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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국의 생생칼럼] 4차 산업혁명 시대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과 의료허브 구축 
[이강국의 생생칼럼] 4차 산업혁명 시대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과 의료허브 구축 
  • 이강국 전) 중국 주시안 총영사
  • 승인 2020.04.0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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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국 전) 중국 주시안 총영사
이강국 전) 중국 주시안 총영사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 상황에서 온 세계인들은 코로나 백신이 하루속히 개발되어 이 가공할 전염병을 물리쳐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에 따라 백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바이오헬스 산업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 백신 개발을 위한 총성 없는 전쟁


한편, 코로나19 백신을 먼저 개발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유망한 독일 바이오기업 큐어백(CureVac)에 자본을 대는 조건으로 인수하거나 회사 연구진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타진하자, 이런 정황을 포착한 독일 정부가 강력 반발했다. 

독일 관계부처 장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에 격분했다고 한다. 그 후  메르켈 총리는 “이 문제는 해결됐다”고 말하고, “그 상황에 매우 신속하게 대처했다”고 덧붙였다. 

바이오헬스 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여 국가 경제를 주도하는 ‘이노베이티브 무버(선도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여 경제 활성화는 물론, 의약품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사회안전망 기능을 수행하는 ‘국민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많은 국가들이 바이오헬스를 중점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제약산업을 포함한 바이오헬스 산업을 8대 선도 산업, 6대 신 수출성장 동력 중 하나로 삼고 지원 강화를 표방하고 있다. 

바이오헬스 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약산업 발전, 헬스케어 산업 육성, 나아가 의료체계 혁신 등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 

먼저, 제약산업 발전이다. 세계 제약시장은 미국, 중국, 독일, 인도 등이 점유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특히, 인도는 전 세계 백신 수요의 5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 국내 제약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22조 632억 원으로 다른 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고, 세계 제약시장(1조 1,400억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에 불과하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성장잠재력이 무궁한 제약산업에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2017년 기준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에 의하면 제약바이오산업의 연구비 비중은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을 제치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바이오 산업에 과감한 투자


연구에 투자를 높인 결과는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2003년 LG생명과학에서 개발한 항생제 팩티브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첫 물꼬를 튼 이래 제약산업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과 유럽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받은 품목은 신약부터 개량신약, 바이오시밀러, 희귀질환치료제 등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우리의 제약산업이 갈 길은 아직 멀다. 무엇보다도 미국, 독일, 중국에 비해 기업 규모가 작다. 그래서 대기업들이 과감하게 투자해 바이오산업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이나 코오롱 인보사 사태는 매우 안타깝다. 

물론 법을 고의로 어긴 경우는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바이오 분야에 관해서는 사전에 완벽한 법체계를 세우기가 어렵고 시행착오가 발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바이오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법의 잣대를 들이밀어 상장을 폐기하는 식으로 싹을 잘라버리면 우리만 손해다. 잘못에 관련된 사람들에게는 엄하게 처벌을 하되 바이오 기업을 망하게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헬스케어 산업육성을 위한 과감한 규제 혁신


둘째, 헬스케어 산업 육성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우리나라 진단키트가 종횡무진 활약해 세계 각국의 러브콜을 받아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한국산 진단키트 지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3월 30일 현재 한국산 진단키트 등 방역 물품 수출이나 인도적 지원을 정부 차원에서 요청한 국가는 81개국이고, 민간 영역까지 더하면 117개국에 이른다. 루마니아 의회에서는 현지 한국대사관에 코로나19 분자진단시스템의 원활한 공급으로 전염병 확산 방지 공로에 대한 감사장을 보내왔다고 한다.

한국산 진단키트 성공의 공로자가 ‘긴급승인제도’라는 탈규제 정책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6년 메르스 사태 때 도입된 제도로서 긴급한 의료기기의 경우 한시적으로 허가 절차 없이 제조·판매할 수 있게 해 신속히 공급 루트를 열어줬다. 지난 1월 중국 우한에서 바이러스가 번지자 발 빠르게 진단키트 개발에 착수해 성공한 것이다. 

