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기술과 지식집약형 산업으로 재편 시급
제조업 위기의 원인 진단
제조업 경쟁력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출처: 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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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조업의 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PMI(구매관리자지수)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G20국가 중 최근 화폐가치가 폭락한 터키(46.4)에 이어 가장 나쁜 48.9로 나타나고 있다.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31.36%에서 2016년 29.33%로 2.03%포인트 줄어들었다. 철강, 조선 기계, 섬유 등 전통적인 제조 산업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우리 제조업에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등 후발주자의 추격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갈수록 제조업의 상황은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기업들은 위기요인들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생존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부 또한 기업의 투자의욕과 기업가 정신을 제고하면서 민간과의 뚜렷한 차별적역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기술인프라 확충, 교육혁신, 교통통신 인프라 효율성 제고 등 정부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제조업 위기의 징조 

최근 제조업의 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 글로벌 시장정보업체가 분석한 구매관리자지수(PMI)1)를 보면, 미국의 PMI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56을 넘어섰고, 일본, 독일, 중국도 2014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G20국가 중 최근 외환위기 우려로 화폐가치가 폭락한 터키(46.4)에 이어 가장 나쁜 48.9로 나타나고 있다.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31.36%에서 2016년 29.33%로 2.03%포인트 줄어든 반면, 동 기간 OECD 평균 제조업의 비중은 1%포인트 증가했다. 

한편, 통계청 광업제조업동향조사에 따르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 금년 3월엔 70.3%로 나타났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시인 2009년 3월 69.9%이래 최저치 수준이다. 조사 대상 68개 제조업종 가운데 80%에 달하는 53개 업종의 가동률이 1년 전에 비해 하락했으며, 특히 17개 업종의 가동률은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문제는 이러한 제조업의 어려움 징후가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인상 이전에 발생한 현상이란 것이다. 이들 조치가 제조업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면 어려움이 어찌 전개될지 예단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업종별 상황 평가 1 (조선에서 자동차까지) 

첫째, 조선의 경우 2016년 시작된 수주 불황의 영향이 2017년부터 현재화되어 고용·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현대, 삼성, 대우 등 조선 3사의 고용은 2015년말 대비 2018년 4월에는 8.4만 명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금년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는데, 금년 4월중에는 지난해 12월 대비 8,200명의 고용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선업 생산액의 93%가 경남·울산·전남·부산·전북 등 5개 지역에 집중되고 있고 이 지역의 생산, 고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둘째, 철강은 지난해 순수출의 증가로 생산이 7천7백만톤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였고, 고용도 4만 2천명 선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미래가 불투명하다. 우리나라가 2004년 5천 만톤 생산규모에서 2017년 7천7백만톤 규모로 생산을 늘리는 동안 중국의 조강능력은 2004년 4.4억톤에서 10년만인 2013년에 11.1억 톤으로 증가되었다. 내수가 7억톤 규모에 머물고 있어 3~4억톤의 글로벌 공급과잉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국의 수입규제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철강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어 우리의 대미 수출비중이 높은 강관업체 중심2)으로 어려움이 예상 되며, EU 등 주요국도 세이프가드 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셋째, 섬유산업은 원사에서 직물·염색가공, 그리고 제품까지 균형있는 생산기반 및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3)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 대만과의 경쟁 심화, 중국·인도의 추격 가속화 등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 WTO에 따르면, 시장점유율은 2000년 세계 5위인 5.0%를 기록했으나, 2016년엔 1.7%로 급락하여 세계 9위로 떨어졌다. 국내 생산은 매년 2~5%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도 2014년 161억불에서 2016년엔 138억불로 축소되는 등 하락세를 보이면서 2016년부터는 무역수지도 적자로 전환되고 규모도 확대 추세이다. 이에 따라 고용도 2012년 24.3만 명에서 2016년엔 23.6만 명으로 감소추이를 보이고 있다. 

넷째, 기계산업4)은 2018년 3월 고용은 전년 동기 대비 10,120명 증가(2.4%)하고 생산과 수출도 회복되어 수출은 2018년 4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는 중국의 저가 시장 잠식과 선진국의 첨단제품 개발 가속화로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 건설기계는 중국의 XCMG가 세계 8위, 샨이가 9위로 도약한 반면, 두산은 10위에 머물고 있다. 공작기계는 중국의 선양이 세계 1위로 도약한 반면, 두산은 13위 에에 불과하다. CNC 컨트롤러, 트랜스미션 등 핵심부품 수입 의 존도 지속되고 있다. 연간 수요 3.2만대(2조원)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다섯째, 석유화학은 생산이 2015년 이후 전년대비 1∼3%증가세로 전환되고, 수출 역시 단가상승 등으로 전년부터 증가세를 시현 중이나, 중국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산업육성에 나서서 생산능력면5)에서 우리를 추월하면서 석유화학 산업의 앞날은 결코 밝지만은 않다. 

