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이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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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은 사업계획·전략 실현의 구심점

현대 경영 전략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알프레드 챈들러(Alfred D. Chandler) 교수는 1962년에 발간한 <전략과 구조(Strategy and Structure)>라는 저서에서 ‘조직은 전략을 따른다(Structure follows strategy)’는 기념비적인 명제를 발표했다.

챈들러 교수는 이 명제에 기초해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의 조직은 그 기업이 추구하는 전략의 실행에 부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기업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계획과 실행전략을 수립해야 하고, 수립된 전략의 실행력을 뒷받침하고 극대화하기 위해 조직을 설계하고 운영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 현장에서 기업의 현재 그리고 미래의 조직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장·단기 사업계획과 이를 실행하는 실행전략 그리고 이를 실제로 가능하게 만드는 기업의 조직은 잘 맞물려진 톱니바퀴처럼 움직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여기 하나의 통계가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에서 최근 발표한 ‘유니콘기업 육성을 위한 스케일업 촉진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스케일업 기업 비중은 2010년 13.4%에서 2018년 8.9%로 크게 위축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에서도 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여기서의 ‘스케일업’은 유망 스타트업을 고성장기업(3년 평균 매출 증가율 20% 이상)으로 성장시키는 행위 또는 고성장하는 기업을 의미).

즉,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기업이 보다 큰 기업으로 확대·발전해나가는 숫자가 최근 많이 줄고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통계를 접하고 나니 유망 스타트업들이 현재의 생존과 미래의 고성장을 위해 더욱 치밀하게 (고객의 니즈와 환경 변화를 선도적으로 리드하는) 중·장·단기 사업계획과 실행전략을 마련하고, 실제로 전략을 현실화할 수 있는 조직으로 무장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칼럼에서는 ‘조직은 전략을 따른다’는 명제를 충실하게 실천해 기업 성장을 이룬 실제 사례를 살펴보고, 전략에 부합한 조직이 가져오는 이점과 장점 등을 같이 고민하고 생각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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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실제 사례

필자가 일했던 제약회사는 2000년대 초반 조직 최적화와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는 회사에서 결심한 경영전략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회사는 항생제(抗生劑, antibiotics) 사업 부문을 과감하게 접고 회사의 역량을 항암제 사업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당시 항생제 사업 부문은 회사의 캐시카우(Cash Cow)였다. 회사에서 가장 큰 조직이자 매출 또한 가장 크게 차지했으나, 문제는 너무 낮은 생산성에 있었다. 매출은 절대적으로 높았으나, 투자 대비 수익률은 회사에서 가장 낮았다. 해가 거듭될수록 투자와 수익의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회사는 향후 5개년 중·장기 사업계획과 이를 실천할 전략에 기초해 항생제 사업 부문을 과감하게 없애고, 회사의 역량을 항암제 사업 부문에 전력투구하기로 했다. 회사가 상기 사업계획과 전략을 마련할 당시 항암제 사업부는 매출 제로인 상태였다.

사업계획이 매출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최소 4~5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누구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서 전략적 선택을 한 셈이었다. 뼈아픈 조직 최적화와 구조조정 과정은 1년 넘게 진행됐다.

회사는 항암제 사업에 영업과 마케팅 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조직 개편을 하면서 미래의 기회를 준비했다. 제품 출시에 맞춰 영업과 마케팅 조직의 사람들은 열정적으로 일했다. 몇 년이 지난 후, 회사의 선택과 조직 개편은 합당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항암제사업의 성장과 함께 회사의 수익과 매출은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회사의 성장전략에 따라 조직을 재편하고 이를 실제로 기업현장에 실천한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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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전략=조직’을 일치시키는 방법

실제 기업 현장에서 ‘조직은 전략을 따른다’는 명제는 어떻게, 얼마나 실현되고 있을까? 대기업이나 규모를 갖춘 중견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강소기업, 스타트업의 경우, 조직 문제는 어떤가?

이 문제에 대한 답으로는 ‘Yes’와 ’No’가 동시에 있다. 중소기업, 강소기업, 스타트업은 조직문제에 있어 대기업, 중견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유연하고 자유스럽다. 조직 변경이 비교적 쉽게 이뤄질 수 있다.

