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중반 여성 공략
거래에 필요한 착용 컷 등 공유
취향에 맞는 판매자와 소통∙거래 가능

[스타트업투데이] 빠르게 소비하고 빠르게 버려지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은 지구 곳곳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패스트 패션은 섬유의 폐수, 미세플라스틱, 온실가스, 삼림∙토양 파괴 등으로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있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은 패스트 패션에 대한 규제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30년까지 재활용 섬유의 일정 비율 이상 사용을 의무화하고, 팔리지 않은 재고품의 폐기를 금하겠다는 새로운 규정이다. 프랜스 팀머만 집행위 부위원장은 “우리가 입는 옷은 3번 이상 세탁한 후에도 계속 입을 수 있어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제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혜지 대표는 패션 업계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한 종사자였다. 그는 과하게 많이, 빠르게 만들어지는 옷을 보며 어느 순간 패션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인식하게 됐다. 

이미 만들어진 옷을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던 김 대표는 스타일 거래가 가능한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틴(TYN)을 구상했다. 

 

지속가능한 패션에 주목해 ‘세컨드핸드 거래 플랫폼’ 고안

그린업 발표하는 모습(사진=틴)
‘2021 비대면 스타트업 육성사업’ 친환경 분야 데모데이에서 발표하는 모습(사진=틴)

“해외여행을 가면 동네마다 빈티지숍이 있고, 세컨드핸드(Secondhand) 아이템을 사고파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입니다. 국내에도 이런 문화가 형성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대표는 창업 전 패션 회사에서 상품기획 업무를 하면서 여성복, 속옷, 아동복 등 다양한 복종을 경험했다. 그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고객이 옮겨가는 시기에는 온라인을 담당하면서 이커머스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김 대표는 국내 패션 중고 시장의 가능성과 소비자의 인식 변화 등을 느꼈다고 말했다. 해외에는 이미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 패션 특화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있었다. 이에 그는 회사에서 함께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뜻이 맞는 팀원 두 명과 함께 패션 특성에 맞는 개인 거래 플랫폼을 기획했다. 

“저희는 모두 신규사업 론칭, 브랜드 리뉴얼 경험이 있었습니다. 상품기획, 마케팅, 온라인 MD, 영업, 재무 경력이 있어 아이디어의 빠른 실행이 가능했어요. 틴을 창업한 후에는 사용자 경험∙환경(UX∙UI) 디자이너와 온라인 콘텐츠에 강점이 있는 직원을 만나 함께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1년 정도 플랫폼과 사업모델을 구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창업진흥원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돼 2020년 11월에 회사를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비대면 스타트업 육성사업’에 선정돼 올해 2월까지 지원을 받았다. 

 

SNS와 커머스 결합∙∙∙패션 특화 UI∙UX 제공

(사진=틴 애플스토어 다운로드 페이지 갈무리)
틴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거래를 제공하고자 한다(사진=틴 애플스토어 다운로드 페이지 갈무리)

틴은 패션 특화 중고 거래 C2C 플랫폼이다. 틴은 ‘Thank You Next’의 줄임말로, 아이템의 수명을 늘려주는 다음 사용자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담겨있다. 

틴은 SNS 구조로 사용자 간 인터랙션(Interaction)이 가능한 ‘소셜’ 기능과 ‘커머스’ 기능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스타일을 기반으로 소통하는 SNS 구조에 패션에 적합한 UI∙UX를 제공하는 커머스가 결합된 형태다. 김 대표는 이것이 틴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용자는 가입과 동시에 판매자이면서 구매자가 될 수 있다. 본인의 착용 샷으로 스타일을 보여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취향이 맞는 판매자와 소통하며 거래할 수 있다. 

패션 중고 거래에서 고객의 가장 큰 불만은 낮은 신뢰도다. 틴은 사용자 인증과 에스크로 거래를 통해 거래 안전성을 확보하고, 소셜라이징(socializing)을 통한 이용자 간 신뢰를 쌓고 있다. 

“거래는 핸드폰∙계좌 인증을 거쳐야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100% 인앱결제로 결제 편의성을 최대화했어요. 앱 내에서 배송 조회가 가능하고 구매 확정 이후에 판매자에게 대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안전하게 거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김 대표는 사용자 간 인터랙션이 높을수록 자신을 드러내게 되고, 자신을 스스로 드러낼수록 신뢰도가 높아진다고 전했다. 틴은 이를 위해 특정 시간에 아이템을 판매하는 해시태그 기획전 등을 통해 사용자끼리 더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틴의 UI∙UX는 패션 쇼핑에 적합하게 구성했다. 이용자는 브랜드∙사이즈∙핏∙컬러 필터를 통해 원하는 상품을 검색하고 바로 결제할 수 있다. 업로드 되는 상품 대부분은 착용 컷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패션 거래가 더욱 쉽다는 특징이 있다. 

 

“세컨드핸드 문화 일상 될 수 있도록” 

(사진=틴 애플스토어 다운로드 페이지 갈무리)
실제 착용 컷 등을 올릴 수 있어 거래가 더 쉽다(사진=틴 애플스토어 다운로드 페이지 갈무리)

틴은 지난해 5월 베타 버전을 론칭한 후, 이용자 피드백을 거쳐 12월에 버전2(ver2.0)를 정식 론칭 했다.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는 2만 회 정도이며, 주 이용자는 20대 초중반 여성이다. 

“비슷한 연령대의 이용자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본인의 사진을 올리는 부담이 적고, 다른 중고 거래 플랫폼보다 패션 아이템을 판매하기에 더 편하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앱을 통해 실제 거래를 한 사용자들은 중고 거래에서 불필요한 채팅이나 가격 흥정 없이 바로 구매가 이루어지는 점이 편하다고 평가합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첫 서포터즈 모집을 시작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아직 앱 이용자나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많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서비스 설명과 취지만 보고 많은 사람이 지원해 52: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원자 대부분은 20대 초중반이었다. 그는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Z세대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고, 틴 서비스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틴 제페토 캐릭터 태태과 아이템(사진=틴)
틴 제페토 캐릭터 태태과 아이템. 틴의 주 이용자는 20대 초 여성이다(사진=틴)

틴은 올해 상반기 상품 데이터베이스(DB) 확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나아가 이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앱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는 버전3(Ver.3.0)를 기획 중이다. 김 대표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앱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고객 니즈에 맞춰 세컨드핸드 패션 플리마켓 행사를 5월에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온∙오프라인 연계 프로젝트를 점차 확대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SNS형 패션 특화 UI∙UX 기반 리커머스 소셜 플랫폼’으로서 지속가능한 패션 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아가 틴은 ‘스타일이 가치가 되는 공간’을 지향하며, 재미있고 멋진 세컨드핸드 문화가 일상이 되도록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놀 거리가 있는 곳을 만들고 싶습니다. 옷장이 꽉 차거나 취향이 변해서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고자 하는 사람들, 하나뿐인 멋진 아이템을 찾거나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사람들 모두 놀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더 나아가 판매도 구매도 할 게 없는 사람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습니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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