여섯째, 자동차는 국내 생산이 2011년 466만대에서 2017년 411만대로 줄어들어 심각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연관효과6)로 자동차 산업의 위축은 고용을 2007년말 대비 7,900명 감소시키고 있다. 

중국의 조강능력과 조강수요 추이 (단위: 톤)
중국의 조강능력과 조강수요 추이
자동차 산업 생산 추이 (단위: 만대)
자동차 산업 생산 추이

업종별 상황 평가 2 (첨단산업 분야) 

일곱째, 디스플레이 산업도 2011년 이후 LCD 단가 지속적 하락으로 인한 수출 감소와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대형 LCD 증산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단가가 하락7) 하고 OLED의 경우 아이폰X 판매부진,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정체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금년 1/4분기 OLED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으나 LCD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7% 감소되어 전체적으로 디스플레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4%나 감소하였다. 이러한 부진은 특히 LCD의 글로벌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간 가운데 국내 생산기반 축소에 기인하고 있어 심각하다. 전 세계 8세대 이상 LCD생산 능력 중 중국 비중은 2016년 45%에서 금년엔 55%로 급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지방정부 공동투자 방식으로 막대한 적자에도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는 더욱 문제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여덟째, 반도체는 클라우드 서비스, IoT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수요 증대로 생산이 증가하고 단가 인상 등으로 비메모리중심으로 19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하면서 2017년 기준 997억불로 우리나라 총 수출의 17.4%, 영업이익 49조로서 상장기업 영업이익의 50.7%를 차지하면서 침체되는 제조업 위기를 상쇄해주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반도체 굴기'로 미래는 결코 녹록치 않다. 중국 정부는 민간 기업 지원에서 더 나아가 직접 경영하기로 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3개의 반도체기업을 직접 사들여 국영화했다. 한편, 미국 정부가 최근 중국 스마트폰업체 ZTE가 미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을 사용하거나 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없도록 하자 중국은 2014년 약 17조 원 규모로 조성했던 펀드를 2배로 키우고 칭화유니그룹 등 반도체기업에 수십조 원을 지원한 바 있 다. 이에 힘입어 중국 기업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D램과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를 양산해 내수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 계획대로 생산설비를 확장할 경우 2020년 세계 수요의 5%, 2021년 세계 수요의 10%정도의 공급과잉에 따라 2020년 이후 D램 및 낸드 가격은 30% 이상 하락할 전망이다. 중국에서 현재 건설 중인 공장은 DRAM 2개(진장, 허페이), NAND 1개 (우한)로서 금년중 생산설비능력은 D램 월 4만장, 낸드 월 5만장 으로 전 세계 수요의 2~3% 수준에 해당한다. 중국의 반도체산업 육성이 계획대로 실행된다면 향후 5년 내 메모리분야에서조차 우리를 추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비메모리 분야의 경우엔 시장 규모가 메모리에 비해 2배정도 크나, 한국 점유율은 4%에 불과하고 국내 업체는 기업규모가 영세하며, 기술력 등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것이 문제이다. 한편, 반도체 장비, 소재의 경우엔 국산화율이 30% 수준이며, 핵심 장비 대부분은 미국에서 수입해오는 것도 장기적으로 반도체 산업의 지속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출처: 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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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위기의 원인 진단 

앞에서 살핀 바대로 제조업의 어려움은 점차 위기상황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어디에서 오는지 그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먼저, 중국 제조업 팽창과 과잉공급 추세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 노동과 자본집약 산업이 문제였지만 앞으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우리 제조업 핵심분야에서 우리를 압박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우리의 수출확대가 불투명해지면서 국내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악화되는 통상환경과 보호무역주의다. 특히, 미국의 경우 최근 캐나다 G7회의에서 관세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나 회의기간 내내 미국은 영국, 독일 등 다른 6개국과 보호무역주의로 대립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장벽을 배격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러한 보호무역주의는 우리 제조업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트럼프 정부는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부과를 검토하고 있는데, 실행된다면 우리 자동차 산업은 심각한 상황에 처해질 것이다. 

