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테인먼트 시장, 2025년 376억 달러 전망

자동차 내에 컴퓨팅 기술이 폭넓게 적용되면서 운전자를 포함한 탑승자를 위한 성능 향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 엔지니어들의 가장 큰 목표는 안전하고 접속성이 뛰어나며 환경 친화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자율주행을 위한 안전기능,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비티, 에너지 등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 도입되면서 자동차의 데이터 처리량과 기능의 복잡성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복잡성은 비단 자동차뿐 아니라 운전자에게도 적용되고 있어 인포테인먼트 업계에서는 복잡성을 최소화해 인간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시장은 2025년에 376억 2,0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그랜드 뷰 리서치는 스마트폰의 채택 증가가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며, 이 스마트폰이 향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사용되는 커넥티비티 게이트웨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운전자의 편의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음성제어, 블루투스(Bluetooth) 연결, 실시간 교통 정보 업데이트, 내비게이션 정보와 같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개발되어 왔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운전자에게 포괄적인 자동차 정보를 제공해 안전 및 운전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고사양의 통합 시스템은 보통 높은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주로 프리미엄 자동차를 중심으로 탑재되어 왔다. 한편, 상업용 자동차에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주로 사용하는 것은 내비게이션이었다. 내비게이션에 통신 장치를 구현함으로써 운영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응급 상황에서의 응답 시간 단축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움직이는 반도체’, ‘이동 로봇’이라 불릴 정도로 자동차는 이미 충분히 전자화되어 있다. 자동차가 전장부품(전자장치부품)으로 가득 채워질수록 중요해지는 것은 SW 플랫폼과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SW 플랫폼이 개방형 자동차 표준 소프트웨어인 오토사(AUTOSAR: 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를 중심으로 발전해가고 있다면,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은 IT 기업들이 자동차 분야에 비교적 쉽게 진출하면서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는 양상으로 발전했다.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QNX가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애플(Apple)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거센 공격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애플은 카플레이(Carplay)를 내놓으면서 자동차에서 커넥티비티를 구현했고, 구글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를 출시했다. 이들의 전략은 OEM에 무료로 운영체제(Operating System: OS)를 제공하는 대신 자동차의 사용자 데이터를 획득하는 것이다. 여기에 애플과 구글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중국의 바이두(Baidu, Carlife)까지 가세했다. 알리바바는 오래 전부터 상하이자동차와 함께 윈 OS를 통해 자동차 판매, 카센터, 주유소, 금융서비스 등을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IT 기업들의 공세가 지속되자 자동차 OEM들은 독립적으로 자동차용 OS를 개발하며 제니비(GENIVI)라는 연합을 구성, 자동차용 IVI(In-Vehicle Infotainment) 개발을 위한 오픈소스 플랫폼과 규격을 만들었다. LG전자는 2017년 5월 제니비 연합의 부회장사로 선출됐으며, 2015년부터 자율주행 자동차와 관련해 약 148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 중에서 2016년 4월 25일에 출원해 2017년 11월 2일에 공개된 ‘차량용 디스플레이 장치 및 차량’에는 디스플레이 주변에 동작감지 센서를 부착해 물체의 3차원 동작에 기초한 제어 신호를 생성하는 프로세서를 포함하고 있다.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5년 4.9% 수준이었지만 2017년 3분기까지 점유율을 8.1%로 높이면서 공격적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7년 9월 자율주행 자동차 등에 필요한 전장 사업의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3억 달러(약 3,400억 원)를 투자했다. 이는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Samsung Automotive Innovation Fund)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스마트 센서(Smart Sensor), 머신 비전(Machine Vision), 인공지능(AI), 커넥티비티(Connectivity) 솔루션, 보안 등의 기술을 확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전문 기업인 TT테크에 약 1,000억 원을 투자했다.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인수한 하만(Harman)은 자율주행과 ADAS를 전담할 SBU(Strategic Business Unit) 조직을 신설했다. 하만은 IBM과 협력한 자동차용 사이버 보안 솔루션 공개에 이어 르노그룹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차 안으로 파고 들어오는 최신 기술

최근의 인포테인먼트는 인공지능, 음성인식, IoT는 물론이고 빅데이터와 클라우드까지 연결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자율주행 자동차라는 하나의 커다란 발전방향 속에서 기존의 정보 및 오락 제공을 넘어 금융,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다양한 이동통신 서비스의 허브로 활용되어 인포테인먼트의 역할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을 포함해 신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시대의 도래는 자동차가 이동 수단에서 업무 및 문화 공간으로 변화함을 의미한다.

