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상황에서 볼 수 있는 뮤지컬에서 시작
영상의 장점을 살린 10분 내외의 웹뮤지컬
다양한 지원사업 선정

아르뜨락 고윤진 대표. (사진=아르뜨락 제공)
아르뜨락 고윤진 대표. (사진=아르뜨락 제공)

[스타트업투데이] 아르뜨락(Artluck)은 온라인에서 10분 이내에 볼 수 있는 숏폼(short-form) 뮤지컬 콘텐츠를 제작하는 웹뮤지컬 제작사다. 짧으면 1분, 길면 10분 정도 길이의 뮤지컬 영상을 제작한다. MBTI 성격 유형, 소개팅, 인간관계 등 MZ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구독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아르뜨락은 작년 4월 시작됐다. 고윤진 대표는 뮤지컬 공연을 올렸던 친구들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회의 시간을 가졌다. 모두 공연 관련 일을 하고 있거나 뮤지컬 관람을 좋아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 모든 것이 멈췄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계속 뮤지컬을 즐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런 시국에서도 뮤지컬을 세상과 만나게 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뮤지컬을 사랑하는 5인의 친구들은 온라인에서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아직 정해진 포맷이 없는 웹뮤지컬에 다양한 표현 방식을 제시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웹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는 아르뜨락의 고윤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간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웹뮤지컬

기존의 뮤지컬은 진입 장벽이 높았다. (사진=아르뜨락 제공)
기존의 뮤지컬은 진입 장벽이 높았다. (사진=아르뜨락 제공)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웹뮤지컬'은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짧은 뮤지컬 영상이다. 고 대표는 웹툰, 웹소설, 웹드라마처럼 온라인에서 즐기는 콘텐츠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이제까지 뮤지컬을 온라인에 송출한다고 하면 공연 실황을 그대로 찍어서 내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는 현장에서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구조다.

고 대표는 다른 방식으로 제작한 뮤지컬 영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온라인에서 콘텐츠를 보는 이용자들은 쉽게 페이지를 끄고 영상을 넘긴다. 시간을 일부러 내서 공연장에 가는 관람객과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짧고 가볍게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웹뮤지컬에 도전했다.

“웹뮤지컬이라는 콘텐츠 자체를 낯설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장르는 아니지만, 혼합 장르이기 때문에 궁금해하시죠. 그게 저희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요? 아직 갖춰지지 않은 장르에 일찍 진입하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 다양한 시도로 그만큼 색다른 콘텐츠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이 아르뜨락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르뜨락은 영상의 장점을 살린 웹뮤지컬을 제작한다. (사진=아르뜨락 제공)
아르뜨락은 영상의 장점을 살린 웹뮤지컬을 제작한다. (사진=아르뜨락 제공)

웹뮤지컬은 영상의 장점을 활용해 시공간을 탈피한 뮤지컬 제작이 가능하다. 영상 예술의 장점 중 하나는 빠른 컷 구성을 통해 짧은 순간에도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무대에서 사용하는 구도로 미적 요소를 더하고, 대사에 음악을 입혀 뮤지컬로 구현했다.

뮤지컬이 영상에 담겼을 때 어색하지 않도록 배경음악(BGM)과 효과음을 적절히 사용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한 것이 아르뜨락 콘텐츠의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동시대성을 반영한 현실 밀착형 소재와 청춘들의 이야기로 다양하게 컷을 구성했다.

'그 중에 하나'의 한 장면. (사진=아르뜨락 제공)
'그 중에 하나'의 한 장면. (사진=아르뜨락 제공)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사람들을 만나기보다 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청년들은 사회로부터 내가 누군지, 내가 뭘 좋아하는지 등 '나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서 MBTI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와 같은 소재로 시청자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아르뜨락의 콘텐츠는 유튜브가 주 플랫폼이며 본편부터 촬영 비하인드, 쇼츠(shorts)기능을 이용한 1분 콘텐츠 등이 업로드되고 있다. 비하인드 영상을 통해 캐릭터가 아닌 실제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고,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공연예술계 틈새시장 공략

아르뜨락은 '예술을 한데 모으는 파티'라는 뜻이다. (사진=아르뜨락 제공)
아르뜨락은 '예술을 한데 모으는 파티'라는 뜻이다. (사진=아르뜨락 제공)

아르뜨락이라는 이름에는 아르뜨락이 지향하는 방향성이 담겨있다. ‘예술(Art)'에 ‘포트락 파티(potluck party)'를 더해 '예술을 한데 모으는 파티'라는 뜻을 담았다. 고 대표는 여러 사람과 여러 예술이 한곳에 모여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그녀는 아르뜨락에서 대표이자 작가 업무를 하면서 팀 내 브랜딩, 이미지 작업을 맡아서 하고 있다. 아르뜨락 팀은 영상연출, 공연연출, 작가, 제작 프로듀서(PD)로 구성돼 영상과 공연을 조화롭게 기획할 수 있다. 그녀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역량을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살려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고 전했다.