중국의 자국 기업 육성 정책도 문제다. 앞서 살핀대로 중국 정부는 민간 기업을 사들여서 공기업화하고 있다. 공기업은 자연독점이 불가피한 산업 등 시장실패가 발생하는 부문에서 운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중국은 정상적 경쟁을 훼손하고 시장경제체제를 교란하는 방법으로 자국 기업 육성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자유공정무역차원에서 대응해가야겠지만, 당분간 우리 기업들은 매우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우리나라 제조업의 높은 임금수준과 낮은 노동생산성이다. 2016년까지 국내 제조업의 임금수준은 주요경쟁국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에 따르면, 2016년 기준 1인당 GDP 대비 제조업임금 비율은 한국 1.43배, 미국 0.84, 영국 1.03, 독일 1.25, 일본 1.07, 대만 0.78로 나타났다. 반면, 2014년 기준 우리의 노동생산성 수준은 OECD 34개국 중 28위로 낮은 수준이고 OECD 평균대비 68%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낮은 노동 생산성은 세계 최고수준의 노동시간을 통하여 보충해오는 상황이다. 2015년 연간 노동시간은 한국이 세계 3위로 2,113시간, 미국 1,790시간, 일본 1,719시간, OECD평균은 1,756시간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주당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법정근로 시간 단축 조치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우리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율의 역할이 기대되지만 환율이 단기적으로 실물부문과는 독립적으로 움직이면서 가격경쟁력 약화를 보완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넷째, 기술수준이다. 우리는 GDP대비 R&D 투자비중 세계 1위, 절대 규모 세계 6위, 1인당 투자규모는 1,200 달러로 세계 14위이지만 기술수준은 높지 않다. 국가기술자문회의에 따르면 2016년 현재 우리의 최고기술 보유국대비 전체 기술수준은 78.6%, 기술 격차는 4.2년으로 평가된다. 

다섯째, 우리 기업들의 지배구조 변화이다. 우리 기업들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위축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990년 대 말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매각과 주식시장 개방으로 우리 주요기업들의 외국인지분율은 크게 확대되었다. 2017년 11월 현재 삼성전자의 외국인지분율은 53%, 현대자동차는 45%, 포스코는 55%에 달하고 있으며, 전체 상장사의 외국인지분율은 42.3% 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주주들이 단기배당에 관심을 보이면서 주주환원율8)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3년 주주환원율은 7.2%에 불과했으나, 2015년 39.2%, 2017년 50%로 악화되면서, 향후 3년간 예상환원액 80조원 중 40조원이 외국인들에게 배당될 전망이다. 문제는 우리의 주요기업들이 단기수익위주 경영에 치중하면서 미래 시설과 연구개발 투자가 위축된다는 것이다. 

여섯째, 국내 소득의 양극화와 가계부채 확대로 국내 소비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2017년 9월말 현재 가계부채는 1,420조, 가구당 부채는 7천만원 수준으로 확대되었다. 가계부채 확대가 국내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문제 중 하나는 외환위기후 확대된 소득양극화는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이다. 소득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외환위기전인 1996년 0.26에서 2000년에는 034로 악화된 이후 2006년 0.33, 2016년 0.35 등으로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최근에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물가감안 가계 실질소득이 2017년 3/4분기의 경우 454만원으로 전년대비 0.2% 감소하는 상황에서, 하위 20%의 소득은 142만원으로 전년대비 0.04%감소한 반면, 상위 20%의 소득은 895만원으로 4.7% 증가 하면서 소득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소득불평등 증가는 그 자체도 문제이지만, 이는 부유층의 수입 사치품 소비를 증가시키면서 저소득층의 저가 수입품 소비 확대를 초래하여 국내 기업의 수익 전망을 어둡게 함으로써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는 것이 문제이다. 

(출처: 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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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경쟁력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리 제조업의 어려움은 점차 현실화되고 있으나 대응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기업들은 이러한 위기요인들을 하나의 경영제약조건으로 인식하면서 기업의 생존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기업의 투자의욕과 기업가 정신을 제고하면서 민간과의 뚜렷한 차별적 역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기술 인프라 확충, 교육혁신, 교통통신 인프라 효율성 제고 등 정부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가 정신을 회복시키고 기업인들의 투자의지를 살리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기업들은 법정근로시간 단축 등의 어려움으로 국내투자보다는 해외 산업이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법정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유연한 정책과 대안을 탐색해서 시행해가야 할 것이다. 

한편 우리 기업들의 가격경쟁력 보완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외환보유고 확충에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약 83%로 세계최고 수준이므로 외환보유고를 충분히 확충해갈 필 요가 있다. 외환보유고는 2018년 5월 기준 3,989억 달러로 사상 최고라고 하나 이를 크게 확충할 필요가 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시 대만은 GDP의 83%의 외환보유고로 위기를 면한바 있으나, 현재 우리의 외환보유고는 우리나라 GDP의 26%에 불과한 수준이다. 중국은 2017년 9월말 기준 약 3조 915억 달러, 대만은 4,464억 달러, 일본은 엔화가 국제결제에서 인정되는 기축통화 임에도 불구하고 1조 2,68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충분치 않다. 김대종 교수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적정외환보유고는 7,10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외환보유고 확충에 힘써야 할 것이다. 

