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덕의 효능과 장점 살린 식품 개발
헬시플레저, 환경, 건강을 중시하는 2030 취향 저격

삽다리더덕은 더덕을 활용한 식품을 만든다(사진=삽다리더덕 홈페이지 갈무리)
삽다리더덕은 더덕을 활용한 식품을 만든다(사진=삽다리더덕 홈페이지 갈무리)

[스타트업투데이] 삽다리더덕은 더덕과 더덕을 활용한 여러 가공품으로 우리나라 토종작물을 알리는 스타트업이다. 

강수일∙김예슬 부부는 공동 대표로 삽다리더덕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더덕은 약용 작물’이라는 인식을 무너뜨리고 트렌디한 더덕 식품으로 모든 연령에 다가가고자 한다. 

삼성전자에서 4년간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던 강 대표와 항공기 승무원으로 8년간 근무한 김 대표는 중학교 동창이었다. 이들은 결혼 후 2년간의 세계 여행을 통해 비건 식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 농사와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은 그들은 한국에 돌아온 후 귀농을 선택했다.

“세계여행을 하며 해외에서 만난 친구들 중 비건이 많았습니다. 자연스럽게 환경과 자연에 책임감을 느끼며 채식주의를 지향하게 됐고, 우리나라 토종 작물인 더덕으로 비건 푸드를 만들게 됐습니다.”

더덕이 사람들에게서 잊히지 않도록 힘쓰고 있다는 강수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간편하지만 맛있는 더덕 식품 개발로 더덕의 가치를 올리다

강수일 대표(사진=삽다리더덕)
강수일 대표(사진=삽다리더덕)

삽다리더덕은 국내산 더덕을 안전하게 생산하면서 맛있는 더덕 간편식을 만들고, 이를 알리고자 한다. 더덕을 찾는 사람들에게 간편하되 맛있는 트렌디함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현재 삽다리더덕의 청년 농부로 더덕 원물 생산과 회사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김 대표는 브랜딩, 디자인, 홍보, 마케팅, 영업, 제품 기획 등을 담당한다. 

“삽다리더덕은 40년 전 장인어른(김일영 농부)이 더덕농사를 시작하면서 설립됐습니다. 1980년대에 장인어른께서는 충남 예산 가야산과 덕숭산 밑자락에 5만 평이 넘게 더덕농사를 시작하셨습니다. ‘삽다리더덕’이란 이름은 그때부터 사용했습니다. ‘더덕’에 충남 예산의 지역 이름 ‘삽다리(삽교)’를 붙인 것입니다. 저희 부부는 더덕순의 매력을 느껴 장인어른을 도와 인터넷으로 더덕순을 판매하면서 삽다리더덕에 합류했습니다.

삽다리더덕만의 더덕농사법과 더덕의 재래종자를 연구하고 지키기 위해 그 뒤를 장인어른의 동생(김병영 농부)께서 30년간 지키셨습니다. 그리고 3년 전, 저희 부부가 이를 이어받아 요즘 시대에 맞게 더덕가공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강 대표는 국내 유통되는 더덕의 약 90%는 중국산으로, 가격 경쟁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 더덕은 연작할 수 없으며, 생산되는 더덕의 50% 이상은 상품성이 없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이들 부부는 더덕 원물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더덕

더덕을 이용해 다양한 제품(사진=삽다리더덕)
더덕을 이용해 다양한 제품(사진=삽다리더덕)

육포와 쥐포를 좋아하던 강 대표의 아내 김예슬 대표는 비건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포를 만들고자 했다. 이렇게 탄생한 ‘더덕포’는 기존의 육포∙쥐포와 같은 동물성 포를 대체한 식물성 포다. 강 대표는 “더덕은 쓰다고 알려져있지만, 가공 과정에서 다른 첨가물 없이 단맛을 이끌어낸 것이 삽다리더덕 더덕포의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그렇기에 아이들 간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가벼운 안주로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덕밀크’ 역시 김 대표가 더덕을 활용해 대체우유를 만들고자 해서 탄생했다. 더덕은 예로부터 한의학에서 양의 젖, ‘양유’라고 불릴 만큼 영양 성분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더덕은 껍질을 벗기면 흰색을 띠고, 더덕에 다량으로 함유된 사포닌 또한 흰색이다. 이를 활용해 대체우유에 걸맞은 우윳빛과 우유의 맛을 구현했다.  

