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성장하는 브라질 게임시장… 장기적 안목으로 이용자 확보해야

2억이 넘는 인구와 남미 최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브라질은 최근 디지털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잠재성 높은 시흥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브라질 게임시장은 인터넷 인프라 개선과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모바일을 비롯한 개임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브라질 현지 게임 퍼블리셔 ‘리라게임즈(Leela Games)’의 CEO 카를로스 에스티가르비아(Carlos Estigarribia)를 만나 브라질 게임시장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브라질 게임 퍼블리셔 '라라게임즈'의 CEO 카를로스 에스티가르비아
브라질 게임 퍼블리셔 '라라게임즈'의 CEO 카를로스 에스티가르비아

 

Q. 리라게임즈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리라게임즈는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소셜 게임과 소셜 카지노 게임을 주로 제작, 유통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에 17개 게임, 애플 앱스토어에 19개 게임을 출시했으며, 900만 누적 다운로드를 달성한 바 있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도 제작/유통하고 있는데, 현재 6개 게임을 출시했고 월 이용자(Monthly Active User, MAU) 750만 명, 게임 실행 횟수 5천 만 세션을 달성하기도 했다. 

운영 중인 게임 중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은 <도미노스: 배틀(Dominoes: Battle)>로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페이스북 메신저 플랫폼으로 출시되었다.

현재 브라질, 미국, 멕시코, 이집트, 이탈리아, 스페인, 알제리, 콜롬비아 등 8개 국가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용자 규모 기준으로는 브라질이 250만 명으로 가장 많다.

본사는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해 있으며 7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2개월 전에는 상파울루에 지사를 설립해 4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주요 수익원은 광고로, 전체 수익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구독형 모델과 소액 결제도 도입했지만 비중이 크지는 않다.

Q. 현재 리라게임즈가 퍼블리싱한 게임들은 대부분 소셜 게임, 퍼즐이나 소셜 카지노 게임들이다. 해당 장르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처음 게임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브라질 현지 게임 퍼블리싱으로 시작했다. 당시 브라질에서 인기를 얻었던 게임들이 대부분 퍼즐게임과 소셜게임이었다. 이런 부분이 해당 장르에 집중하게 된 원인이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대형 게임과 비슷한 장르로 경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점 역시 중요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퍼즐게임은 브라질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특히 어린 게임 이용자들과 여성들이 선호하고 있다.

높은 매출을 보이는 게임들과 시장의 유행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카드 게임만을 유통하는 징가(Zynga) 등 여러 기업들이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여전히 건재하다.

클래시오브클랜(Clash of Clan)과 같은 AAA 게임은 아니지만 퍼즐과 캐주얼 게임은 브라질에서 중요한 게임 사업 영역이다.

Q. 광고 만으로는 수익이 적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러한 수익모델을 고수하는 이유는?

리라게임즈 이용자는 750만 명이 넘는다. AAA 게임들은 소액 결제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리라게임즈는 광고를 통해 충분한 수익을 얻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리라게임즈의 수익은 매년 15%씩 성장하고 있다. 기본 수익 모델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하는 것이 현재 목표이다.

환경적으로는 브라질 모바일게임 이용자들이 전략, RPG, MMORPG와 같은 대형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어 하지만 이런 종류의 게임을 이용할 수 없는 환경에 있는 이용자들이 많다.

대형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고사양 스마트폰과 좋은 통신 환경이 필요하지만 많은 브라질 이용자들은 저가형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으며, 브라질 통신 환경 또한 좋은 편이 아니며 비용도 비싸기 때문이다.

뛰어난 품질을 보여주는 한국 모바일게임을 퍼블리싱하고자 했으나 실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브라질 이용자들이 감당하기에는 다운로드 용량이 너무 크고 필요한 스마트폰 사양이 너무 높아 브라질 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들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들과 리라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게임의 장르적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광고 중심의 수익모델을 유지하고 있다.

Q. 최근 게임 산업에서 확률형 아이템이 이슈가 되고 있다. 브라질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확률형아이템 기반 게임들이 한국과 달리 인기 순위에 많지 않은데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확률형 아이템 기반 게임들은 게임 이용이나 다른 이용자와 경쟁을 위해 초기에 일정 이상의 투자 비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브라질 이용자들은 게임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지 않는다.

브라질 내에서 평균적으로 게임 수익은 다른 주요 국가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비해 1/20 정도로 낮다고 보면 된다. 슈퍼셀(Supercell)의 게임 조차 브라질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다른 주요국의 1/20정도 수준이다.

브라질 이용자들은 게임을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경쟁적 요소를 매우 선호할 뿐 아니라 게임 콘텐츠에 대한 요구 수준도 높지만 실제 비용을 지불하는데 있어서는 인색하다.

Q. 해외 기업의 게임을 브라질에서 퍼블리싱 할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게임 제작사의 현지화 노력과 인내심을 중요한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현지화, 마케팅, QA 테스트까지 모두 완료하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데 약 6-9개월 정도가 필요하다. 또한 현지 상황에 맞게 게임을 수정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때문에 충분한 기간을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이 부족하고 요구 사항을 콘텐츠에 잘 반영해주지 않는 경우 함께 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해당 게임이 다른 국가에서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른 국가에서 일정 수준 이상 성과를 거둔 게임이 브라질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Q. 모바일게임 현지화 시, 어떤 부분에서 주로 수정을 요청하는 편인가?

게임 내적인 요소보다는 인터페이스, 가격, 운영 등 외적인 요소를 더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모바일게임의 경우 지나치게 많은 요소들과 팝업창들이 어지럽게 배치되어 있어 브라질 게임 이용자들에게 적합한 방향으로 수정이 필요했다. 인터페이스를 직관적으로 변경하고, 단계별 튜토리얼을 추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했다.

