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였던 3인의 공동대표∙∙∙중동 소스 ‘후무스’의 가능성 발견
6,000% 펀딩률 달성하며 온∙오프라인 플랫폼 입점
“쉽고 간편한 채식 문화 만들고파”

닥트리오의 강은솜, 백수정, 함유빈 공동대표 (사진=닥트리오)
닥트리오의 강은솜, 백수정, 함유빈 공동대표(사진=닥트리오)

[스타트업투데이] ‘닥트리오’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에 나오는 포켓몬 캐릭터 중 하나로, 두더지처럼 생긴 갈색 생명체 3마리가 한 몸처럼 움직인다. 식품 스타트업 닥트리오의 공동대표 3인(강은솜, 백수정, 함유빈)은 창업 전 온라인 마케팅 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직장 동료였다. 

“셋이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팀워크도 끈끈하고 성과도 좋아서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야근을 하던 어느 날, 누군가 불렀을 때 모니터 위로 3명이 일제히 고개를 드는 모습이 닥트리오 같다고 별명이 붙여졌습니다. 이후 저희 셋은 퇴사 후 식품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으로 다시 모이게 됐고, 팀워크를 강조하고 싶어서 닥트리오라는 별명을 사명으로 사용했습니다.”

채소 중심의 간편식 브랜드 ‘얄라’를 통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고자 하는 닥트리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하다

닥트리오는 2019년 9월에 설립됐다. 앞서 언급한 대로 직장 동료였던 3인은 전 직장에서 반복되는 야근과 고강도 업무에 시달렸다. 

이들은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몰두하다가 어느 순간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고 전했다. ‘이게 내가 원하는 삶인가?’라는 생각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다.

강은솜 대표는 생활 습관 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건강한 식단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함유빈 대표는 채식(비건)을 지향하기 시작했다. 백수정 대표는 행복했던 베를린에서의 생활을 떠올리며 당시 자주 먹었던 ‘후무스’라는 구체적인 아이템을 떠올렸다.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음식으로 이어졌다(사진=닥트리오)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음식으로 이어졌다(사진=닥트리오)

“셋이 각자 다른 계기로 자연스럽게 음식, 특히 건강식이라는 카테고리에 관심을 가진 것 같아요. 실제로 식단을 조금씩 바꾸니까 저절로 다른 긍정적인 변화들이 따라오는 경험을 했어요. 몸이 가벼워지고 마음가짐이 정돈되니 평화롭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게 됐죠. 이런 멋진 경험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후무스’를 첫 아이템으로 선정했습니다.”

이들은 후무스의 시장성도 고려했다. 후무스는 원래 중동의 전통 소스지만,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마트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식자재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도 먹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품고 보니 곳곳에서 후무스의 가능성이 보였다. 

“기존에는 일부 마니아층만 소비하거나 중동 식당에서만 볼 수 있었던 후무스가 인기 샐러드 전문점, 브런치 카페에서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던 시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후무스를 전문으로 제조하고 유통하는 곳이 없었어요. 저희는 ‘중동 소스’라는 다소 낯설고 생소한 후무스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만능 소스’로 포지셔닝하고, 본격적으로 브랜드 얄라를 만들었습니다.”

간편하고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는 브랜드, 얄라

얄라 후무스를 이용한 요리(사진=닥트리오)
얄라 후무스를 이용한 요리(사진=닥트리오)

닥트리오는 그렇게 2019년 10월, 와디즈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얄라 후무스 5종을 선보였다. 2021년에는 허브 피클 3종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들은 후무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채소를 활용해서 현대인에게 보다 간편하게 건강한 한 끼, 긍정적인 식습관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고 전했다.

얄라 후무스는 병아리콩을 기본으로 올리브유, 레몬즙, 들깨 등을 갈아서 만든 소스다. 병아리콩이 주재료다 보니 칼로리는 낮고, 단백질과 식이섬유는 높아서 다른 소스 대용으로 활용하기 좋다. 

“얄라 후무스는 화학 첨가물이나 보존료 없이 국내산 원재료를 사용하고 있어요. 잼이나 크림치즈와 같은 고열량∙고지방 스프레드 대신 빵에 발라 먹어도 되고, 야채 스틱, 크래커, 나초 등을 찍어 먹는 디핑 소스로 쓸 수도 있어요. 샐러드에 드레싱 대신에 토핑으로 곁들이기도 하고, 요즘에는 와인 안주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가장 인기있는 맛은 바질맛으로, 바질 페스토 대용으로도 많이 구매합니다.”

 

허브를 넣은 피클 3종(사진=닥트리오)
허브를 넣은 피클 3종(사진=닥트리오)

허브 피클은 기존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피클이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고자 만든 제품이다. 피클은 너무 달거나 짜서 맛이 자극적이고, 보존료나 설탕 함유량이 많아서 건강하지 않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저희는 피클에 허브를 더했습니다. 풍미 있는 허브향으로 감칠맛을 내고, 설탕 대신 천연 대체 감미료로 단맛을 냈습니다. 종류는 딜 오이, 고수 토마토, 오레가노 가지 피클 3가지입니다. 기존에 쉽게 먹어보지 못한 피클로 색다른 미식의 세계를 경험해보는건 어떨까요?”

닥트리오의 주 소비자는 2040 여성이다. 특히 다이어터, 건강한 식단을 추구하거나 채식을 지향하는 사람이 많다.

