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행복 공유하기 위해 설립
한식을 바탕으로 연구
케첩처럼 짜서 겉절이, 물김치, 반찬 등을 만들 수 있는 '김치메이커'
김과 레몬의 감칠맛을 살린 드레싱 '김미추리'

요레카의 안주원 대표. (사진=요레카 제공)
요레카의 안주원 대표. (사진=요레카 제공)

[스타트업투데이] “익숙한 것을 새롭게, 새로운 것을 익숙하게.”

요레카는 이 모토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집에서 요리를 좀 더 자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과 콘텐츠를 만든다. 요레카라는 이름은 ‘요리’와 ‘유레카’의 합성어로 ‘요리를 통한 깨달음’이란 의미를 담았다. 

안주원 대표는 요레카 설립 이전에 보통 사람들처럼 공부에 전념했고, 대학을 다니면서 소위 말하는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것에 집중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한 회사 생활은 즐거움이나 보람이 부족했다. 안 대표는 점차 스트레스와 무기력함에 시달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예전부터 흥미가 있었던 요리를 좀 더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요리 학교를 졸업하고 정식당, 안씨막걸리 등 여러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요리를 전업으로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제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더 많은 사람이 직접 식자재를 만지고 요리하며 배움과 행복을 누리는 것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2020년 봄에 요레카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사 먹는 것’, ‘당연히 이렇게 먹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고 싶다는 안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케첩처럼 뿌리는 김치 양념

현재 요레카의 상품은 ‘김치메이커’와 ‘김미추리’ 두 가지다.

요레카의 김치메이커. (사진=요레카 제공)
요레카의 김치메이커. (사진=요레카 제공)

김치메이커는 케첩처럼 짜서 버무리기만 하면 김치를 완성할 수 있는 양념이다. 

안 대표는 미국에서 오래 살았고 요리 학교도 미국에서 다녔지만, 음식을 하면 할수록 한식을 좀 더 알아야겠다는 열망이 생겼다고 전했다. 그녀는 집이나 일터에서 일 년 내내 김치를 꾸준히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김치에 관해 공부했다.

“김치 만드는 것이 재미있는 저에게도 매번 김치 양념을 만드는 것은 꽤 번거롭게 느껴졌습니다. 진득한 점도와 강한 향에 장갑을 끼지 않고서는 다루기도 불편했고요. 그래서 늘 케첩처럼 짜서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하다가, 사업자를 내면서 본격적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안 대표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김치 양념을 만들기를 위해 세 가지 조건을 고려했다. 하나의 양념만으로 김치의 깊은 맛을 만들어주는 ‘재료 배합’, 케첩처럼 짜는 용기에 적합한 ‘입자’, 쉽게 버무려지는 매끄러운 ‘질감’이 바로 그 조건들이다.

그녀는 기존 김치의 속과는 다르게 좀 더 은은한 맛과 사용하기 편리한 형태를 디자인하느라 1년 가까이 레시피를 다듬었다. 특히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겉절이처럼 바로 먹었을 때도 맛있지만, 오래 숙성시켜도 맛있는 ‘양념의 비율 지점’이었다고 전했다. 

뿌리기만 하면 김치를 완성할 수 있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뿌리기만 하면 김치를 완성할 수 있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김치를 10분 내외로 만들 수 있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김치를 10분 내외로 만들 수 있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굴 무침, 두부 조림, 물 김치, 깻잎 김치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들수도 있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굴 무침, 두부 조림, 물 김치, 깻잎 김치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들수도 있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굴 무침, 두부 조림, 물 김치, 깻잎 김치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들수도 있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여러 번의 테스트 후에 완성된 김치메이커는 어떤 재료에든 뿌리고 버무리기만 하면 김치가 되는 양념입니다. 알배기, 상추, 쪽파, 부추, 양배추, 다 잘 어울려요. 겉절이로도 맛있지만, 며칠 익혀서 오이소박이나 시원한 물김치도 만드실 수도 있어요.”

안 대표는 김치메이커를 이용하면 재료 손질 시간을 포함해 어떤 김치든 10분 내외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김치뿐만 아니라 제육 볶음이나 두부 조림 양념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삼겹살을 찍어 먹거나 순대국 양념으로 활용해도 좋다고 전했다.

그녀가 재료 중에 가장 자부심을 가지는 부분은 고춧가루와 젓갈이다. 1/3 가격의 저렴한 수입산 고춧가루의 유혹이 있었지만, 국내 여러 고춧가루를 사용해보고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향이 좋은 고춧가루를 골랐다고 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매운 맛은 강하지 않은 대신 건고추의 풍성한 향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새우젓과 액젓의 비율을 조정해 숙성 과정에서 생기는 시원한 맛을 끌어올렸다. 액젓은 2년간 숙성해 구수하고 향긋한 멸치액젓을 사용했다. 이 외에도 직관적인 단맛을 내는 설탕의 양을 줄이고 생강, 양파 등 향신채가 내는 깊은 단맛의 비율을 높여 숙성 시에도 튀지 않는 은은한 단맛을 만들어냈다. 

“왜 김치는 어렵고 번거로운 음식이어야만 할까요? 손에 잘 묻는 김치 양념을 편리하게 쓸 수 없을까요? 김치도 만들어 먹기 쉬운 음식이 될 수 있을까요? 김치메이커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김을 이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식 드레싱

요레카의 김미추리. (사진=요레카 제공)
요레카의 김미추리. (사진=요레카 제공)

요레카의 또 다른 제품인 김미추리는 김과 레몬을 주재료로 만든 새콤하고 짭짤한 맛의 오일 드레싱이다.

