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신고서 제출 앞두고 조각투자업계 가격산정 ‘신중’
투자자 보호 중심으로 발행·유통사 분리 여부 논의 ‘필요’
토큰화·CBDC·스테이블코인 발전, 국제 금융허브 위한 ‘3요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투데이] 최근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선두 주자였던 투게더아트(대표 김항주)가 20일만에 신고서를 자진 철회했다. 미술작품 매입과 가격 산정 과정에서 모회사인 케이옥션(대표 도현순)이 연관돼 있어 자산 가치의 객관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작품 감정을 맡은 다안감정평가법인이 2013년부터 10년간 83건의 스탠리 휘트니의 작품을 낙찰하는 과정에서 케이옥션이 외부자문기관으로 관여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현상이 심화한다면 특정 이해관계자끼리 자산의 시세를 조종해 심각한 투자자 보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조각투자업체가 주로 투자계약증권이나 신탁수익증권으로 신고서를 제출하는데, 투자계약증권의 경우 자본시장법상 예외 규정이 적용되므로 투자자 보호에 취약하다”며, “현재 토큰증권발행(STO) 관련 법 개정이 신속하게 마무리되는 것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투자자 보호 문제가 조각투자시장을 제도권에 일찍 편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보는 것이다. 

이 가운데, 투자계약증권 형태로 STO를 준비 중이던 다른 조각투자업체들도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또 감독당국의 허들을 넘기 위해 대형 감정법인을 선정하는 등 투자자 보호 강화에 나섰다. 

 

조각투자업체 법률 지원 ‘부족’∙∙∙토큰증권 관련 입법화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1호였던 투게더아트가 철회하자 발행을 준비 중이던 조각투자업체들이 체감하는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들은 가격 산정 방식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조각투자업체에 대한 법률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법적인 이해관계와 의무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업계뿐만 아니라, 당국의 지원도 절실하다는 것이다. 또 신속한 자본시장법 개정이 조각투자 업계에 대한 ‘옥석 가리기’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조각투자업계는 “현재 법 개정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 체계가 없는 조각투자 업체가 시장에 난립할 수 있다”라며, “조각투자업계가 「자본시장법」 적용을 받으면 부실 업체가 시장에 들어오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문성을 갖춘 업체들이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큰 만큼, 금융 당국에서 적극적인 법률 지원을 제공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발행사와 유통사를 분리하는 규제 방안을 두고도 금융투자업계와 당국의 입장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업계는 발행과 유통 전 단계를 ‘한 기관에서 맡아야 수익성이 개선된다’는 입장인 반면, 금융당국은 ‘발행과 유통을 철저히 분리’해야 투자자 보호를 할 수 있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한국 「자본시장법」상 증권 발행과 유통 주체가 일원화할 경우, 시세조종 등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업계측에서 주장하는 수익성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토큰증권 사업 관련 입법화는 총선과 입법 우선순위 등 현실적인 제약 탓에 어려울 전망이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윤창현 의원은 “「민주화유공자법」 등 상정된 법안들 사이에서 논의의 우선순위를 두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며 “조속한 법안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토큰화·CBDC·스테이블코인 발전 촉진해야” 목소리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홍콩 입법회의 한 의원은 “글로벌 금융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토큰화, 디지털 홍콩달러, 스테이블코인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상하이에서 열린 블록체인 행사에서 던컨 치우 홍콩 입법회 의원은 정부 차원의 토큰화, 디지털 홍콩달러, 스테이블코인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던컨 치우(邱達根) 의원은 “홍콩은 국제 금융 중심지이자 핵심적인 역외 위안화 중심지로서 중국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홍콩이 세계적인 통화 패권에 중요한 웹3.0, 핀테크, 디지털 자산 등 금융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웹3.0 시장은 자본규정, 규제요건 등을 충족하는 가운데 질서 있게 발전할 수 있다”며 “홍콩은 더 많은 허가 거래소 사업자를 유치하고, 더 많은 상품 개발 및 혁신을 촉진해 홍콩을 국제적인 암호화폐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홍콩 당국이 연초 8억 홍콩달러(약 1,369억 원)의 토큰화 녹색 채권을 출시해 많은 이점을 확인했다”며 “토큰화를 통해 전 세계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고, 이는 금융 상품과 금융 시장 발전에 매우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2019년부터 진행해온 홍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디지털 홍콩달러’와 관련해서는 민간 부문 활용을 건의했다. 그는 “매년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의료 바우처를 CBDC로 지급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추적이 가능해 부정 사용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다른 가상자산 상품 및 금융 상품 혁신을 가져올 중요한 진입로”라며 “규제 지침에 따라 기업들이 홍콩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게 되면 금융 자산과 디지털 자산의 발전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선도 국가에서도 토큰화, CBDC, 스테이블코인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오픈에셋 등이 참여한 토큰증권 협의체 ‘한국투자ST프렌즈’는 지난 5월 발행 인프라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4개월의 노력 끝에 국내 최초로 토큰증권 발행 및 청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구현한 인프라를 개발하고 시범 발행까지 완료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법제화 단계에 있는 토큰증권 사업 특성을 고려해 클라우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분산원장 인프라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향후 제도 변화를 탄력적으로 수용하고 시스템 개선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스타트업투데이=권아영 기자] news@startuptoday.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