“한마디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후무스가 아직 대중적이지 않고, 맛이 생소하기 때문에 외면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만큼은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어요. 후무스는 알록달록한 채소 본연의 색을 담고 있는데요, 예쁘게 플레이팅한 한 끼 식단을 SNS에 공유하기 좋아하는 여성들에게는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건강한 식품 스타트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

얄라 후무스를 이용한 요리(사진=닥트리오)
얄라 후무스를 이용한 요리(사진=닥트리오)

얄라 후무스는 와디즈 첫 론칭에 6,000% 이상의 펀딩률을 달성하며 실시간 펀딩 1위에 올랐다. 이후 쿠팡, 마켓컬리 등의 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시작으로 와인바, 샐러드 전문점 등에 입점하면서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했다.

이런 성장이 있기까지는 여러 노력이 있었다. 강은솜, 백수정, 함유빈 대표 모두 처음 경험해보는 창업이었기에 초반에는 모든 것이 어렵고 서툴렀다고 전했다.

“가장 어려웠던 건 복잡하고 다양한 식품 관련 기준들과 규정들이었습니다. 제품 하나를 팔기 위해 이렇게 많은 규정과 절차가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소비자에서 제조업자, 판매자가 됐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식품 종류도 워낙 다양하다 보니 적용하는 기준도 제각각이었어요.”

인터넷에서도 해답을 못 얻는 것은 구청에 전화해서 묻고, 찾아가서 물어봤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있는 글은 몇 번씩 읽고 또 읽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금도 재차 확인하고 검토하지만, 그런 시기를 겪은 덕분에 현재 전문가까지는 아니더라도 고수는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닥트리오는 그 어떤 브랜드보다도 활발하게 고객과 소통하고자 노력했다. 

“저희는 얄라를 만든 메이커이자 동시에 고객이에요. 조금 더 값을 주더라도 원재료가 좋은 제품을 택하고,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두는 브랜드에 마음이 더 끌리는 그런 모습이 저희 고객의 모습이면서 동시에 저희의 모습입니다.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 한 끼라도 건강하게 챙겨 먹고 싶고, SNS나 유튜브도 열심히 챙겨보는 그런 모습이요.”

이러한 이유로 닥트리오는 고객과 잘 통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면 멀리서 찾아오기도 하고, 마치 친구처럼 서로를 반기고 이야기를 나누고 하는 이런 소통력이 얄라를 키우는 힘이자 강력한 차별점이라고 전했다.

 

2021 코엑스 푸드위크에 참가한 모습 (사진=얄라 인스타그램 갈무리)
2021 코엑스 푸드위크에 참가한 모습 (사진=얄라 인스타그램 갈무리)

닥트리오는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이 운영하는 청년창업식품랩의 지원도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함께 참여했던 기업들과 네트워킹하면서 정보 교류도 하고, 연구∙개발(R&D), 투자 유치, 마케팅,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에게 멘토링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이들은 멘토링 서비스 각각의 분야에서 좀 더 깊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특화된 지원 사업이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동대표 3인은 식품 사업을 준비하는 예비 스타트업에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식품 산업은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만드는 사업인 만큼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제조나 위생에 대한 까다로운 절차와 법규들을 지키기가 쉽지는 않지만, 지켜야만 합니다. 친구, 가족, 내가 먹는 음식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더 신중해야 해요.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진심을 가지고 만든 식품은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바꾸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요. 어떤 분야보다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저희도 노력하는 입장으로서, 같이 더 건강한 식문화를 만들어봐요!”

다양한 식탁을 더 건강하게

허브 피클을 이용한 요리(사진=닥트리오)
허브 피클을 이용한 요리(사진=닥트리오)

닥트리오가 얄라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맛있고 즐거운 채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채식은 맛없고 뻔한 식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고, 쉽고 간편하게 채소를 즐길 수 있는 채식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

“삼시세끼 식단을 다 바꿀 필요도 없어요. 기존에 먹던 것을 하나씩 바꿔나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기존에 먹던 고열량 소스를 후무스로 바꾸기만 해도 훨씬 건강한 식단이 되는 것처럼요.” 

이들은 후무스라는 음식이 얄라를 통해 점점 전파되고 있는 순간을 느낄 때, 다양한 식탁을 더 건강하게 바꾸고 있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최근에 친구가 미팅을하는데 상대편 노트북에 얄라 스티커가 붙어있었다고 해요. 놀라며 물어봤더니 이 브랜드가 건강해 보여서 좋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해줬어요. 이 이야기를 듣곤 ‘얄라의 진심이 사람들에게 잘 전해지고 있구나’라는 안심과 함께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닥트리오는 현재 투자를 유치하지는 않았다. 스케일업을 위해서 중요한 부분인 만큼 투자 유치 진행 여부에 대해 꾸준히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은 자체적으로 힘을 키워나가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좋은 투자 유치 기회가 생기거나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언제든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닥트리오는 올해 얄라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할 계획이다.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타 브랜드와 협업하거나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곳에서 소비자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점점 더 사람들에게 자주 보이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positive eating for life’라는 얄라의 슬로건에 맞게 긍정적인 식문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전하는 대표 브랜드로 성장할 겁니다. 점점 더 발전하는 얄라를 지켜봐 주세요.”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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