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CBDC 활용성 테스트’ 계획 ‘발표’
“미래 디지털화폐 쓰임성 여부 ‘판가름’ 한다”
‘디지털화폐 활용성 테스트’에 SK∙LG∙블록오디세이 기술연합체 제안서 ‘제출’
[스타트업투데이] 최근 한국은행은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활용성 테스트’ 세부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CBDC란, 전 세계 중앙은행이 발행을 검토 중인 디지털화폐로 기존의 실물 화폐와 달리 가치가 전자적으로 저장되는 동시에 이용자간 자금이체 기능을 통해 지급결제가 이뤄진다. 민간에서 발행하는 가상화폐와 구별되는 법정통화(legal tender)로서 실물화폐와 동일한 교환비율이 적용돼 가치변동의 위험이 없다. 또 중앙은행이 발행하므로 화폐의 공신력이 담보된다.
이 가운데, 한국은행 ‘CBDC 활용성 테스트’에 SK∙LG∙블록오디세이가 기술연합체 제안서를 제출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형 CBDC 추진∙∙∙미래 디지털화폐 쓰임성 여부 ‘판가름’
지난 5월부터 한국은행은 15개 금융기관 및 선정된 기관과 함께 기존 단일 클라우드 환경에 구축되었던 CBDC 모의시스템을 실제적인 IT시스템 운영환경에서 점검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본격적으로 2024년 4분기 중 착수될 예정인 CBDC 실거래 테스트는 플랫폼 설계 및 구축, 글로벌 CBDC 연계, 이종체인 연계,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 전자지갑 개발, 참가기관 온보딩 등 광범위한 기술 요소가 결합된 대형 프로젝트다.
총 116억원 규모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국내 3곳의 기업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제안서를 제출한 SK∙LG∙블록오디세이 기술연합체는 한국은행이 기술평가 및 가격평가 합산 점수가 가장 높은 입찰 업체부터 차례로 협상을 실시해 낙찰자를 최종 결정한다.
이 사업은 CBDC 기본 개념 구조를 토대로 클라우드 환경에서 동작을 조성하고, 실제 활용 사례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디지털바우처’를 중심으로 미래 디지털화폐로 쓰일 수 있는지 여부를 판가름한다.
한국은행은 자체적으로 CBDC 시스템 내 가상의 증권을 디지털 형태로 발행한 후, 금융기관들이 해당 증권을 기관용 CBDC를 활용하여 동시결제(DvP)하는 실험도 실시할 계획이다. 실거래 테스트 참가 은행은 금융규제 샌드박스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3분기 말 이전 확정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예금 토큰 발행이 허용되며, 실험 참가자 모집 및 관리, 이용자 지갑 개발, 이용 대금 지급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가상환경에서의 기술 실험에는 희망하는 모든 은행이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 신청은 금년 12월 중순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더불어 실거래 테스트에 참여하는 일반 이용자에 대해서는 내년 9~10월경 참가 은행을 통해 신청 접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CBDC 활용성 테스트는 ‘제한적으로 실시되는 테스트’라는 점을 고려해 우선 참여자 수는 최대 10만 명 이내로 제한될 예정이다.
SK∙LG∙블록오디세이, CBDC 활용성 테스트 입찰 경쟁 ‘치열’
한국은행이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을 발표한 이후, 해당 테스트에 필요한 분산원장 플랫폼 구축 및 실증을 수행할 사업자 선정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이번 입찰 경쟁에서 SK C&C(대표 윤풍영)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특히 SK 진영에 이전 카카오 진영에서 핵심 연구를 수행했던 ‘오픈애셋’ 팀이 합류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받았다. 해당 카카오 진영은 올해 초 진행됐던 ‘CBDC 모의시스템 금융기관 연계실험’에 참여하는 등 관련 사업에 열의를 보인 바 있다.
이어 LG CNS(대표 김영섭)의 경우 NH농협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과 디지털 화폐 플랫폼을 시범 구축한 경험과 협력 사례가 많다는 것이 강점을 내세웠다. 또한 자체 개발한 기업용 블록체인 ‘모나체인’을 보유하고 있어 자체 역량도 검증됐다. 이외에도 모바일 운전면허증이나 조폐공사 지역화폐 시스템, 빗썸메타의 대체불가토큰(NFT) 거래소 등 다양한 개발 경험을 보유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 최초로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는 블록오디세이(대표 황학선)는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 신한카드 등 대형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멀티체인 기반 블록체인 기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만큼 전문성과 기술력을 자신했다.
특히 블록오디세이는 이번 입찰에 참여하면서 복잡한 개발 요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핑거, 지크립토, 파라메타, 람다256, 갤럭시아머니트리와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각 파트너 기업들과 함께 CBDC 업무프로세스 설계부터 시스템 구축, 안정적인 운영까지 모두 지원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번 사업에서 ‘예금 토큰’, 참가 기관이 특정 목적에 맞게 발행하는 ‘이머니 토큰’, 외부 연계 시스템에서 발행하는 ‘특수 지급 토큰’을 구현하고 테스트할 방침이다.
[스타트업투데이=권아영 기자] news@startuptoda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