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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실의 경영전략] 애자일, 변화와 혁신을 리드하다
[배진실의 경영전략] 애자일, 변화와 혁신을 리드하다
애자일은 애자일 조직문화 구축과 ‘빠른 실패’ 전략으로 완성된다
  • 배진실 인사경영컨설팅 ‘인재와 미래’ 대표
  • 승인 2019.12.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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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투데이] 요즘 경영계에서 애자일(agile)이 화두다. 번역하면 ‘기민한’, ‘민첩한’이라는 의미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환경에서 ‘얼마나 빨리 대응하느냐’가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뜻이다.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젊고 빠른 의사결정 구조가 애자일 경영의 필수 조건이다. 변화와 혁신을 리드하는 애자일 경영은 두 가지 날개가 필요하다. 하나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빠르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수평적 의사소통을 위한 애자일 조직문화 구축이고, 둘째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빠른 실행과 성공을 담보하는 ‘빠른 실패(Fast Fail)’ 전략의 구현이다. 

 

GS그룹,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애자일 경영을 선도하다

허창수(71) GS그룹 회장은 대한민국 CEO 가운데 대표적인 애자일 경영 선도자로 알려져 있다. 2019년 초 신임 임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허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진화 속에서 시장과 사업을 꿰뚫는 통찰력으로 변화의 맥락을 파악해, 미래의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율적 조직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민첩’, ‘유연’의 가치를 품은 애자일을 탑재해 선제적으로 미래에 대응하겠다는 방향이 보인다. GS그룹은 2018년 말 기준으로 매출 68조 원, 자산 63조 원, 계열사 64개를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했다. 허 회장이 GS 대표를 맡았던 2004년(매출 23조 원, 자산 18조 원, 계열사 15개) 시절과 비교하면 회사의 덩치가 3배 이상 커졌다.

 

국내 건설업계 선두주자, 애자일 조직으로 수평적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다

HDC그룹(회장 정몽규)의 HDC현대산업개발은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팀원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해 신속하게 업무를 진행하고자 2018년부터 애자일(Agile) 조직을 적용 중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에서 시작된 애자일은 회사 조직이 보다 자율적이고 빠르게 업무를 할 수 있게 했다. 

우선, 건설 프로젝트 기획 단계부터 애자일 조직을 적용해 그 결과 고객의 요구를 빠르게 반영한 상품 기획 및 디자인을 만들어 내고 있다. 둘째, ‘애자일 조직 문화’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근무 환경에도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 

직원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책상 칸막이를 없앴으며, 임원과 팀장을 포함한 전 구성원을 동일공간에 수평적으로 배치해 위계적인 구조를 해소했다. 팀 내 전 구성원이 한 공간에 자리해 앉은 자리에서 수시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게 됐으며, 전보다 더욱 민첩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했다. 벽면에는 업무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칸반(Kanban)보드를 설치해 전 임직원이 사업 진행 상황을 수시로 공유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다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글로벌 에너지기업, 생존전략으로 빠른 실행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1836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에너지 관리·자동화 분야 기업이다.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진출해 있고 14만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세계 20대 에너지 기업으로 꼽히며 지난해 매출액이 33조 원을 넘는다.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는 리더십 5대 원칙은 빠른 실행과 신속하고 간결한 의사결정이다. 1) 미래를 기다리지 마라, 개척하라. 2) 팀장보다 더 뛰어난 팀원을 길러라. 3)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줘라. 4) 복잡한 절차를 줄이고, 업무를 최대한 단순화하라. 5) 결정은 빠르고 단호하게, 대신 상식을 지켜라. 

위에서 아래로 명령을 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혹은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하고, 25세 직원이 건의해 전 세계 14만 명이 사용하는 회사 관행을 바꾸는 등 가히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이다.

 

조직의 힘을 극대화하다

애자일 조직문화는 신속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하며, 구성원 개개인을 존중하고, 공유와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수평적 조직 문화가 특징이다. 많은 기업에서 이를 도입하고 실제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가능한 한 신속하고 간결한 의사결정 그리고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수평적인 의사소통은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로 조직의 힘과 실행력과 추진력을 배가시킨다. 애자일 조직문화는 조직의 힘을 극대화하는 작지만 강한 혁명이다. 

‘빠른 실패’ 전략은 실행을 위한 가장 좋은 도구

실리콘밸리의 전설 중의 한 사람으로 스티브 블랭크(Steve Blank)가 있다. 스티브는 스티브 잡스처럼 대학 자퇴 후 억만장자가 됐다. 1978년 실리콘밸리에 처음 발을 디딘 뒤 지금까지 다수의 벤처기업 설립에 참여했고, 이 중 4곳을 상장시켜 갑부가 됐다. 

