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경제로 1인 가구에 넓은 주거 공간과 커뮤니티 제안
성향에 따른 집, 룸메이트 검색 가능
"단순 부동산 플랫폼이 아닌 사람과 사람을 잇는 커뮤니티 역할"

룸프렌즈 장은주 대표. (사진=룸프렌즈 제공)
룸프렌즈 장은주 대표. (사진=룸프렌즈 제공)

[스타트업투데이]  “같이 사는 재미가 있다!”

룸프렌즈의 브랜드 슬로건이다. 룸프렌즈는 도시의 부족한 공간을 공유 경제 모델을 통해 해결, 새로운 관점의 지속 발전 가능한 ‘공유 도시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스타트업이다.

장은주 대표는 대학 생활을 시작하면서 1인 가구가 되어 기숙사, 원룸, 쉐어하우스 등 다양한 주거 형태를 경험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 중 한 명으로서 누구보다 청년 주거 문제를 인식할 수 있었다.

룸프렌즈에서 제작한 자취툰 콘텐츠. (사진=룸프렌즈 제공)
룸프렌즈에서 제작한 자취툰 콘텐츠. (사진=룸프렌즈 제공)

주거비 부담은 물론, 1인 가구로서 누릴 수 있는 주거 공간에는 한계가 있었다. 혼자 살면서 집에 문제가 생기면 늘 스스로 해결해야 했고, 좁은 방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하기에 불편을 느꼈다. 장 대표는 부동산 계약 기간이 평균 2년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그녀는 1인 가구들이 ‘따로 또 같이’ 살아가면서 성장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주거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하지만 같이 살 때 공간만큼이나 사람도 중요한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와 관련된 정보를 알기 어렵더라고요. 그렇다고 저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에 있는 그대로 올리는 것도 부담이 되고요. '함께 살 사람에 대한 고려'가 있는 공유 주거 모델이 필요하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이를 실현해보자는 시도가 룸프렌즈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장 대표는 2015년 스페인에 거주하면서 에어비앤비, 블라블라카(차량의 빈자리를 공유하는 유럽의 승차 공유 플랫폼) 등의 서비스를 초기에 경험했다. 그 영향으로 공유 경제라는 개념에 일찍부터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통해 1인 가구에 더 넓은 주거 공간과 커뮤니티를 제안한다.

 

공유 주거를 통해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다

전국 760여 개의 집, 1,000여 개의 방, 약 1만 건의 프로필이 등록돼 있다. (사진=룸프렌즈 제공)
전국 760여 개의 집, 1,000여 개의 방, 약 1만 건의 프로필이 등록돼 있다. (사진=룸프렌즈 제공)

룸프렌즈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의 유연하고 자유로운 삶을 반영하는 공유 공간 플랫폼이다. 개개인의 삶의 방식에 따라 주거 공간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돕고, 주거 공간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연결해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주 이용자는 주거 공간을 찾는 MZ세대와 공간을 제공하는 호스트다. 자취방을 구하는 대학생, 인턴십 등으로 6개월 이내의 집이 필요한 사회초년생, 적은 보증금으로 가볍게 독립하고 싶은 사람 등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현재 룸프렌즈에는 전국 760여 개의 집, 1,000여 개의 방, 약 1만 건의 프로필이 등록돼 있다. 프로필은 관심 있는 집에 문의를 보내려면 필수적으로 입력해야 하는 항목으로, 아침형인지 저녁형인지, 반려동물은 있는지, 관심사는 무엇인지와 같은 라이프스타일 정보를 담고 있다. 프로필을 통해 단순히 공간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이 맞지 않아 생기는 불편을 사전에 줄일 수 있다.

성향에 맞는 룸메이트를 구할 수 있다. (사진=룸프렌즈 애플리케이션 화면 갈무리)
성향에 맞는 룸메이트를 구할 수 있다. (사진=룸프렌즈 애플리케이션 화면 갈무리)

룸프렌즈는 크게 ‘룸 찾기’, ‘프렌즈 찾기’, ‘자취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장 대표는 룸프렌즈를 통해 같이 산다는 것이 불편한 것이 아니라 좋은 인연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용자는 ‘룸 찾기’를 통해 쉐어하우스를 지역별로 탐색할 수 있다. 성별, 금액, 건물 유형, 연령대, 흡연 여부 등 원하는 정보에 따라 방을 선택적으로 둘러볼 수 있다.

룸 찾기에서는 호스트가 등록한 집 목록을 탐색할 수 있다면, ‘프렌즈 찾기’에서는 호스트 또는 이용자가 룸메이트를 찾는 글을 게시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서로가 설정한 프로필을 보며 유사한 취미나 관심사의 사람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자취 정보’ 서비스에는 ‘자취생 지원금 모음’, ‘자취방에서 쓰기 좋은 섬유유연제’, ‘세탁기 사용법’ 등 1인 가구를 위한 정보들을 다루고 있다. 이용자는 집을 구한 이후에도 주거 정보나 자취 꿀팁을 받아보며 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MZ세대를 겨냥해 만든 캐릭터. (사진=룸프렌즈 제공)
MZ세대를 겨냥해 만든 캐릭터. (사진=룸프렌즈 제공)

또한, 룸프렌즈는 MZ세대에게 친숙한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있다. 그 중 ‘MBTI 유형별 집에서 시간 보내는 법’은 인스타그램에서 6개월 이상 인기 게시물로 유지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룸프렌즈가 보유한 캐릭터를 활용한 성향 테스트를 제작하고 있다.

