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갑자기 일일 신규 확진자가 300명을 초과하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 19) 사태가 또다시 심상치 않게 전개되면서 세계가 한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K방역으로 상징되는 코로나19 대응에 찬사를 보내왔던 주요 외국 매체들이 재확산의 원인과 경과에 대해서 큰 관심을 보이면서 한국의 상황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외국 매체, 코로나 19 대규모 재확산 우려 보도

로이터 통신은 코로나19 감염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 기사를 게재하면서, “한국은 코로나19 대응 모범사례였지만 최근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으로 보건당국이 고군분투하던 2월의 두려움이 되살아났다”고 설명했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은 “훌륭한 코로나19 대응으로 국제적 찬사를 얻은 한국이 몇 달 후인 지금 극적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한국은 3월 이후 또 다른 대규모 발병 직전에 있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사랑제일교회로부터 촉발된 새로운 코로나19 발발이 한국 전역에 대량 전파의 공포를 야기하고 있다. 대부분의 감염 사례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다른 대도시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2차 확산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점점 모험을 감행하면서 새로운 집단발생 지역이 생겨남에 따라 K방역의 효과가 계속 이어질지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 인구 밀집지역에서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전국 주요 도시와 교외에서도 감염이 보고돼 통제 불능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일 신규 환자가 300명대로 늘어난 건 지난 3월 8일(367명) 이후 5개월 만이다. 8월 초까지만 해도 정부가 코로나19를 잘 극복했다고 선전했고 K방역은 코로나19의 성공사례라고 자랑하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런데 이제 방역 당국은 제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를 호소하고 있다. 외국 매체들의 보도는 자화자찬했던 한국을 조롱하듯이 들린다. 조롱은 참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불편, 경제적 피해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은 3면이 바다고 북쪽은 휴전선으로 막혀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부터 전염병을 차단하는데 매우 유리한 입지다. 또 의료방역 체계가 잘 돼 있고,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에 온 국민들이 충분한 자세가 돼 있다.

국민들이 마스크 쓰고 거리 두기를 하면서 협조하고 의료인들의 헌신으로 한동안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줄어들어 코로나19가 조만간 종식될 것으로 보았다.

그러면 무엇이 잘못됐었기에 5개월 전 상황으로 되돌아가 또다시 온 국민이 공포 속에서 살아야 하는가?

 

한국의 코로나 19 재확산 원인

첫째, 외국으로부터 유입을 차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줄었지만 외국 유입 확진자는 계속 나왔고 어떤 날은 지역 발생자보다 많았다. 아무리 국내 확진자 수가 줄어도 외국에서 계속 들어오니 코로나19 상황은 계속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도대체 외국으로부터 유입을 차단하지 않은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인가?

특히, 외국 선원이 많이 들어오는 부산항에는 러시아인을 비롯한 외국인 감염자가 속출했고, 내국인에게 2차, 3차, 심지어 4차 감염을 유발시켰다. 외국인들에게는 진료비를 부담시키지 않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한국에 들어온다는 말까지 나왔다.

우리 국민들이 내는 국민건강보험료를 통해 조성된 의료 예산으로 외국인들을 치료해주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여론의 비판이 비등하자 정부는 외국인에게도 의료비를 청구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부분의 국가나 지역에서는 외국으로부터 오는 감염원 차단에 철저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 방역학 박사 출신 천제런 부총통이 코로나19에 대한 정책을 총괄하고 치과의사 출신인 천스중 위생복리부 부장이 실무를 지휘하고 있는 대만은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 발표가 나오자마자 우한발 항공기의 검역을 시작했다.

2월 초순에는 중국과 통하는 모든 하늘길과 바닷길을 차단하고 중국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대만으로서는 경제적 희생을 감수한 조치였다. 아울러 대만 방역 당국은 ‘전자 울타리’라는 휴대전화 위치추적 시스템으로 자가격리자를 철저히 관리했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코로나 19가 창궐했던 중국과의 거리가 130km에 불과하고 왕래도 잦은 대만이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불리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자 미국 등이 입국을 금지조치를 취했는데, 중국은 외교부와 관영 매체까지 나서서 과잉 대응한다고 비판 공세를 퍼부었다.

그런데 나중에 중국은 자국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잡히자 외국인 입국금지를 실시했다. 한국정부는 한중 ·관계 등을 고려해 중국에 대해 입국금지를 하지 않았으나, 중국은 자국 상황이 나아지자 뒤돌아보지 않고 한국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어떤 국가는 입금금지를 예외를 두지 않고 철저히 실시하고 있는데, 심지어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을 받은 대사가 제때 부임하지 못하고 상당히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다.

둘째,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감하자 K방역에 과신한 나머지 국민들의 경계심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영화관, 박물관·미술관, 공연, 관광 등 8개 분야에 걸쳐 ‘1,700억 원 할인 쿠폰’을 뿌렸다.

또 8월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3일 연휴를 만들어 맘껏 놀게 했다. 임시공휴일 지정은 국민들에게 이제부터는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

그런데 향후 확산세를 가늠하는 척도인 ‘감염 재생산지수’에 따르면, 이때는 제2차 대확산이 이미 시작된 상태였고, 밖에서 맘껏 놀 것이 아니라 집에서 나가지 말아야 할 때였다. 보건학에서는 환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 수를 뜻하는 ‘감염 재생산지수’가 1을 넘기면 감염병이 확산세에 있다고 본다.

서울시 시민건강국의 서울 시내 코로나19 통계 자료는 ‘감염 재생산지수’가 6월 첫 주에 1.03을 기록한 뒤 5주간 1.0 아래로 밑돌다가 7월 셋째 주에 다시 1.05를 기록했다.