린 프로젝트(Lean Project) 등으로 고객의 반응이나 시장 변경 등 외부환경에 보다 민첩하게 실시간으로 반응할 수 있다. 반면 중소기업, 강소기업, 스타트업은 자금력이 없거나 인적 구성원의 자질이나 역량이 낮아 새로운 조직을 구상해도 이를 실천할 인력이 내부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고경영자(CEO)의 사업역량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외부 비즈니스 기회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거나 조직 장악력이 현저히 없는 경우도 있다(고객의 니즈나 외부 환경 변화에 적합하게 변화를 리드하는).

‘중·장·단기 사업계획이나 전략이 모호하거나 빈약하다’, ‘이를 실천할 조직 또한 같이 부실해지거나 명확하지 않다’ 등으로 고민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이 존재한다. 필자가 중소기업, 강소기업, 스타트업 등을 상대로 강의나 컨설팅을 할 경우, 조직 문제는 중소기업, 강소기업, 스타트업 사장님들의 제1의 화두다.

그러나 여기에는 긍정적인 요소보다 부정적인 요소가 많이 존재한다. 이론상으로 ‘조직은 전략을 따른다’는 명제가 좋게 보여도 이를 기업현장에서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한다.

이 경우, 사장님들에게 꼭 해주는 당부의 말이 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과 비교해서 열등감을 가지거나 자괴감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대기업이나 규모 있는 중견기업이 입는 옷을 일부러 입을 필요는 더더욱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맞는 옷을 입으면 됩니다. 간단한 방법으로, A4 용지 등에 사업계획을 그려보고, 이를 실행하는 전략이 무엇일까 간단하게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과정에서 가능한 한 조직 구성원들에게 정보를 공유하고 참여시켜서 사장과 사원들이 같이 사업계획과 전략을 마련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한 조직을 같이 그렸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얘기한다.

물론 여기에는 조직 구성원의 역량에 따르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장의 조그마한 관심과 열정이 있으면 사업계획, 전략, 조직개편은 능히 할 수 있는 사항이다. 필자가 강의하거나 컨설팅한 많은 기업에서 자신들에게 적합한 사업계획과 전략을 스스로 마련하고 새로운 조직을 꾸미는 모습을 많이 지원하면서 이를 실제로 실현한 사례를 꾸준히 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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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전략과 연계한 조직의 강점과 힘

사업계획·전략과 연계한 조직이 갖는 강점은 다섯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사업계획, 실행전략, 조직의 연계를 실현할 수 있다. 내부 구성원 사이에서 회사가 나아가는 방향 및 목표 등을 명확하게 공유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조직 내부의 수직·수평적 연계가 가능하다

둘째, 비전, 사업계획, 전략, 조직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구성원의 참여와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Employee Engagement)를 높여서 이를 고성과조직(高成果組織)으로 연결할 수 있다.

셋째, 향후 비즈니스(Business) 전개에 대한 자신감이다. 린 프로젝트 실현, 패스트 페일(Fast Fail) 전략으로 중간 과정을 수시로 점검하고 목표의 일부 또는 부분 수정, 경우에 따라서는 전면 수정이 가능하다.

넷째, 중·장·단기 조직 구상에 기초한 중·장·단기 인력운영 계획(Headcount Planning)이 가능하다. 이에 따른 채용인력과 채용계획의 명확화를 통해 외부 우수 인력 영입이 수월해진다.

다섯째, 새로운 사업계획, 전략, 조직으로 핵심 인재(Top(key) Talent) 육성 개발이 가능하다. 즉 중·장·단기 조직 구상으로 회사 내 핵심 포지션을 알고 핵심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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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 전략, 조직은 하나

사업계획, 전략, 조직은 그 자체가 하나다. 하나의 일치된 과정이다. 회사에서 고객의 니즈와 환경변화에 따른 사업계획, 전략을 마련한다면 이를 궁극적으로 실현할 적합한 조직이 있어야 한다. ‘조직은 전략을 따른다’는 명제를 현장에서 실천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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