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동력 공급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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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허리 이동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로 인해 나라의 중심, 즉 경제의 허리가 30~40대에서 50대로 옮겨졌다. 문제는 5060세대가 생산현장에서 빠져나가다 보니, 나라 경제의 주축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경제의 축이 수입이 없으니, 지갑을 꽁꽁 닫게 된다. 결국 경제의 주체이자 소비의 주체인 50~60대가 미래의 불안감으로 소비의 문을 걸어 잠그다 보니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그들이 소비 시장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 앞으로 10년간, 베이비붐 세대가 매년 80만 명씩 고용시장을 벗어나지만, 10대가 고용시장으로 들어오는 속도는 매년 40만 명이라고 한다. 연간 30∼40만 명씩 생산가능 인구가 절대적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출산율이 계속 줄다 보니 생산인구의 감소는 불을 보듯 명확하다. 큰일이다. 나라에 일하는 사람들이 해가 갈수록 턱없이 줄게 된다. 정부도 그 심각성을 알다 보니 출산율을 개선하기 위해 수많은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백약이 소용없는 상황이다. 결국 현실을 지각하고 한계성을 타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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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을 재활용하자


그렇다면 돌파구는 없을까? 대안은 바로 50~60대 재활용론이다. 경제생산 인구 나이대를 확장시키고 늘려가는 것이다. 그 대안 중 하나로 요즘 정년연장제가 얘기되고 있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정년연장은 근본적 해법이 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년 연장은 세대 간 일자리 경쟁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 등이 적극 나서기 어렵고, 사회적 합의 문제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청년세대와 퇴직세대가 서로 일자리를 놓고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연륜 있는 5060세대가 다시 생산주체로 돌아오게 해야 하며, 그들의 지갑을 열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해답은 중장년 스타트업 (기술)창업에 있다. 중장년 창업이 활성화되면,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늘고, 소비의 주축인 5060세대가 새로운 수입의 발생으로 소비를 늘리게 되고, 이는 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즉, ‘수입•소득 증가 → 재투자 → 소비 → 경제 활성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필자와 공동창업자 단둘이서 2014년 창업한 비주얼캠프는 현재 6년 차 스타트업으로, 직원 수가 22명으로 늘었다. 5년 만에 10배가 넘는 식구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단순한 숫자로만 봐도, 20명이라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냈다. 

어림 계산으로 이러한 기업들이 100개라고 하면 2,000명의 새로운 고용이 창출된다. 실로 어마어마 한 숫자다. 이런 작은 스타트업들이 생존하고 성장해가면, 전체적인 일자리도 대폭 늘어나게 되고 정부의 최대 고민이자, 사회적 문제이기도 한 청·중년 취업난 걱정도 자연스레 사라지게 된다. 

사실 국가가 선진국형으로 진입하고 성장률이 둔화되면 대기업들은 재투자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결국 대다수 기업의 CEO들은 임기 내 성과를 내야 하고 그래야 임기가 보장되고 연장되다보니 핵심성과지표(KPI)에 올인하게 된다. 

기업은 이익을 내기 위한 최고의 방법으로 인력을 삭감하거나 긴축 채용을 하면서 수익 창출을 도모한다. 그렇게 되면 기업들은 기본적인 채용만 진행하고 큰 투자도 주저하게 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이후 이러한 양상이 더 두드러지는 형국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놓고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저성장 시대에 큰 기업들이 몸을 사리고 수성만 하게 되면 나라의 발전은 답이 없다. 그렇다고 정부가 막무가내로 민간 기업을 좌지우지할 수도 없는 일이다. 방법은 세금을 일자리 증대와 개선에 초점을 맞춰 사용하는 것인데, 결국은 국민의 혈세가 쓰여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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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의 해법 ‘스타트업’


하지만 창업은 다르다. 창업은 기본적으로 세금으로 충당하는 일자리가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심각한 취업난을 해소함과 동시에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경제에 지속 가능한 동력을 공급하는 대안이 될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8년 벤처투자를 받는 국내 벤처·스타트업 1,072개사의 고용 인원은 4만 1,199명으로, 2017년 대비 20% 늘어난 6,709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술 집약형 창업은 일반 창업에 비해 평균 고용 인원과 5년 생존율이 3배가량 높아 고용창출 효과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가 스타트업 창업을 통해 저성장의 해법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 경제의 돌파구가 되어 줄 중장년 창업 활성화를 위해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 특히 정부의 지원제도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현재 정부의 스타트업 창업지원은 39세 이하 청년들에게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전과는 달리 중년이나 시니어를 위한 지원 제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다행스럽고 반가운 일이다. 여기서 더욱 과감하게 ‘나이’라는 조건 자체를 없애고, 스타트업 창업 지원체제나 시스템을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70대에도 창업을 하고 70대 창업자들이 젊은이들과 동일하게 경쟁하고 백발을 날리면서 피칭을 하며 투자설명회(IR) 현장을 누비고 다닌다. 정말 부러운 일이다. 3년 전 필자가 실리콘밸리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 미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의 기업 투자설명회 행사에 초대를 받아 나간 적이 있다. 

발표 순서 중간 즈음 70대는 족히 넘어 보이는 분이 나와 쉰 목소리로 자신의 창업 배경과 아이템에 대해 소개하고 투자자를 향해 투자를 갈구하는 모습을 아직 잊지 못하고 있다. 그건 단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문화니까 가능해! 미국이니까 현실이 되는 거야’라고 덮어 두기엔 너무 억울해지는 느낌이다. 

이제 한국도 그럴만한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믿고 싶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창업 생태계를 위해, 나아가 일자리 문제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제 5060 스타트업이 훨훨 날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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