특히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도입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포드(Ford)는 CES 2017에서 아마존 인공지능 비서인 알렉사를 탑재할 방침이라고 발표하며, “포드의 싱크(SYNC) 앱링크 기능과 연동해 차 내에서 오디오북을 듣거나 음악 재생, 아마존 온라인 쇼핑 리스트 관리 등 다양한 작업을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가 알렉사를 탑재하게 되면, 자동차 안에서 집안의 온도, 창문, 가스 등의 제어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BMW가 특수안경에 증강현실을 연결한 시스템인 MINI Augmented Vison(출처: BMW)
BMW가 특수안경에 증강현실을 연결한 시스템인 MINI Augmented Vison (출처: BMW)

일본의 NTT 도코모(Docomo)와 젠린 데이터컴(ZENRIN DataCom)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자동차용 음성비서 서비스인 ‘AI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공동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자연대화 기술을 이용해 운전 중 필요한 모든 조작을 음성으로 가능토록 하기 때문에 기존의 내비게이션처럼 목적지를 손으로 입력해 검색할 필요를 없앴다. 또한 운전자가 자주 가는 장소, 도로, 출퇴근 시간 등 행동패턴이나 일정을 연계해 자동으로 분석하는 행동예측 기술을 활용해 운전 환경을 개선했다. 첨단 정보검색 기술은 검색기능 향상 뿐 아니라 검색엔진을 활용해 검색한 목적지가 SNS 상에서 얼마나 화제가 되고 있는지를 표시해준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2018 맥스크루즈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다고 발표했는데, 애플 카플레이, 미러링크 뿐 아니라 카카오 인공지능 솔루션인 카카오 아이(i)의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커넥티드 자동차가 실현될수록 운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많은 분석결과를 얻게 된다. 전통적으로 자동차 제조회사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일부 사용자가 테스트를 한 후 시스템을 조정하거나 리뷰가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하지만 기술발전 주기로 봤을 때, 얼마나 시간이 소요될지 모르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제품 관리 및 기술개발을 지속하기가 어렵다. BMW의 경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시카고에서 근무하고 있는 150여 명을 통해 즉각적인 기능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시카고 팀은 노키아(Nokia)의 소프트웨어 팀을 인수해 구성했는데, 이 팀은 모바일, 클라우드, 인터넷 서비스에 많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인포테인먼트와 상호작용하는 운전자의 패턴 빅데이터를 분석해 업데이트된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및 자동차에 즉시 적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실제 BMW 측은 2017년 1월부터 7월말까지 약 260여 건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시시각각 업데이트 하려면 OTA(Over The Air: 무선통신을 이용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기술이 필수적이다. OTA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뿐 아니라 다양한 전장 부품의 빠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가능케 하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OTA 기술 도입의 장점으로는 업그레이드 비용 절감, 자동차 생명주기에 걸친 신기능 및 기술의 용이한 적용 등이 있다. 현재 텔레매틱스나 IVI(In-Vehicle Infotainment) 분야에서 OTA는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로, 자동차 OEM들은 2020년까지 자동차 내 ECU 전체에 OTA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상태다. 

인포테인먼트에서 부각되고 있는 이슈 중 하나는 HUD와 관련한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의 접목이다. 2015년 BMW가 특수 안경에 증강현실을 연결한 시스템인 MINI Augmented Vision을 소개한 이후, AR 기술을 인포테인먼트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AR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속도, 목적지 도착 시간, 내비게이션, 미디어 정보, 자동차 정보 등을 앞 유리창에 표시하게 된다. 특히 도로상황과 날씨 정보 등을 시각화할 수도 있고 GPS 데이터와 센서를 통합하면 다른 자동차의 속도나 접근 정보들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

AAA와 유타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주행 방해 여부 테스트 장면 (출처: AAA)

AR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있어 실험적인 도전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스위스의 AR 스타트업인 웨이레이(Wayray)다. 웨이레이는 AR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 내비게이션인 나비온(Navion)을 개발했다. 나비온은 기존의 내비게이션이 운전자에게 혼란을 주는 측면을 AR 기술로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하만이 CES에서 선보인 LIVS 기술(Life-Enhancing Intelligent Vehicle Solutions)은 웨이레이와 공동작업에 의한 결과물이다.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 운전자를 방해한다?

