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당뇨환자, 고령자 대상 간편 특수의료식 연구
지중해식단에 한식 메뉴∙발효기술 적용
맛, 향, 영양소 보존하면서 장기간 보관 가능

샐리쿡 정은희 대표(사진=샐리쿡)
샐리쿡 정은희 대표(사진=샐리쿡)

[스타트업투데이] 전 세계적으로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케어푸드(Care Food)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의하면 국내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2014년 7,000억 원에서 급성장해 2021년 2조 5,000억 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케어푸드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에는 여러 문제점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제품은 음료, 무스, 죽 등 치아가 부실하거나 삼킴 장애가 있는 초고령자를 대상으로 한다. 또는 전자레인지에 조리하는 냉동∙냉장 제품 형태로 보관∙휴대의 어려움, 스티로폼 과대 포장, 플라스틱 과다 사용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면역이 떨어진 환자는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냉동식품 배송과정 중 작은 온도차이로 발현 가능한 식중독균이 큰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다.

샐리쿡 정은희 대표는 이런 케어푸드 시장의 한계점에 주목했다. 샐리쿡은 영양에 취약한 환자들이 맛있고 균형 잡힌 음식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특수의료 가정간편식(HMR)을 개발하는 벤처스타트업이다. 암환자, 당뇨환자,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온 케어푸드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정은희 대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셰프 및 암재활병원 영양사 경험 바탕으로 창업

암식단 패키지(사진=샐리쿡)
암식단 패키지(사진=샐리쿡)

정 대표는 창업에 앞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레스토랑 ‘샐리쿡’의 오너셰프로 활동하면서 웹을 통한 케이터링 사업을 함께 병행했다. 그러던 중 암재활병원으로부터 암식단 연구 제안을 받아 암재활병원 영양사로 근무했다. 셰프이자 영양사인 자신의 경험을 담아 『암식단 작성법』을 출간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암재활병원 영양사 시절, 환자의 든든한 식사가 치료를 견디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더불어 심신 취약 환자가 병원이 아닌 집에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력이 없는 환자들의 식사 고민에 깊이 공감하고, 간편하게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맛있고 건강한 식품으로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2018년 샐리쿡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현재 샐리쿡에는 정 대표를 포함한 4명의 연구원, 2명의 품질관리 인력, 2명의 마케터가 함께하고 있다. 연구원과 품질관리 인력은 모두 식품 전공자로, 식품 연구 경력과 레스토랑 셰프 경험 등을 보유하고 있다. 2명의 마케터는 우수한 영어∙중국어 실력을 갖춰 해외시장 진출에도 용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스마트 동결건조법 사용∙∙∙영양 손실↓ 보관 기간↑

푸드위크박람회에 참여한 모습(사진=샐리쿡)
푸드위크박람회에 참여한 모습(사진=샐리쿡)

샐리쿡은 암 치료∙회복 과정에서 별도 조리가 필요 없고 감염 위험성이 적은 상온 케어푸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방부제 없이 장기 보관이 가능하면서 동시에 영양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스마트 동결건조 가공방법을 중심으로 개발된 특수의료 HMR로, 지난해 10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부드러운 밥과 나물로 구성해 모든 연령이 섭취할 수 있으며 수분만 첨가하면 되는 것이 특징이다.

샐리쿡은  본격적인 제품 개발을 실현하기 전인 2018년, 근거 있는 환자식 권장을 위해 식단에 대한 임상연구부터 시작했다. 특히 과거 질환에 대한 개선식으로 많은 연구가 이어진 그리스의 지중해식단을 한식으로 적용한 ‘한국형 지중해식단’ 연구를 진행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건강 식단인 지중해식단의 권고사항을 지키면서 한식의 메뉴와 발효기술을 적용했다.

 

성남시니어혁신센터 고령친화우수식품 관능평가 현장(사진=샐리쿡)
성남시니어혁신센터 고령친화우수식품 관능평가 현장(사진=샐리쿡)

정 대표는 “연구는 좋은 결과로 이어져 각 대학병원 교수들과 함께 1급 학술지 1저로 게재하고 현재까지 3개의 기술특허 등록과 1개의 출원을 완료했다”며 “2019년에는 한국형 지중해식단을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한 개발을 시작해 2020년 파일럿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샐리쿡은 이렇게 도출된 프로그램과 식단을 실제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2020년 12월 자체 제조 공장을 오픈했다. ▲HACCP 5종목 ▲무농약가공식품인증 ▲비건인증 ▲고령친화우수식품인증 ▲할랄 ▲FDA ▲FSSC ▲ISO22000 등 다양한 인증 획득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정 대표는 “샐리쿡이 사용한 스마트 동결건조법은 맛, 향, 영양소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장기간 상온 보관이 용이하게 한다”며 “또 자체 스마트팩토리 운영으로 영양 진단 프로그램 알고리즘과 특수의료식 레시피 조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암식단 시장 확장 계획∙∙∙프리미엄 재활센터 설립 목표

2022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술대상에서 금상을 수상했다(사진=샐리쿡)
2022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술대상에서 금상을 수상했다(사진=샐리쿡)

샐리쿡은 ▲예비창업패키지 ▲초기창업패키지 ▲창업도약패키지 ▲스마트팩토리 ▲제조혁신 바우처 ▲수출 바우처 ▲힐링케어 실증사업 ▲고령친화 융복합 제품서비스 개발사업 ▲시제품 개발사업 ▲일자리 지원사업 등 여러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금은 연구개발, 영양진단 프로그램 고도화 앱 제작, 시제품 제작, 마케팅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샐리쿡은 이달 중순, ‘이롬’과 협업해 판교 사랑의병원(암재활병원)에서 출시한 새로운 브랜드 ‘프리미엄 닥터스 솔루션’에서 영양 파트에 함께한다. 이를 통해 샐리쿡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지 신설 식품종목 ‘암환자용 식단형 식품’인 ‘샐리쿡 암식단 박스 2주 패키지’ 출시도 앞두고 있다.

정 대표는 “추후 암재활병원을 대상으로 판로를 넓히면서 동시에 한국의 케어식으로 해외 암환자 식단 시장도 확장할 계획”이라며 “아마존, 알리바바, 쇼피에는 입점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암식이상담연구소와 푸드테크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샐리쿡의 제품과 서비스가 융합된 프리미엄 재활센터를 설립하는 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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