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 국가 간 전쟁∙분쟁 등으로 투자 시장 위축
복수의결권주식제도 도입 등으로 유니콘 기업 탄생 기대 목소리도
중소∙벤처기업계가 주목한 올해 10가지 이슈는?
[스타트업투데이] 2024년이 십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지속됐으며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간 분쟁 등으로 투자 시장도 위축됐다. 반면 복수의결주식 제도 도입 등으로 새로운 유니콘 기업 탄생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벤처기업협회(협회장 성상엽, 이하 협회)는 올 한 해 벤처업계의 주요 이슈를 선정해 ‘2023년 벤처업계 10대 뉴스’를 21일 발표했다.
벤처업계 전문가, 벤처기업 및 회원사 임직원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올 한 해 발표된 벤처 관련 정책 및 업계 뉴스 중 벤처업계 내에서 이슈가 컸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2023년 중소∙밴처기업계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
복수의결권주식제도 도입∙∙∙글로벌 벤처 도전 계기 마련
첫 번째 뉴스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벤처기업법) 개정안 통과’다. 지난 8일 벤처기업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던 벤처기업법의 유효기간이 삭제되고 상시화를 통해 벤처기업을 장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또 벤처기업 우수 인재 유치와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성과조건부 주식제도’(Restricted Stock) 도입, 벤처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지원할 ‘벤처기업지원전문기관 지정제도’ 등 벤처기업의 지속 성장을 뒷받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두 번째 뉴스는 ‘벤처∙스타트업 투자 혹한기’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지속된 데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으로 전 세계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며 경제에 끼치는 영향도 커졌다. 이와 함께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시장도 위축됐다. 일각에서는 벤처∙스타트업 투자시장 혹한기를 장기화 추세로 들어선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 번째 뉴스는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도입 및 시행’이다. ‘복수의결권주식’(Multiple Voting Shares)은 1주에 2개 이상의 의결권이 부여된 주식이다. 「상법」에 따라 주식 1주당 의결권 1개를 갖는 게 원칙이다. 반면 복수의결권주식 제도를 시행하면 주주는 1주당 의결권을 최대 10개까지 가질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지난 8월 벤처기업 복수의결권주식제도의 세부사항을 담은 벤처기업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11월 17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협회 측은 “중소∙벤처기업이 대규모 투자유치에도 경영권 위협 없이 글로벌 벤처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복수의결권주식제도가 어렵게 도입된 만큼, 앞으로 경영권 위협 없이 대규모 투자유치를 통해 글로벌 벤처에 도전하는 중소∙벤처기업이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기업의 스타트업 아이디어 베끼기 논란 불거져
네 번째 뉴스는 ‘대기업-벤처기업 간 아이디어 탈취 논란’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알고케어는 ‘뉴트리션 엔진’(Nutrition Engine)을, 롯데헬스케어는 ‘캐즐’(Cazzle)을 선보였다. 현장에 방문한 일부 관람객이 뉴트리션 엔진과 캐즐이 똑같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 간 기술분쟁이 일어났다. 지난 7월 중기부가 제시한 기술분쟁 조정안을 최종 수용하면서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 간 기술분쟁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밖에도 프링커코리아, 스카이텍, 슬링, 키우소, 닥터다이어리, 팍스모네 등 벤처∙스타트업이 대기업의 기술도용으로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섯 번째 뉴스는 ‘플랫폼 스타트업과 전문직역단체와의 갈등’이다. 그동안 로앤컴퍼니와 대한변호사협회, 타다와 서울개인택시운송조합 등 플랫폼 스타트업과 전문직역단체 간 갈등으로 플랫폼 시장과 스타트업 성장이 가로막힌 듯 보였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9월 광고규정 위반을 이유로 로톡 이용 변호사 123명에 징계 처분을 내렸다. 징계 처분받은 변호사가 이의를 제기하자 법무부 징계처분위원회가 심의위원회를 열고 징계 처분을 취소했다. 이보다 앞선 5월에는 대법원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공유차량 스타트업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협회 측은 “타다와 로톡의 사례를 보면 플랫폼 스타트업에는 의미 있고 서비스 지속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한 해”라면서도 “세무, 부동산 등 분야의 벤처기업과 전문직역단체 간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갈등을 조정해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보인다”고 전했다.
여섯 번째 뉴스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의 증가’다. CVC는 비금융권 기업이 재무적∙전략적 목적으로 유망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해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금융회사다. 앞서 지난 2021년 말 「공정거래법 시행령 전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2021년 12월 31일부터 국내 일반지주회사도 CVC를 제한적으로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CVC의 가장 큰 애로로 외부자금 출자 제한이 꼽히는 만큼, CVC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협회 측은 “정부는 2027년까지 CVC 비중을 30% 이상이 되도록 제도∙규제를 개선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한 민간자금 유입과 벤처투자 활성화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챗GPT로 촉발된 생성형 AI 돌풍
일곱 번째 뉴스는 ‘쪼그라든 국내 비대면진료’다. 2019년 말부터 3년 여간 지속된 코로나19로 비대면진료가 주목받았다. 지난 6월 1일 한시적 비대면진료를 종료한 정부는 8월 31일까지 3개월간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계도기간 종료로 비대면진료 대상자는 대면진료 후 6개월 이내 재진 환자 중심으로 변경됐으며 약 배송도 금지됐다.
여덟 번째 뉴스는 ‘인재확보를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다. 디지털 전환(DT)으로 소프트웨어(SW) 전문인력의 중요성이 카지고 있다. 벤처∙스타트업은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외국인 숙련기능인력 점수제 비자(E-7) 요건 완화, 주 52시간 근로시간제도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홉 번째 뉴스는 ‘챗GPT(Chat GPT)로 촉발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돌풍’이다. 챗GPT는 미국 생성형 AI 기업 오픈AI(OpenAI)가 개발한 대화형 AI 챗봇이다. 사용자가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대화를 함께 나눌 수 있다. 공개된 지 단 5일 만에 하루 이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한 만큼, IT 업계에서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뉴스는 ‘얼어붙은 스타트업 인수합병(M&A)’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 20일 발표한 ‘500대 기업 최근 3년 M&A 현황’에 따르면 올해 M&A 건수는 지난해 158건보다 62% 감소한 60건으로 나타났다. 2021년 16건에 이어 3년 연속 감소 추세다. 금리 인상과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벤처투자 위축으로 벤처기업 M&A 시장의 큰손 역할을 해온 대기업과 빅테크, 유니콘 기업의 투자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납품대금 연동제 시행 ▲CES 2023을 빛낸 K-스타트업 등이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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