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부터 교통약자까지, 이동권∙접근성 주목∙∙∙만족도↑
지아이 플러스, 휠비 등 장애인 편의성 증진 초점
“실사용자 중심 소통 앱으로 장애인의 편안한 생활 기대”

엘비에스테크 이시완 대표(사진=엘비에스테크)
엘비에스테크 이시완 대표(사진=엘비에스테크)

[스타트업투데이]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장애인 사용자 기준의 ‘편의성’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서비스를 개발할 때 기획자나 개발자 중심을 진행된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가 해당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 보면 불편한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엘비에스테크는 장애인의 편의성, 특히 교통약자의 이동권과 접근성에 주목했다. 지속해서 장애인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만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이시완 대표는 시각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친척이 있는 만큼, 목적지를 찾지 못해 한 자리에 오랫동안 서 있거나 장애물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등 장애인의 고충을 일찌감치 경험했다고 한다. 

이시완 대표는 “한 조사 결과를 통해 점자를 읽을 수 있는 시각장애인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 시각장애인의 80~90%가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는 점, 이들이 ‘길찾기’를 가장 힘들어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시각장애인은 물론 교통약자의 이동권과 접근성에 집중해 현장에서의 불편함에 공감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시완 대표는 장애인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그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주 1회 이상 실제 사용자 만나” 사용자 중심 앱 개발 

지아이 플러스(사진=엘비에스테크)
지아이 플러스(사진=엘비에스테크)

2019년 설립된 ‘엘비에스테크’(LBS tech)는 시각장애인에 최적화된 무장애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Everywhere accessible to everyone’(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곳)를 미션으로 도시에서 장애인의 생활편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장애인으로 시작해 노인이나 어린이 등 교통약자까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접근성과 이동권을 보장 받는 도시를 만드는 게 목표다. 

먼저 엘비에스테크는 시각장애인의 이동권에 집중했다. 엘비에스가 개발한 ‘지아이(G-EYE) 플러스’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행 내비게이션이다. 시각장애인은 주로 손가락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짚을 때 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이를 ‘접근성 기능’이라고 한다. 

엘비에스테크는 이 접근성 기능에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최적화해 사용성을 높였고 음성 안내로 시각장애인에게 길을 안내한다. 

이밖에도 휠체어 전용 내비게이션 앱 ‘휠비’(WheelVi), 접근성 및 장애물 정보 수집 플랫폼 ‘로드스캐너’(Roadscanner) 등 다양한 서비스로 부장애 지도를 구축하고 장애인의 편의를 증진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용자와 직접 만나 컨설팅하고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앱을 개발한다는 게 엘비에스테크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꼽힌다. 

이시완 대표는 “적어도 주 1회 이상 실제 사용자로부터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실제 사용자의 경험 데이터를 축적해 서비스에 반영한다”며 “단순히 경로 데이터 안내에서 나아가 사용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경로를 안내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엘비에스테크만의 보행로 평가 시스템을 통해 보행로를 관제하고 보행로 평가 점수(정량)와 시민체감점수(정성)로 사용자가 보행로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호치민 10군 지역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진행 

엘비에스테크 직원들(사진=엘비에스테크)
엘비에스테크 직원들(사진=엘비에스테크)

대부분 시각장애인은 모르는 길을 갈 때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본인이 모르는 길을 걸을 때 길 위에 어떤 위험요소가 있는지, 이 길이 맞는 방향인지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대표는 지아이 플러스를 사용했을 때 “가보고 싶었던 카페의 위치를 알게 됐다” “길을 덜 헤맬 수 있어 기쁘다” 등 긍정적인 피드백이 이어진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서울에 사는 시각장애인과 세종시까지 함께 가서 세종시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 참여한 적이 있다”며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수령하기까지실증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살면서 전혀 모르는 길을 걱정 없이 가본 게 처음’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엘비에스테크의 서비스가 시각장애인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해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내∙외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에서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GLOMO)를, 이보다 앞선 2018년에는 공공데이터 활용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지난해부터는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엘비에스테크는 베트남 호치민 10군 지역에서 진행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12개 현지 매장과 협약을 맺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행 네비게이션과 비대면 주문결제 서비스를 실증했다. 또 올해 하반기에는 첫 투자 유치를 진행하며 회사 규모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진정한 ‘기술의 발전’은 아래(下)로의 발전”이라며 “이는 정보격차 해소 또는 완화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시티, 무장애 스마트시티의 개념은 화려함보다는 실사용자 중심이면서 소통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런 개념이 사회적으로도 인식돼 장애인이 조금 더 편하게 생활할 날이 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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