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에 공감(84.0%), 미투운동을 지지해(80.9%)
"내 이름을 공개하고 사건을 공론화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 같다" 13.8%뿐

최근 우리사회에 "미투운동(#metoo)"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는 그 동안 우리사회에 쌓인 부조리가 일거에 봇물터지듯 터진 현상으로 이해된다. 최근 이와 관련해 의미 있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대부분 미투운동의 취지와 의미에 공감을 하고, 지지하는 입장을 표출했으나, 성별 및 연령에 따른 온도 차이도 확인할 수 있었다.

미투운동의 취지에 대해 공감하는 편이라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84.4%에 달했다. 여성(90.8%)에 비해 남성(78.0%)의 공감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젊은 남성일수록 미투운동에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20대 남성 68.8%, 30대 남성 76.8%, 40대 남성 80.0%, 50대 남성 86.4%)이 뚜렷하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미투운동에 대한 지지 의사도 이와 비슷했다. 전체적으로는 10명 중 8명(80.9%)이 미투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연령에 관계 없이 미투운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여성(89.8%)과는 달리, 남성의 경우에는 젊은 층일수록 미투운동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도가 낮은 모습(전체 남성 72.0%, 20대 남성 55.2%, 30대 남성 68.8%, 40대 남성 79.2%, 50대 남성 84.8%)이 매우 뚜렷했다. 미투운동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젊은 남성층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가장 빈번하게, 그리고 일상적으로 성폭력, 성희롱 문제가 발생하고 있을 것 같은 분야로는 대중문화예술계(62.5%, 중복응답), 정치권(44.3%), 일반회사(35.7%)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중문화예술계 및 정치권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뉴스를 통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나, 비교적 높게 나타난 일반회사에 대한 인식은 조사에 참여한 보통사람들의 현실적인 ‘공감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권력과 지위를 바탕으로 한 조직 내 성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남성(30.2%)보다는 여성(41.2%), 그리고 젊은 세대(20대 43.6%, 30대 38.8%, 40대 29.6%, 50대 30.8%)가 성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으로 일반회사를 많이 꼽았다.

그러나 ‘미투운동’에 대한 사회적 공감도가 높고,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막상 자신이 비슷한 상황을 겪었을 경우에는 선뜻 나서지는 못할 것 같다는 것이 대다수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자신이 상위직급이나 권력이 있는 사람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경우 두렵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공개하고, 사건을 공론화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 같다는 응답은 전체 13.8%뿐으로, 그만큼 현재 대중들에게 얼굴을 드러내고 미투운동을 펼치고 있는 피해 당사자들이 얼마나 어려운 결정을 했는지를 생각하게끔 한다. 4명 중 1명(26.5%)은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고, 사건을 공론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으며, 미투운동에 공감은 하지만 그런 상황을 공개하는 것은 큰 부담과 고민이 될 것 같다(35.8%)는 의견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미투운동이 여성들에 의해 주도되는 현상이라고 바라보는 시각(73.1%)이 매우 많다는 점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우리사회가 오랫동안 남성중심의 문화 아래에 놓여져 있었던 만큼 최근 미투운동에 의해 고발되는 과거의 폭력적인 행위들이 주로 여성의 목소리로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는 이런 상황이 일부 미투운동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보여진다. 10명 중 7명(70.8%)이 공감하는 것처럼 미투운동으로 인해 남성들이 잠정적인 범죄자로 취급 받는 부분도 있다는 느낌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여성(60.6%)보다는 남성(81.0%)의 이런 우려가 훨씬 컸다. 이런 측면에서 미투운동이 남녀의 성대결 구도로 번질 가능성도 결코 배제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실제 10명 중 3명(30.5%)은 미투운동이 남녀 대결구도로 흘러가는 것 같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여성(24.2%)보다는 남성(36.8%), 특히 20대 남성(56.0%)이 미투운동을 남녀대결구도로 이해하는 태도가 뚜렷한 특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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