이렇게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기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사용하는 운전자에게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에 대해서는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신형 자동차에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운전자의 시선과 주의를 빼앗아 잠재적으로 주행을 방해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음성과 터치스크린 기능과 같은 자동차용 기술을 사용하는 운전자는 내비게이션, 음악, 문자 메시지 전송과 같은 작업을 완료할 때 시각적, 정신적으로 약 40초 이상 시선을 주행 방향이 아닌 다른 곳에 빼앗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도로에서 눈을 뗄 경우 단 2초 만에 충돌 위험이 두 배로 증가했다. AAA는 운전 중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하는 미국의 성인 3명 중 1명은 운전대 너머에 위치한 이들 기술을 사용할 때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AA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과연 운전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해 완성차 업체와 시스템 설계자가 기능을 개선하도록 연구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AAA의 교통안전 디렉터인 데이비드 양(David Yang)은 “차량 내 일부 기술은 운전자가 주행하고 있는 도로에서 눈을 떼거나 운전대에서 손을 떼는 횟수가 증가할수록 안전하지 못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며 “차량 내에 적용된 기술들이 적절하게 설계되지 않았을 경우, 운전자를 위한 간단한 작업이 복잡해짐으로써 운전자가 인포테인먼트 조작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AAA는 유타대학교와 함께 2017년형 자동차 30대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해 작동을 완료하는 데 걸리는 시간 뿐 아니라 시각과 인지 측면을 조사했다. 총 120명(21~36세)의 연구 참가자들은 도로를 주행하면서 음성명령, 터치 스크린(Touch Screen),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 3D 컴퓨터 생성 이미지(CGI: Computer Generated Image), 전화통화, 문자 메시지 전송, 라디오 등의 기능을 작동시켜야 했다. 일부 차량에는 핸들과 대시 보드에 다기능 버튼이 50개나 추가되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목적지를 입력하는 행동은 운전자가 작업을 완료하는 데 평균 40초나 걸리는 가장 혼란스러운 작업이었다. 실험을 진행한 30대 중 12대의 자동차가 주행 중 내비게이션을 작동할 수 있었다. 현재 미국에서 자동차가 주행 시 내비게이션을 작동할 수 있는 기능을 잠그도록 하는 것은 권장사항일 뿐 안전 표준사항은 아니다.

텍스트로 메시지를 전송하고 읽는 기능은 두 번째로 운전을 방해하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음성명령을 사용할 때 운전자는 도로주행에서 시선이 다소 분산됐지만,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 문제는 상쇄됐다. 또한 라디오 채널 변경 방식은 오히려 아날로그 방식이 더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작동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명백히 자동차 제조회사들이 운전자가 시스템을 빠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AAA와 유타대의 실험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실험대상인 30대의 자동차 중 23대가 조작 난이도가 높은 편에 속했으며, 손과 시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음성 명령 기능도 사실상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7대는 ‘보통’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반대로 사용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낮은 자동차는 단 한 대도 없었다. 

AAA의 CEO인 마샬 도니(Marshall Doney)는 “운전자는 안전하고 사용하기 쉬운 기술을 원하지만, 현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추가된 많은 기능들은 지나치게 복잡해 때로는 운전자가 좌절감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AAA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70%는 자동차에 새로운 기술이 탑재되기를 바라지만, 이 중 20%만이 이 기술을 완벽하게 작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에는 문자 메시지 전송, SNS 확인, 웹 서핑 등과 같이 운전이나 회사 업무와 크게 관련이 없는 기능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먀샬 도니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라디오를 듣는 것보다 까다로운 시스템을 단순화해 설계함으로써 시각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운전자의 혼란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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