아이템 가격 책정 또한 현지 사정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하거나, 완전히 가격을 낮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게임 내 이벤트를 진행할 때, 아시아 지역과 시차가 크기 때문에 현지 시간에 맞춰서 시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주요한 요청 사항 중 하나이다.

무엇보다 현지화는 현지 전문가에게 위임하는 편이 가장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Q. 브라질 게임 이용자들의 주요한 특징은?

브라질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을 하면서 의견을 주고받거나 성적을 자랑하고 과시하는 행동을 선호한다. 때문에 마케팅 차원에서도 SNS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 아이템이나 코인을 주는 전략이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브라질 게임 이용자들은 페이스북 페이지도 매우 자주 방문하는 편이고, 의사 표현도 활발하다. 따라서 브라질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Q. 브라질 문화적 특성에 맞는 현지화는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하나?

브라질 이용자들에게 아시아 문화는 상당히 익숙한 편이기 때문에 아트 스타일 등 큰 변화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부 지나치게 선정적인 컨텐츠의 경우 다소 간 수정이 필요하지만 아주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경쟁 기반 게임의 경우 브라질 캐릭터를 추가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과거 이종격투기관련 게임을 퍼블리싱 할 때, 라이선스 구매를 통해 브라질 현지에서 활동하는 선수를 캐릭터로 추가한 적이 있다.

또한 브라질 게임 이용자 대부분은 영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포르투갈어로 번역되지 않은 게임이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Q. 최근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규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정부 차원의 규제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지?

유럽이나 미국 등 다른 국가와 달리 브라질에서 관련 논의는 본격화되지 않았다. 브라질에도 클래시오브클랜 등 확률형 아이템을 도입한 많은 게임들이 유통되고 있지만, 규제 기관의 제재를 받은 사례는 없다.

다만 실제 화폐를 사용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대한 법률 개정 논의가 내년에 있을 예정인데, 이 때 전리품 상자가 도박의 한 갈래 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에서 전리품 상자가 도박으로 규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Q. 브라질에서 제작사나 퍼블리셔들이 서드파티 결제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지?

모바일게임의 경우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가 제공하는 기본적인 모듈을 이용하고 있다.

PC게임은 스팀(Steam)에서 출시하지 않는 경우, 보아 콤프라(Boa Compra), 파그 세구로(Pag Seguro), 프리메이로 페이(Primeiro pay) 등 서드파티 결제 시스템을 예전부터 많이 활용하고 있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빌링 서비스의 경우 50%의 수익을 수수료로 요구하고, 세금도 수익의 30%나 부과되기 때문에 이용률이 높지 않다.

콘솔게임의 경우 모바일과 같이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플랫폼이 지원하는 공식 모듈만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Q. 퍼블리셔와 제작사의 수익 분배 비중은?

개별 게임마다 다르며 계약 사항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리라게임즈 경우 마케팅 등 각 게임별 비용 지출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50/50이 일반적이며, 많은 마케팅 비용 지출이 필요한 경우 60/40의 수익분배 비중을 요구할 때도 있다.

Q. 브라질에서 이용자 획득(UA)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페이스북이 가장 중요한 홍보 채널 중 하나이다. 리라게임즈는 90%의 마케팅 비용을 페이스북 마케팅에 지출하고 있다.

브라질 게임쇼(BGS) 등 큰 규모의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법은 PR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실제 이용자 획득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만일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시도하려고 한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싶다. 단순한 가입자 수가 아닌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유념해야 하는 부분은 게임의 질과 상관없이 마케팅 만을 통해 급격히 성장한 사례는 없다는 것이다. 리라게임즈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게임의 성격에 맞춰 단계적으로 세세한 전략을 세우는 형태이지, 한 번에 유명한 게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

작년에 슈퍼셀이 TV광고에 엄청난 돈을 투자 했다. 브라질 최고 인기 배우를 섭외했고, 대대적으로 홍보 포스터를 부착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투자 대비 효과가 크지 않았다.

대부분의 중소 게임사들은 페이스북 광고나 앱 마켓 피쳐드 리스트 등록에 마케팅 초점을 맞추고 있다.

Q. 남미 시장에서 브라질 게임시장의 영향력은?

시장 규모가 남미에서 가장 크지만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큰 영향력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멕시코가 남미 시장에서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콜롬비아, 칠레도 비슷한 위치이지만, 시장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용자 획득 비용이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브라질 시장이 남미 시장에 대한 테스트 베드로서는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Q. 브라질 게임시장의 향후 전망은?

현재 브라질에서 많은 이용자 베이스를 확보할 수 있다면, 5년 후에 큰 성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브라질 게임시장은 불법 복제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모바일게임조차 불법 복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 프리투플레이(F2P) 수익 모델 도입 등으로 불법 복제 문제가 많이 개선된 상황이다. 이에 힘입어 브라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물론 현재 브라질 시장이 이용자 규모에 비해 수익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향후 5년 후부터 이용자들이 게임에 비용을 지출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그 시점이 브라질 게임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이용자 획득 비용이 저렴한 현재 브라질 시장에서 이용자를 확보하고 인지도를 얻은 다음, 그 인지도를 바탕으로 5년 후 본격적으로 수익을 얻는 전략을 편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브라질 시장에 관심 있는 한국 게임사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고 투여되는 비용과 노력을 줄이기 위해 믿을 수 있는 현지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 시점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브라질 게임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다른 시장에 비해서 수익 측면에서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충분한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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