헬스케어 분야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사회 수용성을 높이고 적기 시장진입을 위해서 규제개선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헬스케어 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파급력 있는 융합산업이지만 관련 법규나 제도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첨단 재생의료, 디지털헬스케어 등 헬스케어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과감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 

 


건강보험료 부담의 가중, 세금부담보다 커져


셋째, 의료체제개혁이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은 세계 어디에다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의료인 수준이 높고 친절하며, 병원시설은 쾌적하다. 게다가 저렴한 가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 

그런데 속으로는 골병이 들고 있다. 낮은 의료수가는 전 국민이 내고 있는 건강보험료로 충당되고 있는데, 건강보험 재원 고갈 위험 경보가 울리고 있다. 

건강보험료 수가는 소득은 물론, 거주하고 있는 주택이나 자동차 가격을 합산해 산정하기 때문에 그 부담이 매우 크며, 건강보험료 부담이 세금 부담보다 큰 가계가 많아지고 있다. 

소득은 얼마 되지 않은데 살고 있는 주택가격이 갑자기 올라 고액의 건강보험료를 내야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 건강보험료 부담은 더 커질 것이다. 부득이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생길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책 당국은 건강보험 재정 상황과 향후 운영계획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밝히고 방책을 모색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건강보험료 부담을 덜고 의료시스템을 고도화해 나가는 방안으로 의료허브 구축을 강구해야 한다. 

그런데 의료허브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의료허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의료시장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국민들을 설득해 나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한국 의료진 수준이 높은 것은 정평이 나 있다. 인재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경영난 때문에 폐업하는 중소 병원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빚더미에 올라 법원에 개인 회생을 신청하는 의사가 급증하고 있어 의사를 ‘대출 1순위’로 쳐주던 은행들도 병원의 재정 악화와 파산 위험을 반영해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고 한다. 

병원 폐업이 속출하지만 앞으로도 매년 의과 대학을 졸업하는 머리 좋은 의사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런데 국내 환자 수는 제한돼 있다. 의사라는 청운의 꿈을 품고 어려운 의과 대학에 합격하고 긴 시간 동안 열심히 공부해 개업했는데 빚더미에 눌려 폐업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의료허브 구축을 위한 결단 필요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료허브를 육성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의료시스템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의료허브는 우수한 인력이 함께하는 첨단화된 대형병원이 많아져야 가능하지만 현재 한국은 각종 규제로 인해 투자 유치를 통한 대형병원 설립이 어렵게 돼 있다. 한류라는 분위기가 있고 한국 의료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와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고 지리적 이점을 잘 활용해 나가면

 중국인 등 외국인 환자들을 많이 유치할 수 있는데, 한국 스스로의 제도가 의료허브 전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들은 내국인 환자들로 넘쳐나고 대기자가 줄을 서고 있어 외국인 환자를 받을 공간이 없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고 외국인 환자를 유치해야겠다는 의지가 발휘될 여지도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의사들이 공동으로 병원을 설립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투자 자금을 통해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풍부한 유동자금은 있지만 주식은 불안하고 은행 금리는 초저금리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중에 떠돌고 있는 1,000조 원이 넘는 유동자금을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의료 분야에 투자한다면 역량이 있는 의료허브를 구축할 수 있다. 

의료허브를 구축하면 포화상태에 있는 의료 인력들의 활로를 찾을 수 있고, 국민들의 건강보험료 부담도 낮아진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의 먹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미래 세대들에게 희망을 주고 국가를 부강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정부, 정치권 그리고 의료인들이 의료허브의 필요조건인 병원의 대형화, 첨단화를 위한 제도개혁에 대승적인 결단을 해야 한다. 이미 많은 나라들이 의료허브 구축을 위해 뛰고 있다. 의사들이 작은 병원의 소황제에 머물면서 안주하는 대신에 한국사회 전체가 ‘윈윈’하는 길로 나가도록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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