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공략
쉬운 사용성 기반으로 전문가 수준의 3D 콘텐츠 제작
메타버스 플랫폼과 호환 가능

[스타트업투데이] “한국에는 왜 국산 3D 모델링 소프트웨어(SW)가 없을까?”

엔닷캐드는 이 단순한 물음에서 시작했다. 엔닷라이트는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을 위한 3D 콘텐츠 저작 SW 엔닷캐드를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다.

3D 모델링은 기계, 조선, 제조 등 하드웨어(HW) 분야뿐만 아니라 게임, 애니메이션, 디지털 콘텐츠 등 SW 분야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에 가깝게 존재한다. 하지만 3D 모델링은 어려워서 여전히 전문가들을 위한 영역으로 남아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박진영 대표는 그 중심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외국산 3D 모델링 프로그램들이 있다고 말한다. 

“저 역시 영화 특수효과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야(MAYA)라는 프로그램을 접하고 빠르게 포기했어요. 숨막히게 어려운 3D 모델링 프로그램이 아닌 쉬운 국산 SW를 만들고자 엔닷캐드를 만들었습니다. 국내 그래픽 SW 회사 중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첫 번째 회사가 되고 싶다는 열망도 창업의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비전문가도 사용할 수 있는 쉬운 3D 프로그램

박진영 대표(사진=엔닷라이트)
박진영 대표(사진=엔닷라이트)

엔닷캐드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는 3D 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3D 디자인 SW다. ‘로블록스’나 ‘제페토’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주목받고 있다. 박 대표는 기존의 게임과 메타버스 플랫폼의 가장 큰 차이는 이용자가 직접 3D 메타월드를 구축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 이 흐름은 10대 사이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는 전문가용 프로그램 일색인 3D 디자인 SW 시장에서 비전문가인 10대 메타버스 크리에이터들이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엔닷캐드는 쉬운 사용성을 기반으로 전문가 수준의 3D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실제로 엔닷캐드의 이용자는 기존의 전문가층이 아닌 입문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주 이용자는 메타버스 콘텐츠를 생산하고 싶어하면서 특히 로블록스에 관심이 많은 10대다. 어린 자녀에게 교육하려는 부모나 교사, 강사로 이루어진 40대의 가입률도 높은 편이다. 박 대표는 NFT 시장이 성장하면서 NFT로 수익을 만들고자 하는 성인의 가입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사용자들의 1회 평균 사용시간은 277분 정도로 굉장히 높은 몰입도를 가지고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닷캐드를 통해 쉽게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사진=엔닷라이트 홈페이지 갈무리)
엔닷캐드를 통해 쉽게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사진=엔닷라이트 홈페이지 갈무리)

초반의 엔닷캐드는 3D 프린팅 시장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3D 프린팅 시장은 박 대표의 생각처럼 성장하지 못했고, 엔닷라이트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피봇을 고려하던 중 박 대표는 메타버스 시장을 보게 됐다. 이 역시 비전문가를 위한 3D 모델링 수요는 많지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쉬운 모델링 프로그램은 없다는 부분에서 공통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빠르게 피봇을 결정하면서 엔닷라이트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저의 어린 시절만 해도 2D 디자인을 하거나 UCC와 같은 영상을 능숙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전문가였습니다. 하지만 2D 디자인을 하거나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쉬운 SW가 보급되고, 유튜브 플랫폼 등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현재 Z세대에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일반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3D 콘텐츠 제작 역시 메타버스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영역으로 변해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흐름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 저희 엔닷라이트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3D 엔진 자체 개발

엔닷캐드를 이용한 3D 모델링(사진=엔닷라이트)
엔닷캐드를 이용한 3D 모델링(사진=엔닷라이트)

엔닷라이트는 지난해 1월 설립됐다. 하지만 박진영 대표가 엔닷캐드를 개발한 지는 만 5년이 넘었다.

“엔닷라이트는 컴퓨터 그래픽스에서 빛의 세기를 구하는 공식 이름입니다. 라이팅이 적용되지 않은 3D 오브젝트는 생명력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창작한 3D 오브젝트를 더 가치 있게 만들어줄 수 있는 다수(n)의 빛이 될 수 있는 회사가 되고자 회사 이름을 엔닷라이트로 지었습니다.”

박 대표는 창업 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갤럭시S의 3D 런처를 개발한 경력이 있다. 그는 입사 초기에 갤럭시S TF가 세팅됐고 운 좋게 초기 멤버로 참여해 모바일 혁신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 이후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사용자경험(UX) 리서처로 근무하면서 유저 리서치를 기반으로 전사 서비스 및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업무를 진행했다.

“김선태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저의 삼성전자 입사 동기로 엔닷캐드 개발 초기 세팅부터 함께 해온 공동 창업자입니다. 무선사업부, DMC 연구소 그래픽스 랩에서 모바일 3D 엔진 개발을 주도했고 이후에 네이버 클로바 아바타 인공지능(AI) 팀 리더를 맡았습니다. 3D 그래픽스 및 엔진 개발, 그리고 이를 활용한 AI 기술력이 국내 최고 수준인 개발자입니다. 장경철 최고창의력책임자(CCO) 역시 저와 삼성전자 입사 동기로 DMC 연구소에서 김선태 CTO와 함께 그래픽스 엔진을 개발해왔습니다. 삼성전자 책임연구원 출신으로 엔닷라이트의 사용자 크리에이티브 툴(User Creative Tool) 개발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엔닷캐드는 자체 개발한 3D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박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도 자체 엔진을 보유한 팀은 많지 않으며, 이는 엔닷라이트의 강점이라고 전했다. 그는 팀 멤버 구성에서부터 알 수 있듯 엔닷라이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3D 그래픽스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나아가 자체 3D 엔진 기반은 사업확장 가능성에서도 다른 회사와의 경쟁 우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네이버로부터 투자유치∙∙∙“시너지 창출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것”

엔닷캐드는 로블록스, 유니티 등 다양한 플랫폼과 호환이 가능하다(사진=엔닷라이트)
엔닷캐드는 로블록스, 유니티 등 다양한 플랫폼과 호환이 가능하다(사진=엔닷라이트)

“저도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스타트업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과감히 도전하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스타트업이라고 믿고 있고,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멋진 스타트업을 많이 보고 있어요.”

박 대표는 엔닷라이트를 운영하며 다양한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그중에서 초기에 팀을 세팅할 때 가장 도움이 많이 됐던 사업으로 디지털인건비사업을 꼽았다. 청년 1인당 190만 원씩 6개월간 지원해주는 사업으로, 이를 토대로 많은 인력을 채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엔닷라이트가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작년 10월에는 팁스(TIPS)에 선정됐다. 기술기반 스타트업인만큼 팁스를 통해 특히 개발 인력 채용에 도움을 받고 있다.

 

엔닷라이트는 지난해 8월과 12월에 KB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네이버D2SF로부터 프리A 라운드 투자 유치를 마무리 지었다. 올해 6~8월경 시리즈A 라운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 주목을 많이 받게 되면서 매 순간 기쁘게 일하고 있지만, 카카오와 네이버 동시투자를 유치한 순간이 떠오릅니다. 엔닷라이트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동시에 투자한 첫 번째 사례라고 해요. 국내 최고의 IT 기업들을 전략투자 파트너로 확보하면서 시너지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엔닷라이트는 엔닷캐드를 기반으로 NFT 분야와 결합한 마켓 등 다양한 서비스를 올해 6월경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 진출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가 향후 2~3년 이내에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 같다”며 “엔닷라이트의 행보에 많은 응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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