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인체∙환경에 악영향∙∙∙기저귀 대체재 없어”
바다 섬유 천연 그물망 속에 순차적으로 수분 저장
생분해 소재로 폐기 시 천연 비료로 활용 가능
친환경 프리미엄 브랜드 구축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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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패드 허윤영 대표가 제278회 BTCN벤처포럼에서 투자설명회를 진행했다

[스타트업투데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대중 및 투자업계에 소개하는 스타트업 피칭무대 ‘BTCN벤처포럼’이 5월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카이트타워 14층에서 열렸다. 

이 포럼은 BTCN과 선명회계법인이 공동주최하고 한국M&A협회와 SMB투자파트너스가 후원한다. 

이번 포럼에는 마린패드 허윤영 대표가 참여해 투자설명회를 진행했다. 마린패드는 친환경 바다 소재를 활용해 천연 흡수체 기술이 적용된 친환경 기저귀∙생리대를 개발하고 있다. 

허윤영 대표는 시중에 유통 중인 기저귀∙생리대의 문제점과 마린패드 기술∙제품만의 차별성,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밝혔다. 

 

화학 고분자 흡수체 ‘SAP’의 문제점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일반적으로 기저귀와 일회용 생리대에는 오줌과 생리혈을 흡수하기 위해 고분자 흡수체 ‘SAP’(Super Absorbent Polymer)이 들어간다. SAP은 석유화학 공정에서 생산되는 백색의 가루 형태 화학 물질로, 자기 무게의 200배 이상의 물을 빠르게 흡수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기저귀나 생리대 외에도 아이스팩, 반려견 패드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SAP로 인한 인체 유해성 논란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SAP은 두 가지 독성 물질인 아크릴산과 수산화나트륨의 중화반응에서 생성된다. 아크릴산은 부식성이 매우 강하며, 피부나 눈에 닿거나 호흡기에 들어가면 화상 등의 폐해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수산화나트륨 역시 유독성 화학 물질로 피부에 닿거나 흡입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허윤영 대표는 아기들이 처음 입는 옷인 기저귀와 여성이 살아가면서 계속 사용하는 생리대에 SAP을 사용하는 것은 건강에 매우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일본 미쓰비시다나베 제약 보고서에 따르면 신체 중 생식기의 독소 흡수율은 42배로 나타났다”며 “또 독일 킬대학은 내면이 플라스틱으로 된 일회용 기저귀가 남자 아기의 음낭 온도를 높이고 정자 발생을 감소시켜 남성 불임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여성의 경우 생리대 속 흡수체가 수분을 과도하게 흡수하는 탓에 질 건조증, 질 가려움증, 생리통, 생리불순 등의 생식기 질환을 겪게 된다. 화학 흡수체가 사용된 체내형 생리대 ‘탐폰’으로 독성 쇼크 증후군(Toxic Shock Syndrome)으로 사망하거나 하반신을 잃은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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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흡수제가 사용된 마린패드의 기저귀 ‘마린베베’(사진=마린패드 홈페이지 갈무리)

허 대표는 SAP이 인체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큰 악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기저귀나 생리대는 분리수거가 불가능해 사용 후 매립하거나 소각한다. 문제는 SAP은 분해되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토양과 해양 오염의 주범이 된다는 점이다. 

이에 SAP이 사용되지 않은 생리대∙기저귀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 많은 생리대에서 SAP 사용을 줄이고 있으며, 천연 펄프, 면화, 전분 등을 활용한 친환경 흡수체 개발 시도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허 대표는 “하지만 아직 흡수력, 가격 등의 측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장에는 SAP 대안이 없다”며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승인을 받는 생리대와 달리, 기저귀는 전 세계에 대체재가 전혀 없어 승인∙규제가 없는 공산품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저귀 적용 가능한 천연 흡수체 개발∙∙∙다양한 제품군에서 SAP 대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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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린패드 홈페이지 갈무리

마린패드는 화학 흡수체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바다 나노섬유 천연 그물망 흡수체를 개발했다. 2005년 세계 최초로 바다 섬유를, 다년간의 연구 끝에 2017년 바다 나노섬유 고성능 천연 필터를 개발했다. 이는 독일 벤츠 자동차에 필터 벤더로도 등록됐다.

2020년에는 바다 나노섬유 흡수체 개발에 성공해 기저귀와 생리대에 적용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현재 제조사와 상용화 충족 조건 테스트를 완료하고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마린패드의 천연 흡수체는 오줌, 생리혈 등의 수분을 촘촘하고 일정한 천연 나노섬유급 입자구조의 바다 섬유 천연 그물망 속에 순차적으로 저장한다. 단단히 고정해 역류를 방지하는 수분 저장 장치다. 100% 생분해가 가능하므로 폐기 시 천연 비료로 사용할 수 있다. 

허 대표는 기저귀용 천연 고흡수체가 상용화되기 위한 필수 조건 3가지를 꼽고, 마린패드가 이를 모두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조건은 30배수의 고성능 화학 흡수체를 대체할 수 있는 고흡수율의 대체 ‘성능’이다. 현재까지 시중에 개발된 천연 흡수체는 약 10배수로, 30배수의 화학 흡수체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3배 이상 투입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는 무겁고 원가가 높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적용이 어렵다.

마린패드의 제품은 25배수로, 기존 화학 흡수체의 약 80% 성능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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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패드 허윤영 대표

두 번째 조건은 SAP 블로킹(Blocking) ‘기술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흡수체가 수분 저장 통로를 막아 오줌이 역류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기저귀용 흡수체는 필수적으로 수분을 10회 이상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천연 흡수체 개발 시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오줌이 역류해 아기 건강에 치명적인 발진을 유발하게 된다. 마린패드는 약 2년의 연구 끝에 이 문제를 해결했다. 

마지막 조건은 비용이 저렴하면서 지속해서 대량으로 수급할 수 있는 양산 가능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마린패드는 셀룰로오스 다음으로 지구에서 가장 많은 천연 물질 ‘키틴’을 활용해 흡수체를 제작한다. 키틴은 새우, 게, 오징어 뼈 등 갑각류에서 확보할 수 있다. 

허 대표는 “생산 비용이 저렴해야 시장 확대 시 원가 경쟁이 가능하다”며 “해파리나 해조류 섬유 등은 안정적인 공급이 어려운데 반해 키틴은 매년 수억 톤이 생산 가능한 천연 소재”라고 말했다. 

한편 마린패드는 전국 산후조리원 약 700곳과 판매 채널을 구축하고, 맘카페 및 육아 전문 인플루언서, 홈쇼핑 등을 활용해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판매로 시작해 대량 양산이 본격화하면 흡수체를 제조업체에 공급하는 B2B 시장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허 대표는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큰 시장부터 대응해 SAP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유아용 기저귀부터 생리대, 실버용∙성인용 기저귀, 반려동물 패드, 아이스팩으로 범위를 점차 확대하면서 친환경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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