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일렉트, 전기차 고속충전용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
스탠다드에너지 2대 주주 등극∙∙∙충전소, UAM 등 활용 검토
CVC 보유 제한적 허용∙∙∙롯데케미칼의 국내 배터리 스타트업 투자 속도↑

롯데케미칼 연구소(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연구소(사진=롯데케미칼)

[스타트업투데이] 롯데케미칼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부터 일반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보유가 제한적으로 허용된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국내∙외 배터리 스타트업에 투자를 지속해서 이어갈지 주목된다. 

 

美스타트업 소일렉트 시리즈A 투자∙∙∙GM, KTB 등 참여

영국 <로이터>는 3일(현지시각) 롯데케미칼이 미국 배터리 스타트업 소일렉트(Soselect)의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즈A 투자는 장기적인 이익 창출이 기대되는 비즈니스를 개발한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다. 시장 검증을 마치고 본격적인 제품 출시와 마케팅 비용 등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된다. 

소일렉트는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Greensboro)에 위치한 전기차 고속충전용 리튬메탈 배터리 스타트업이다. 한국인 조성진 대표가 지난 2018년 설립했다. 그는 25년간 LG와 삼성, 미국 존슨 컨트롤스(Johnson Controls) 등에서 근무하며 배터리 분야 전문가로써의 역량을 탄탄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도에 따르면 소일렉트의 시리즈A 투자 라운드는 롯데그룹의 CVC인 롯데벤처스가 주도했으며 미국 최대 완성차 기업 제너럴 모터스(GM)와 국내 투자금융기관 KTB네트워크 등이 참여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벤처스가 조달한 롯데케미칼이노베이션펀드 2호에 99억 원을 출자해 참여했다. 99억 원은 총 출자금 130억 원 중 7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롯데케미칼과 GM, KTB네트워크 등이 각각 얼마씩 투자했는지는 공개된 바 없다. 다만, <로이터>는 이번 시리즈A 투자라운드를 통해 소일렉트가 총 1,100만 달러(약 132억 원)를 모금했다고 전했다. 

 

스탠다드에너지 지분 15% 확보∙∙∙바나듐이온 배터리 통한 시너지↑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6일 650여억 원을 들여 바나듐이온 배터리 제조 기업 스탠다드에너지의 지분 15%가량을 확보했다(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6일 650여억 원을 들여 바나듐이온 배터리 제조 기업 스탠다드에너지의 지분 15%가량을 확보했다(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배터리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6일 650여억 원을 들여 바나듐이온 배터리 제조 기업 스탠다드에너지의 지분 15%가량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롯데케미칼은 스탠다드에너지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스탠다드에너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연구진이 2013년 설립한 배터리 전문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바나듐이온 배터리를 개발한 연구 제조 업체로 알려졌다.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물 기반 전해액을 사용해 발화 위험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배터리다. 높은 안정성과 뛰어난 내구성을 바탕으로 고효율∙고출력이 가능하다.산업용, 가정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의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스탠다드에너지와 함께 양사의 전략적 시너지 확대는 물론 롯데그룹과 롯데케미칼의 국내∙외 거점망을 활용한 전기차 충전소, 도심항공교통(UAM), 재생에너지 활용 사업 확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롯데케미칼은 기존 석유화학사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고기능∙배터리 소재분야 진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5월 롯데케미칼은 2,100여억 원을 투자해 대산공장 내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인 에틸렌카보네이트(EC)와 디메틸카보네이트(DMC) 생산시설을 건설하기로 했다. 2023년 하반기 완공이 목표다. 

 

롯데벤처스 통한 국내 스타트업 투자 확대될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롯데벤처스가 조성한 펀드에 총 643억 원을 출자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 역량을 강화해 왔다. 앞서 롯데벤처스는 지난해 2월과 3월에 각각 롯데케미칼이노베이션펀드1호와 2호를 출자하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경쟁력 확보 전략을 펼쳤다. 9월에는 500억 원 규모의 롯데케미칼ESG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타 계열사 출자 없이 단독으로 투자에 나섰다. 펀드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며 석유화학업계에서의 존재감을 확대했다는 평가다. 

롯데벤처스 펀드 외에도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 수소펀드인 ‘클린 수소 인프라 펀드’(Clean H2 Infrastructure Fund)에 1억 유로(약 1,4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시켰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2월 「공정거래법 시행령 전부개정안」이 국회 본회를 통과하면서 롯데벤처스는 물론 롯데케미칼의 국내 배터리 스타트업 투자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나 한화솔루션 등은 일찌감치 배터리∙첨단소제, 제약∙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에 뛰어들었다”며 “이와 비교하면 롯데케미칼의 미래 시장 대비는 다소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롯데케미칼은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과 화학적 재활용 및 수소 신규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며  “배터리 외에도 수소, 바이오 등 미래 사업 역량을 빠르게 확보 중이라는 점을 볼 때 CVC를 통한 롯데케미칼의 전략적 투자나 인수합병(M&A) 등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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