄생한다면?

터치포굿은 2020년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지리산 반달곰 서식지 복원을 위한 업사이클 담요 쌤베어(SSAMBEAR) 펀딩을 진행했다(사진=터치포굿)
터치포굿은 2020년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지리산 반달곰 서식지 복원을 위한 업사이클 담요 쌤베어(SSAMBEAR) 펀딩을 진행했다(사진=터치포굿)

한편 국내 스타트업도 업사이클에 주목했다. 사회적기업 터치포굿은 2008년부터 선거 현수막 에코백을 시작으로 화장품 용기, 대형 광고판, 플라스틱 등 쉽게 주목되지 못한 소재들의 업사이클링 디자인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자사의 페트병 업사이클 담요와 스카프를 일본 온라인 쇼핑몰 큐텐(Qoo10)에 입점시켰다. 

2020년에는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지리산 반달곰 서식지 복원을 위한 업사이클 담요 쌤베어(SSAMBEAR) 펀딩을 진행하기도 했다. 

터치포굿 박미현 대표는 “자원 새활용에 관심이 있는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해외 소비자에게도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업사이클 제품을 통해 국내∙외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밀키프로젝트
사진=밀키프로젝트

우유팩으로 카드지갑을 만드는 스타트업도 있다. 밀키프로젝트는 우유팩의 특징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업사이클링 패션잡화, 카드지갑을 만드는 것은 물론 이와 관련된 문화∙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밀키프로젝트 관계자는 “일상생활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에코 활동을 통해 모여진 우유팩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 넣어 일상용품 및 패션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라며 “밀키프로젝트가 만든 제품은 깨끗하고 공정한 제조과정을 거쳐서 지구와 사회 친화적이다”고 소개했다. 

한편 오버랩은 강과 바다를 누비는 요트 돛을 활용한 피크닉 용품 ‘한:리버트 매트백’을, 이디연은 빈 명을 스피커 울림통으로 활용한 블루투스 스피커 ‘코르크’를 개발했다. 

[스타트업투데이=김석진 기자] sj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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