시민건강국은 이미 7월부터 시작된 확산세가 8월에 접어들면서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에서는 7월 중순 이후 최초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소규모 집단감염이 서울 종로·강서·관악·송파, 경기 포천 등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구에서는 역삼동 브이(V)빌딩, 엘골인바이오, 할리스커피 선릉역점, 유한디앤씨(DNC) 사무실, 신일유토빌 오피스텔, 골드트레인 등 여러 곳에서 확진자가 나와 ‘깜깜이 확진’이 이어졌다.

휴가철 영향 등으로 검사를 많이 받지 않은 7월 넷째 주에 0.63으로 급격히 떨어졌던 ‘감염 재생산지수’는 8월 둘째 주에 1.44까지 치솟았다.

셋째, 이처럼 확산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7월 24일 전국 교회에서 각종 소모임과 식사 금지 조처를 해제한 것은 섣부른 조처였다. 이때부터 교회발 확진이 계속 나오고, 특히 ‘사랑제일교회’에서 대량의 확진자가 발생함으로써 사태가 급속히 악화됐다.

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은 의원 질의에 “연휴 시작 전이었던 8월 14일부터 국내 확진자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8월 15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등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전국으로 확산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평균 잠복기는 5.2일이고 길게는 14일에 이르기 때문에 8월 초에 이미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

광복절 집회에서의 감염은 8월 20일경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고, 휴가, 영화 관람 등 다른 요인과 겹쳐 제2차 팬데믹 우려가 크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배포한 284만 장 중 약 50만 장의 영화 쿠폰이 8월 중순에 집중적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영화관 감염이 걱정된다.

제1차 팬데믹 때에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산됐으나, 지금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어 상황이 더 심각하다. 그리고 당시에는 신천지 관련자를 집중적으로 검사해 확진자를 비교적 빨리 찾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교회, 카페, 오피스텔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다발적으로 집단 발생이 일어나 대응이 훨씬 어렵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으므로 철저한 조치를 해야 한다.

제2차 코로나 19 팬데믹 대책

첫째, K방역 모범국이라는 자화자찬은 그만둬야 한다. 뉴욕타임스 등 세계 주요 매체가 K방역의 효과가 계속 이어질지 미지수라고 지적하고 있어 세계가 한국 상황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이러한 선전은 코로나19에 대한 국민들의 경계심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방역에 도움이 안 된다. 그 시간에 어떻게 하면 전염원을 차단하고 확산을 방지할 것인지 신경을 써야 한다. “입이 방정이다”라는 옛말을 되새겨 최선을 다하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기다려야 한다.

둘째, 코로나19에 어정쩡하게 대처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 확인됐고 더 강한 변종이 생기고 있다. 어설프게 소비를 진작하고 관광을 활성화한다고 쿠폰이나 나눠주다 보면 더 큰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확실히 코로나 19를 잡고 난 연후에 다시 출발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다.

아울러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당분간 다중이 모이는 모임, 집회나 시위 및 합숙 훈련·수련회 등은 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내려야 한다.

셋째, 교회에 대한 조치를 강하게 해야 한다. 지금 많은 코로나19 확진자는 교회에서 발생하고 있다. 환경적으로 교회는 좁은 공간에서 예배를 보는 것은 물론 성가대 합창연습, 성경공부 및 단체식사 등으로 감염 위험이 매우 높다.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는 인식하에 교회에 협조를 요청하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행정적 조치를 해 나가야 한다. 특히, 합숙예배는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당국의 경고도 무시하고 대규모 집회를 열어 코로나 전국 확산의 촉매제가 된 ‘사랑제일교회’는 비난받아 마땅하고 경우에 따라 법적인 처벌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역학 조사를 빨리 진행할 수 있도록 신도명단을 관계 당국에 빠짐없이 신속하게 전달하고 검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넷째, 코로나 19로 인해 불가피해진 비대면(언택트) 생활화에 좀 더 신속하고 과감하게 준비해 나가야 한다. 대학교 같은 경우는 짧은 시간에 온라인 강의가 정착돼 별문제가 없다.

이제는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의 온라인강의 진행에 문제가 없도록 영상장비를 확충하고, 교사들의 온라인 강의 역량을 조속히 키워야 한다.

특히, 개학을 했다가 확진자가 발생하면 학교를 폐쇄하는 사례가 반복됐는데, 교실 수업일수에 연연해 하지 말고 상당 일수를 온라인 강의로 진행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또 아직도 학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수강하는 경우가 계속되고 있는데, 인터넷 강의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의대 정원 확대 등 문제로 인한 정부와 의료계 간 대립 상황이 하루속히 해소돼 병원 파업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온 국민이 코로나19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의대정원 확대를 발표한 것이 잘못됐지만, 현재 매우 위급한 상황이므로 국민이 먼저라는 자세로 서로 양보해 우리 의사들이 방역전선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

최근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2년 내 종식되기를 바란다는 희망 사항을 내비쳤다. 가용수단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물론 백신과 같은 부가적 수단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열쇠라고 강조하면서도, 백신만으로 팬데믹이 끝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역으로 생각하면, 세계보건기구 수장이 2년 내에 코로나19가 퇴치되지 않을 정도로 오래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는 근현대 보건사에서 유례가 없는 강적이다.

조그마한 빈틈이 있어도 침투하고 확산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는 굳건한 결심과 철저한 방역이 계속 이뤄져야만 승리할 수 있다.

 


이강국 전) 중국 주시안 총영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