“‘새싹더덕 페스토’는 새싹더덕을 원재료로 합니다. 새싹더덕이란 어리고 연한 더덕에 연한 새싹을 키워 수확하는 더덕입니다. 흔히 더덕이라고 하면 뿌리만 생각하지만, 어린 새싹에는 더덕의 뿌리보다 다양한 영양성분이 10배에서 많게는 15배까지 함유되어 있습니다.”

삽다리더덕은 새싹더덕의 향과 영양성분을 국립농업과학원과 협업해 검증했다. 강 대표는 삽다리더덕이 우리나라 토종 허브로 요식업계에서도 러브콜을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향이 좋고 영양소가 풍부한 새싹더덕(사진=삽다리더덕 홈페이지 갈무리)
향이 좋고 영양소가 풍부한 새싹더덕(사진=삽다리더덕 홈페이지 갈무리)

2030 소비자 니즈 충족∙∙∙사회적 가치 창출까지

강 대표는 더덕의 성질과 장점을 살린 가공식품을 만들어 젊은 세대까지 더덕을 찾게 하는 것이 삽다리더덕의 차별성이라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삽다리더덕의 더덕 원물 주 소비자는 50~60대다. 하지만 더덕 가공품의 소비자는 20~30대가 대부분이다.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와 환경, 건강을 생각하고 가치 있는 소비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 비건 등이 주를 이룬다. 강 대표는 더덕을 활용한 제품이 생소한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과 반응은 뜨겁다고 말한다. 더덕포는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에서 펀딩률 962%를 달성했다.

“저희는 육류, 어류, 유제품들을 대체할 수 있는 가공품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면서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사회적 가치가 있는 가공품을 만듭니다. 못난이 더덕까지 활용해 생계가 어려운 더덕 농가를 돕고 있습니다.”

삽다리더덕은 충남 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서 주관한 ‘충남 사회적경제 IR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충남에서 지원하는 친환경청년농부 지원사업을 통해 시설 하우스를 짓기도 했다. 

 

매운 더덕포(사진=삽다리더덕)
매운 더덕포(사진=삽다리더덕)

강 대표는 창업 후 사업을 진행하면서 계획이 변경된다고 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잘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획은 언제나 틀어질 수 있고, 처음에 생각했던 것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번은 저온저장고가 고장이 났어요. 귀농하고 얼마 되지 않은 2021년 봄에 더덕 원물 2,000만 원 가량을 수확해 저온저장고에 저장해 두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저온저장고에 가보니 온도가 50도가 넘어 있었고 더덕은 전량 폐기해야 했습니다. 사업이 안정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낙심이 크고 재정적으로 큰 피해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신규 저온저장고를 설치할 때는 온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센서와 실외기를 설치해 고장이 나더라도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했습니다.”

강 대표는 귀농의 진입 장벽이 조금 낮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한다. 현재 청년들을 대상으로 지원해주는 정책과 사업이 많지만, 기반없이 귀농을 시작하면 지원사업과 정책은 귀농인이 짊어져야 하는 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소규모 창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정책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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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덕밀크(사진=삽다리더덕)

“더덕에 대한 인식 바꾸고 널리 알리고파” 

삽다리더덕의 목표는 ‘더덕은 쓴맛이 나고 쉽게 접할 수 없는 식재료’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와 아이들까지 즐겨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최종의 목표는 우리나라 더덕을 지키고 세계에 이를 알리는 것이다.

“아직 더덕을 활용한 가공 시장이 자리를 잡지 않은 상태인 만큼, 시장을 조성하는 역할에 중점을 둘 예정입니다. 또 더덕을 이용해 더 많은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할 계획입니다. 질겨서 두들겨 먹는 더덕이 아니라, 달고 아삭한 ‘아삭 더덕’부터 연한 더덕을 활용한 ‘더덕 장아찌’와 ‘정과’, 새싹을 활용한 제품 등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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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더덕 페스토(사진=삽다리더덕)

아직 신생 기업인만큼, 삽다리더덕은 브랜드와 1차 농업이 자리를 잡은 후 성과에 따라 엔젤투자부터 준비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더덕의 가치를 알리는 일에 힘쓰겠습니다. 삽다리더덕을 생각했을 때 ‘믿을 수 있는’ ‘기대되는’ ‘신선한’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과 같은 형용사가 떠오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삽다리더덕의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해주세요.”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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