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근속 50주년 기념 파워인터뷰

선명회계법인 김익래 명예회장

선명회계법인 김익래 명예회장은 회계 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많은 선배, 동기 회계사들이 현장을 떠난 지 오래됐지만, 김 명예회장만은 회계사가 된 지 5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현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김 명예회장의 뒤를 잇고 싶어하는 많은 후배 회계사들이 그를 롤모델로 삼아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다. 2020년, 국내 최초 회계법인 근속 50주년이라는 기록을 세운 김 명예회장을 만나 50년 동안 한 길만 걸어올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선명회계법인 사무실에서 만난 김 명예회장에게 이 같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비결이 있었는지 묻자, 그는 비결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후,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해온 것뿐입니다. 일반 직장에 취업하거나 공무원 혹은 사업가가 될 수도 있었지만, 회계사라는 직업이 적성에 잘 맞았고, 회계 업계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이처럼 김 명예회장이 한눈팔지 않고, 한우물만 팔 수 있었던 데에는 회계사란 직업이 주는 매력이 큰 몫을 차지했다.

“일반 직장에 가면 조직의 모든 방침과 의견에 따라 일해야 합니다. 자율성이 부족한 거죠. 그러나 회계사는 직장인이라기보다는 ‘자유직업인’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과에 따라 보다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고, 일반 직장인에 비해 더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 명예회장에 따르면, 회계법인은 업무 특성상 가을에서 이듬해 3월까지 야근이 잦고, 집에 가지 못할 정도로 업무가 집중된다. 그러나 4월부터 가을까지는 비교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취미, 공부 등 개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김 명예회장은 이렇게 여유가 생길 때마다 가족과 함께 유럽부터 아프리카까지 전 세계를 다니며 여행을 즐겼다. 그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개인적으로 활용할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회계사란 직업이 잘 맞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마리 토끼 잡는 세무 업무

꼭 이런 장점 때문이 아니더라도, 회계 업무가 적성에 잘 맞고 즐겁다고 밝힌 김 명예회장은 세무 분야의 독보적인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감사, 세무, 컨설팅 등 여러 회계 분야 중에서도 특히 세무에 끌린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 회계감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회계사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무 전문 회계사는 고객에게 부과된 세금을 취소할 수 있는 팁과 세금을 절세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상담을 지원하는 등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무 업무를 전문으로 하면, 고객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동시에 보람도 느낄 수 있습니다.”

 

첫 회고록을 출간하다

이렇게 세무 업무를 하면서 동시에 세무, 회계 관련 책을 출간하는 등 활발한 집필 활동도 펼쳐온 김 회장은 최근 <김익래가 걸어온 길>이라는 제목의 첫 회고록을 출간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분들의 지도 편달과 도움을 받으며 공개적으로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회고록을 통해 감사한 분들을 거명하며 고맙단 뜻을 전했습니다. 또 자녀, 손주들에게도 아버지, 할아버지가 살아온 인생 여정을 상세히 들려주고 싶어 회고록을 쓰게 됐습니다.”

회고록에는 김 회장의 유년시절을 비롯해 회계사가 된 이후 겪었던 일화, 그동안 맺었던 소중한 인연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외에도 김 회장이 세무 전문가로서 진행했던 ‘8.3 긴급명령에 의거, 전입한 가수금에 대한 과세 취소 청구’, ‘정부의 권유에 의거, 인수한 은행 결손금 부인에 따른 1조 7천억 원 세금 부과 취소 결정’, ’한국 최초 LPGA 구옥희 선수 부당 세금 사건 무료 수임’, ‘한국사료협회 증여세 8억 원 취소 결정’ 등 회계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굵직굵직한 사건들의 내막이 실려 있다.

김익래 명예회장의 첫 회고록 . (출처: 예원북스)
김익래 명예회장의 첫 회고록 . (출처: 예원북스)

열정을 일깨워준 선명회계법인

김 명예회장은 이 같은 사건들을 맡아 진행하며 쉼 없이 달려왔지만, 회계법인에 근속한 지 43년이 되던 해 회계법인을 퇴임했다. 오랜 세월 열심히 일해온 만큼 편히 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그의 열정을 다시 일깨운 제안이 있었다.

“쉬는 동안 성균관대학교 후배인 선명AG 신민철 회장이 선명회계법인을 이끌어달라는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왔어요. 선명회계법인은 세무 전문가인 제가 보기에도 세무에 특화된 성장 가능성이 아주 높게 점쳐지는 강소 회계법인이었어요.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흔쾌히 명예회장직을 수락했습니다.실제 선명회계법인에는 세무를 전문으로 하는 회계사들이 포진돼 있어 기업이나 개인이 세무와 관련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었습니다. 또 부동산 분야에도 강점을 보여, 부동산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분야로도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 주도면밀하게”

인터뷰를 마치며 김 명예회장은 회고록에는 청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담았다고 밝혔다.

“어떤 것을 준비하든 주도면밀하게 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며 등록금을 벌기 위해 찹쌀떡 장사를 시작했을 때, 실제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고 철저한 준비를 했습니다.

당시 찹쌀떡 장수들은 대부분 비위생적으로 찹쌀떡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음식은 위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장갑과 집게를 구입하고, 용모도 단정하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렇게 장사를 하다 보니, 위생적이고 깔끔하게 찹쌀떡을 판매한다는 소문이 퍼져 다른 사람들은 3~4시간 소리를 지르며 장사해야 판매가 가능한 양을 1시간여 만에 판매했습니다.

이렇게 적극적, 긍정적, 능동적으로 살면 저 같은 ‘흙수저’ 출신도 결국엔 금수저가 될 수 있습니다. 비록 출발선은 달랐어도, 노력으로 가장 먼저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청년 김익래’가 그랬던 것처럼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힘든 청년들도 힘내기 바랍니다.”

2019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M&A 세제 특별 세미나’에서 김익래 명예회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이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스타트업투데이)
2019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M&A 세제 특별 세미나’에서 김익래 명예회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이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스타트업투데이)

[스타트업투데이=임효정 기자] 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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