집에 남는 방이 있거나 쉐어하우스를 운영 중이라면 호스트로서 매물을 등록할 수 있다. 호스트는 앱에서 제공하는 양식에 따라 쉐어하우스에 대한 정보를 단계별로 제출하면 된다.

“함께 거주할 인원수, 금액은 물론 몇 개의 방이 있는지, 공용 옵션과 개인 옵션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의 정보를 입력하게 됩니다. 그 외에 공간별 사진과 소개 글로 방을 자세히 소개할 수 있습니다. 등록된 집 정보는 저희 팀의 모니터링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겪은 어려움은

룸프렌즈에 등록된 쉐어하우스. (사진=룸프렌즈 제공)
룸프렌즈에 등록된 쉐어하우스. (사진=룸프렌즈 제공)

룸프렌즈 창업 초기에는 공유 주거를 통한 룸메이트 매칭 서비스에 대해 주변의 만류가 많았다고 한다.

“시장 규모는 너무 작고, 같이 사는 것을 책임을 지기는 쉽지 않다며 많은 분이 저희 서비스를 말리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더욱 이 문제를 깊게 생각하고, 더욱 오랫동안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장 대표는 공유 경제와 주거 서비스를 다루는 다양한 스타트업을 참고하고, 방향성을 고민했다. 룸프렌즈가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에 대해 좋은 이야기보다는 좋지 않은 피드백을 받아오면서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던 중,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돼 사업화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 이후에도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지만, 장 대표는 처음으로 인정을 받은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룸프렌즈는 2018년 중소기업벤처부의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지원 사업으로 초기 사업화 과정에 도움을 받았다. 작년에는 서울산업진흥원의 서울혁신챌린지에 참여, 인공지능(AI) 추천 알고리즘의 초기 모델을 만들었다. 금전적인 지원부터 교육, 멘토링 등 창업가로서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룸프렌즈에 등록된 쉐어하우스. (사진=룸프렌즈 제공)
룸프렌즈에 등록된 쉐어하우스. (사진=룸프렌즈 제공)

“현재 정부는 창업 구간별로 다양하고 많은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다만 심사 때 어쩔 수 없이 평가를 해야 하고, 그러한 평가는 단순 지표에서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저희처럼 사회적 목적에 더 초점을 두다 보면 지원 사업 선정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장 대표는 예비 창업자에게 창업은 꿈과 낭만이 아니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한다. 시작은 쉬울 수 있으나 그 길은 쉽지 않으며, 많은 스타트업들이 중간에 그만두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남들이 보기엔 다들 금방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 같지만, 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선 보이지 않는 노력과 수많은 고민이 녹아있습니다. ‘내가 이것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명확하게 있는 분들이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을 중요시하는 공유 공간 플랫폼 되고파"

룸프렌즈에 등록된 작업실. (사진=룸프렌즈 제공)
룸프렌즈에 등록된 작업실. (사진=룸프렌즈 제공)

“5년 후, 룸프렌즈가 만들어나가는 서울이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서 원하는 기간만큼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공간과 시간의 제약은 줄어들고,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들끼리 자유롭게 소통하는 서울시 말이에요.”

장 대표는 다양한 연결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를 꿈꾼다. 그녀는 공유 주거에서 ‘공간’만큼 중요한 것이 같이 사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사람들은 보통 누군가와 같이 산다고 하면 공간이 아닌 사람 때문에 불편하리라 생각하면서도, 이 부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면 공유 경제는 더 큰 발전을 이룰 것입니다. 룸프렌즈의 강점 역시 부동산 플랫폼이지만 사람에 주목한다는 점입니다."

룸프렌즈에 등록된 작업실. (사진=룸프렌즈 제공)
룸프렌즈에 등록된 작업실. (사진=룸프렌즈 제공)

이러한 강점을 살려, 공간의 가치뿐만 아니라 사람의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서비스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룸프렌즈는 앞으로 주거 공간 이외에 다양한 공유 공간까지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장 대표는 주거 공간이 이제는 수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공간 공유에 우려를 느끼는 사람도 있었지만, 주거 공간은 정해진 소규모의 인원이 거주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았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여가 활동과 함께 홈문화가 발전하면서 더 넓은 주거공간, 외로움을 해소할 이웃 찾기 등의 이유로 쉐어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장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재택근무가 활성화되어 주거와 업무공간이 융합되고, 여러 지역을 유연하게 돌아다니며 생활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들은 쉽게 이동하고 가볍게 머무는 것이 가능한 주거 공간과 작업 공간을 원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룸프렌즈에 등록된 작업실. (사진=룸프렌즈 제공)
룸프렌즈에 등록된 작업실. (사진=룸프렌즈 제공)

그녀는 룸프렌즈를 통해 유연하게 공간을 선택할 수 있고 내게 맞는 커뮤니티를 만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기 위해 기존 공유 주거 서비스와 함께 공유 오피스 및 다양한 공유 공간을 사람들과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기존에는 다양한 정부 지원 사업을 알아보면서 스스로 개척해 나가려고 했다면, 이제는 부족한 부분을 내부에서만이 아닌 외부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현재 기업설명(IR) 자료를 준비하면서 룸프렌즈가 가진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투자사를 찾고 있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