그가 자신의 경험을 집대성해 2013년 펴낸 책 ‘기업 창업가 매뉴얼(The Startup Owner’s Manual: The Step-By-Step Guide for Building a Great Company)’은 젊은 벤처 지망자들에게 바이블로 통한다. 스티브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전략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린 제조(lean manufacturing)’란 말에서 가져온 표현이다. 린 스타트업은 이른바 ‘빠른 실패’ 전략으로 아이디어가 있으면 머뭇거리지 말고 빠르게 최소 요건 제품(시제품)을 제조한 다음 일단 내놓고, 시장의 반응을 보면서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한다. 

짧은 시간 동안 제품을 만들고 성과를 측정해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것을 반복해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몸집이 가벼운 벤처기업 생리에 딱 맞는 창업 전략이다. 스티브는 친절하게 다음과 같은 부연 설명을 한다.

“스타트업에는 실행, 더 빠른 실행이 중요하다. 스타트업의 ‘비전’이란 검증되지 않은 가설에 불과하며 고객 검증이 필요하다. 실패는 스타트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겪는 필수적인 과정이며, 스타트업이 실패를 두려워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고객과 접촉하는 가운데 기민하게 시제품을 보완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똑똑해도 고객 반응을 고객보다 잘 알 순 없다.”

 

제약회사에서 사용하는 ‘빠른 의사결정’ 전략 

제약회사의 신약개발에는 가히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간다. 신약개발은 통상 1상, 2상 및 3상(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의 실험이 소요된다. 단계별로 엄청난 돈이 소요된다. 예를 들어, 실험실에서 약 1,000개 이상의 제품이 실험 중에 있어도 실제 상업화되는 제품은 1~2개 정도다. 

3개 정도만 돼도 대박 중의 대박이다. 그러나 단계별 ‘GO or NOT GO’를 잘못 결정할 경우, 여기에서 오는 후폭풍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심할 경우, 회사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를 위해 제약회사에서는 신약 연구 개발의 생산성 개선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로 도입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한 마디로 ‘빠른 의사결정(Quick Win, Fast Fail)’ 방식이다. 우리가 말하는 ‘빠른 실패’ 전략이다. 일정 부분 실험을 진행해보고 가능성이 있으면 ‘Let It GO’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가차없이, 미련없이 ‘NOT GO’를 하는 것이다. 꾸준히 증가하는 개발 비용 및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한국 제약업계 유망주 중 하나인 부광약품은 ‘가능성 있는 것은 과감하게 투자하고 버릴 것은 빠르게 버리는 ‘빠른 의사결정’,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내고 있다. 부광약품은 최근 가용한 현금을 바탕으로 유망 벤처기업에 지분 투자를 하거나 인수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는 줄이고 R&D 포트폴리오는 확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로 안트로젠, 미국 LSK바이오파마, 캐나다 오르카파마 등에 지분을 투자해 지금까지 1,500억 원에 육박하는 수익을 거둬들인 것은 물론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D 투자 여력이 녹록지 않은 국내 중소제약사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모범적인 벤치마킹 사례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빠른 실패’ 전략은 사업계획과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보험

‘빠른 실패’ 전략은 말 그대로 실패하기 위해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라는 말은 결단코 아니다. 사업계획이나 프로젝트를 조기에 실행해보고, 점검하고, 이를 수정 보완하고, 필요하면 계획 자체를 통째로 바꾸는 방식으로 사업계획이나 프로젝트의 완성도와 성과를 높이는 데 목적의 본질이 있는 것이다. 

사업계획이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있어 목표대비 가설과 검증, 즉, 실제 해보고, 부닥쳐 보고 조기에 문제점을 발견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나 실행계획을 마련해 보는 것이다. 필요한 경우, 계획 그 자체에 대한 수정이나 변화도 가할 수 있다. 

‘빠른 실패’ 프레임은 4단계로 진행한다. 1) 실행(Do) 최소한의 문서화와 빠른 의사결정, 신속한 실행을 하되 작은 규모로 시작한다. 2) ‘빠른 실패’나 작은 성공, 1년이나 2년 정도의 장기간의 실적이 아닌 프로젝트별 작은 구간의 실적을 검토한다. 구성원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조직에서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3) 학습(Learn) 실패든, 성공이든 경험(실패 요인, 성공 요인)을 통해 학습한다. 4) 다시 시도(Redo) 학습을 실행계획에 반영한다. 

빠른 실행을 바탕으로 시제품 등을 통해 고객이나 외부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업무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큰 성공을 위해 단기간 실패와 성공을 미리미리 맛보게 하는 것이다. ‘빠른 실패’ 전략은 사업계획과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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