“여러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만들고 메뉴를 개발하면서 늘 '현대적인 한식이란 무엇인가?’ 고민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대부분의 한국 음식들은 간장, 된장, 고추장, 고춧가루, 참기름 등으로 맛을 냅니다. 그러다 보니 음식의 맛이 비슷비슷하고 자극적인 경우가 많아 와인이나 전통주와 페어링 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안 대표는 특히 해산물이나 회를 먹을 때 주로 곁들이는 간장이나 초장 대신, 해산물의 섬세한 단맛을 살릴 수 있는 소스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한식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기본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료를 끊임없이 고민한 끝에 김을 선택했다. 

보통 김은 기름칠을 한 후에 바싹하게 굽고, 소금으로 간을 해서 먹는다. 하지만 강한 짠맛으로 인해 김의 구수한 향을 제대로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안 대표는 여러 한식 레스토랑에서 국물 요리, 튀김 요리, 샐러드 등에 다양한 방법으로 김을 사용하는 것을 먹어보면서 그녀만의 레시피를 꾸준히 다듬어 왔다. 

김미추리는 그녀가 생각하는 김의 매력을 가장 잘 살리면서도 한식과 양식 어디에도 잘 어울리는 소스다. 김의 향긋함과 레몬의 상큼함이 입맛을 돋우고, 숙성된 젓갈과 간장의 감칠맛이 이어진다. 여기에 100% 포도씨유를 사용해 부드럽고 깔끔하게 맛이 퍼진다. 형태는 페스토처럼 걸쭉하고, 김을 사용했기 때문에 진한 검은색을 띠고 있다. 안 대표는 김미추리를 다양한 요리와 식자재에 한 스푼씩 올려 먹으면 새콤함과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생해산물과 가장 잘 어울린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생해산물과 가장 잘 어울린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계란, 병아리콩과 같은 심심한 식자재와도 궁합이 좋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계란, 병아리콩과 같은 심심한 식자재와도 궁합이 좋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덮밥 양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덮밥 양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빵에 스프레드 잼처럼 활용할 수 있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빵에 스프레드 잼처럼 활용할 수 있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김미추리는 생해산물과 가장 잘 어울립니다. 멍게나 생굴처럼 향이 강한 해산물과도 잘 어울리고, 연어, 참치나 방어처럼 기름진 생선회에도 훌륭한 소스가 되죠. 조금씩 얹어 먹으면 더욱 진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숙회처럼 익힌 새우나 문어 등의 해산물과도 잘 어울리고, 아삭한 야채 샐러드와도 조화가 좋습니다.”

김미추리 소스 자체에는 단맛이 거의 없기 때문에 청포도, 사과, 토마토, 배 등 새콤하고 단맛이 있는 과일류와도 궁합이 좋다. 또한, 묵이나 아보카도, 삶은 계란, 병아리콩처럼 심심하고 밀도 있는 재료나 빵과도 활용할 수 있다.

“요레카는 자연스러운 맛과 음식을 지향합니다. 오일 층이 분리되지 않게 유화제를 사용할 수도 있었고, 좀 더 오래 강한 맛을 내기 위해 넣을 수 있는 향료나 보존료도 많았어요. 하지만 좋은 식자재가 지닌 맛 자체의 힘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김미추리에는 국내에서 생산된 김이 사용된다. 안 대표는 균일하게 구워 김의 구수한 향을 극대화했고, 입에서 고루 퍼질 수 있도록 고운 입자로 분쇄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매번 레몬을 하나씩 깨끗하게 살균한 후 직접 짜 새콤함을 더했다. 그녀는 시중에 유통되는 여러 레몬즙이 있지만, 신선함과 향긋함에서는 생과를 이길 수가 없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요리의 목적은 상대방과 마음을 나누는 즐거움"

요레카의 제품은 위쿡의 제조형 공유주방에서 만들어진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요레카의 제품은 위쿡의 제조형 공유주방에서 만들어진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요레카의 제품은 위쿡의 제조형 공유주방에서 만들어진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요레카의 제품은 위쿡의 제조형 공유주방에서 만들어진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요레카의 제품은 위쿡의 제조형 공유주방에서 만들어진다. 안 대표는 위생과 안전을 1순위로 삼고, 꼼꼼한 세척과 소독을 통해 기물과 재료를 관리하고 있으며 재료 역시 직접 구매해 정성을 가지고 제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레카는 특히 30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안 대표는 김치메이커를 주문한 한 소비자가 처음으로 직접 김치를 담근 후에 늘 김치를 만들어주시던 부모님께 김치를 드렸다는 후기를 봤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안 대표는 요레카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여주는 브랜드’라고 정의한다. 또한, 요레카를 통해 사람들이 직접 요리를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과 행복을 나눌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요리의 목적은 단순히 맛있는 것을 먹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배우고 상대방과 마음을 나누는 즐거움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새로운 제품 출시와 함께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지금은 저 혼자 일하고 있는 1인 기업이지만, 앞으로 요레카가 성장하며 음식과 요리에 대해 비슷한 생각과 열정을 가진 분들과 함께하길 바랍니다.”

요레카라는 이름에는 직접 요리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행복과 재미를 깨달아간다는 뜻이 담겨있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요레카라는 이름에는 직접 요리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행복과 재미를 깨달아간다는 뜻이 담겨있다. (사진=요레카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