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터, 창업 지식∙경험 기반한 ‘보육’에 초점
씨엔티테크, 다양한 최신 기술 협력 통한 스케일업 지원
내년 2~3분기 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

씨엔티테크 전화성 대표(사진=씨엔티테크)
씨엔티테크 전화성 대표(사진=씨엔티테크)

[스타트업투데이] 스타트업 업계에 액셀러레이터(AC)를 통해 혁신 모델을 구축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에 따르면 AC의 주된 업무는 초기창업자 등 선발 및 투자, 전문 보육이다. 사무공간을 비롯해 창업자금을 투자하고 멘토링까지 지원한다. 

장래성이 유망한 스타트업에 무담보 주식투자 형태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과 달리 AC는 초기자금, 인프라, 멘토링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해 창업에 대한 지식과 경험, 인사이트 등을 토대로 한 ‘보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초의 AC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다. 2005년 설립된 이후 에어비앤비(Airbnb), 드롭박스(Dropbox), 우버(Uber) 등에 투자해 기업가치 100조 원 규모의 회사로 키워냈다. 

한국에서는 롯데의 롯데벤처스, 호반건설의 플랜에이치, 한화의 드림플러스 등의 AC가 스타트업 발굴∙육성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메쉬업엔젤스, 퓨처플레이,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 특정한 지역이나 특화된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국내 대표 AC인 씨엔티테크(CNTTECH) 역시 스타트업을 투자하고 보육하면서 다양한 최신 기술의 협력을 통한 스케일업(scale-up)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극초기에 있는 스타트업이 각자가 보유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몰입감 높은 투자에 아끼지 않는다. 

씨엔티테크 전화성 대표가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일까. 

 

2003년 설립 이후 212곳 스타트업에 투자

그동안 대기업은 신기술을 확보하거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스타트업에 투자해 왔다. 최근에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전부개정안」에 따라 대기업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설립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전화성 대표는 “대기업 위주로 이뤄진 대규모 혁신은 스타트업 단위의 소규모 혁신간 연합 형태로 진화해 나아갈 것”이라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매우 중요한 이유”고 강조했다. 

실제로 씨엔티테크는 ‘새로운 트랜드 기술의 협력’(Collaboration of New Trend Technologies)을 모토로 삼아 2003년 설립 이후 212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 중에서 엑싯(자금회수, EXIT)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24곳이다. 씨엔티테크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전체 매출만 해도 5,000억 원이 넘는다. 

2012년에는 카이스트 청년창업기술지주가 주관하는 팁스(TIPS) 컨소시엄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AC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70곳 이상을 팁스 매칭에 성공시켰고 후속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도 70곳이 넘는다.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장관상 등을 받으며 AC로서의 역량도 인정받았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것’이 씨엔티테크의 경쟁력

팁스 운영 외에도 씨엔티테크는 스타트업 투자조합 1~4호 결성과 함께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 창업진흥원의 재도전성공패키지, 신용보증기금의 네스트 7(NEST 7), 한국관광공사의 관광산업 분야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AC로서의 업무 역량을 인정받아 왔다. 

또 2013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는 초기 AC 프로그램 ‘전화성의 어드벤처’를 통해 스타트업 40여 곳에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전 대표는 “‘전화성의 어드벤처’는 ‘보육’과 ‘기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서도 “여기에 참여한 스사트업 중 일부는 원금의 3배 이상 수익을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2019년 하반기 선(先)투자, 후(後)육성 중심의 ‘씨엔티테크 액셀러레이터 2.0 체제’를 출범하며 AC 투자 보육업을 사업화했다. 

 

전화성 대표가 강연하는 모습(사진=씨엔티테크)
전화성 대표가 강연하는 모습(사진=씨엔티테크)

전 대표는 씨엔티테크의 경쟁력을 빠른 투자의사 결정과 높은 수준의 팁스 매칭 성공률 및 후속투자 유치율 등을 꼽았다. 그는 “씨엔티테크가 투자할 스타트업을 결정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2주 정도”라며 “스타트업 CEO와의 1차 미팅을 통해 투자할 후보 스타트업 10곳을 정하고 각 팀에 배정, 팀에서 실사를 진행하면 투자 여부를 다시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AC 투자는 팁스 매칭과 함께 후속투자가 매우 중요하다는 게 전 대표의 시각이다. 그는 “팁스 매칭 성공률을 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간 스타트업 24곳을,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간 13곳을 팁스에 최종합격시켰다”며 “후속투자 유치율도 30% 이상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 대표는 씨엔티테크를 통해 육성된 쿠캣(COOKAT), 더맘마, 더스윙 등은 각 업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캣은 푸드미디어 시장을 개척한 곳으로 언급된다. 올해 초에는 GS리테일에 인수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기도 했다. 더맘마는 마트 자동화 및 온라인커머스 시장을, 더스윙은 한국형 마이크로모빌리티 시장의 표준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전 대표는 “3곳 모두 1,000억 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돌파한 데다 각 영역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을 개척한 곳으로 손꼽힌다”고 소개했다. 

 

씨엔티테크가 육성한 쿠캣은 푸드미디어 시장을 개척한 곳으로 언급된다. 올해 초에는 GS리테일에 인수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기도 했다(사진=GS리테일)
씨엔티테크가 육성한 쿠캣은 푸드미디어 시장을 개척한 곳으로 언급된다. 올해 초에는 GS리테일에 인수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기도 했다(사진=GS리테일)

 

“극초기 스타트업에 공격적인 투자 필요”

씨엔티테크는 지난해 스타트업 74곳에 91억 3,00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80곳에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내년 2~3분기 내에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대표는 “처음에는 선배 기업으로서 후배 기업에 대한 기부로 시작한 일이지만, 지금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 씨엔티테크의 존재 이유”라며 “씨엔티테크가 자체 사업만으로 세상에 이바지하는 것보다 자라나는 스타트업을 투자하고 보육하는 더 큰 선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에서의 문제를 경험적으로 정의하고 해결할 기술이 있다면 용기 있게 창업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씨엔티테크 전경(사진=씨엔티테크)
씨엔티테크 전경(사진=씨엔티테크)

한편 전 대표는 극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AC를 위한 보육사업과 모태펀드 예산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금융업 측면에서 VC와 달리 AC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 대부분은 도전적인 성향”이라며 “AC에 지원한 만큼,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AC가 집중하는 극초기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여전히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전 대표의 시각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주식시장이 좋지 않고 VC는 리스크에 따라 투자 규모를 줄이는 분위기”라며 “초기 스타트업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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