“창작자끼리 모이다 보니 사업이라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계약도 진행해야 하고, 회계 관리도 해야 하고, 운영 프로세스도 구축해야 했습니다. 사업모델이며 마케팅 방식 등 알아야 할 것이 많더라고요. 다행히 현재는 성균관대학교 캠퍼스타운 입주 대회에 선발이 돼서 멘토링 지원을 받고 있어요. 매달 다양한 강의도 열리고 조언을 받을 기회도 많아서 공부하고 물어보면서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아르뜨락은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다. (사진=아르뜨락 제공)
아르뜨락은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다. (사진=아르뜨락 제공)

고 대표는 아르뜨락이 처음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계기 역시 지원사업이었다고 전했다. 아르뜨락은 지난해 7월, ‘서울시 청년 공간 무중력 지대 지원사업’에서 지원금과 공간지원을 받았다. 이를 통해 첫 콘텐츠였던 웹뮤지컬 <MBTI TRIP> 제작을 시작할 수 있었다. 

“모두에게 ‘처음’은 인상 깊지 않을까요? 저에게는 첫 콘텐츠가 그랬습니다. 처음 <MBTI TRIP> 촬영을 할 때는 영상 작업이 처음이라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어리바리했습니다. 현장에서 많이 배웠고, 팀원들끼리도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피드백을 서슴지 않는 편이라 모든 게 첫 시도임에도 잘 끝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보름 오는 날' 촬영 현장. (사진=아르뜨락 제공)
'보름 오는 날' 촬영 현장. (사진=아르뜨락 제공)
'보름 오는 날' 촬영 현장. (사진=아르뜨락 제공)
'보름 오는 날' 촬영 현장. (사진=아르뜨락 제공)

같은 해 10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관한 ‘온라인 뉴미디어 지원사업’에 선정돼 콘텐츠를 완성하고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은 성균관대학교 캠퍼스타운에 입주해 다양한 도움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보름 오는 날>이라는 작품으로 지원을 받아 제작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공연이 취소되고 연기되자 오프라인에서 즐기던 예술들을 온라인화시키는 움직임이 생기기 시작했다. 온라인화에 대해서 보수적이었던 분야 역시 점점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 지원사업이 많이 생겼다. 고 대표는 아르뜨락은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해서 분석해왔고, 그 틈새를 전략적으로 공략했다고 전했다.

 

성장하는 모습으로 변화를 꾀하다

'꽃마름'의 한 장면. (사진=아르뜨락 제공)
'꽃마름'의 한 장면. (사진=아르뜨락 제공)

“아직 저희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말을 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직접 느끼고 있는 바로는 무조건 경험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모르는 것은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여기저기 노크를 하면서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두 명에게 알리다 보면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우리에 대해 궁금해하고,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도와주세요. 그게 다 아르뜨락의 양분이 된 것 같아요."

고 대표는 아직 아르뜨락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세상에 더 많지만, ‘웹뮤지컬’하면 ‘아르뜨락’이 생각날 수 있도록 계속 성장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나아가 지금 준비하고 있는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게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MBTI TRIP'의 한 장면. (사진=아르뜨락 제공)
'MBTI TRIP'의 한 장면. (사진=아르뜨락 제공)
'MBTI TRIP'의 한 장면. (사진=아르뜨락 제공)
'MBTI TRIP'의 한 장면. (사진=아르뜨락 제공)

아르뜨락은 현재 외주를 받아 영상을 제작하기도 하고, 광고비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콘텐츠마다 어울릴만한 업체를 찾고 컨택하면서 운영하고 있다. 이야기와 음악이 있는 영상 포맷이기 때문에 다양한 아티스트, 브랜드 등과 협업이 가능하다. 훗날 유튜브 채널로도 수익을 창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아르뜨락은 여러 시도를 통해 그동안 구현하고 싶었던 것들을 작품으로 만들면서 데이터를 쌓아왔다. 내년부터는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정비를 진행해 더 체계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나아가 어떻게 하면 자주, 지속해서 콘텐츠를 선사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고 대표는 내년에는 새로운 모습으로 뮤지컬 시장에 변화를 주면서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뮤지컬을 즐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실천하겠다고 전했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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