셋째,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부실 부문을 떨쳐내고 고부가가치 산업 진입을 촉진해가되 자동화, 정보화 등 스마트 인더스트리 확산 정책을 강력 추진해야 할 것이다. 양호한 금융 건전성을 바탕으로 정부는 기존 채권단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생태계 측면을 고려하여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한편,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기활법)'을 통해 기업의 선제적 사업 재편을 촉진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모자(母子) 펀드를 만들어 중소·중견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긍정적 정책방향으로 판단 된다. 근로시간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을 보완할 특단의 생산성 제고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넷째,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에 효율적으로 대응해가야 할 것이다. 쉽지 않은 영역이나, 기업과 정부의 합심된 노력이 필요한 분야다. 최근 비공식적으로 나온 의견은 통상정책당국의 대미통상협상이 오히려 기업에게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다. 통상교섭자원과 활동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현지 진출한 기업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그들의 입장에서 민관이 공동 대응해갈 필요가 있다. 

다섯째, 외국의 상대적 경쟁요인을 최대한 직접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베트남 등 인건비는 낮고 노동생산성이 높은 나라로의 산업이전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이 해외투자로 선진기술을 획득하고 시장을 개척해가고 있다는 점도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2016년도 중국의 해외투자는 전년대비 34.7% 증가한 1,961억 5,000만 달러로 집계되었고, 2016년도 중국의 M&A해외 투자는 74개국, 765건의 프로젝트로 거래규모는 1,353억 3,000 만 달러였는데 이중 해외투자는 865억 달러로 전체 M&A 금액의 63.9%, 전체 해외투자의 44.1%를 차지했고, 나머지 36.1%는 해외 융자를 통해 488억 3,000만 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특히, 중국의 선진국 투자규모는 368억 4,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94% 증가하였는 바이는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진기술 확보 및 시장 확보를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여섯째, 한국의 상대적 경쟁우위요인의 급변에 걸맞게 국내에서는 고도기술과 지식집약형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이러한 산업을 중심으로 외국인투자유치도 확대해야 할 것 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술경쟁력 포함, 우리산업의 가치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최고수준의 R&D투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며, 특히 정부출연연구소의 생산성제고가 시급하다. 독일의 프라운호퍼처럼 민간기업 과제 수탁이 활성화되도록 출연연의 예산지원방법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 한편, 연구 자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산학협력과 국제공동연구를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인재양성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AI는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각광 받고 있지만, AI 전문가 품귀 현상으로 국내 ICT기업들은 인재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국내기업들은 국내에서 인력확보에 나섰지만 아예 한명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학엔 AI를 교육할 교수진도 없다고 알려졌다. 이에 SK텔레콤과 삼성전자 등은 서울대학교와 제휴하여 인공지능 (AI) 인재를 직접 양성하거나 우리나라,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에 글로벌 인공지능 연구센터를 개설하여 인공지능 관련 인재를 직접 양성해 갈 계획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인데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해본다.

정만기 현)글로벌산업경쟁력포럼 회장
정만기 현)글로벌산업경쟁력포럼 회장

각주

1) 이 지수는 기업의 신규주문, 생산 및 출하, 재고, 고용상태 등을 조사해 수치화한 지수로서 50이 넘으면 확장국면, 50미만이면 위축국면에 있음을 말하는 지수이다. 

2) 2017년 기준 전체 철강재 수출 중 미국向 비중은 강관이 65.4%로 가장 높은 수준이고, 이어 중후판 6.0%, 열연 4.4%, 아연도강판 3.4%, 냉연 1.0%, 등이 차자하고 있다. 

3) 2016년, 한국은행에 따르면 섬유의 부가가치율은 27.28%로 나타나 제조업 평균 25.60%보다 높고, 2014년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0억투자당 취업인원인 취업유발계수는 섬유가 8.87명으로 제조업 평균 7.34명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4)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부가가치유발계수는 일반기계 0.67, 자동차 0.66, 반도체 0.52, 철강 0.51, 석유화학 0.37으로 나타나고 있고, 취업유발계수(10억원당)는 일반기계(8.93), 자동차(7.86), 반도체전자부품(4.01), 철강(4.93), 석유화학(3.97)으로 나타나고 있음 

5) 석유화학생산능력은 2017년, 에틸렌 기준으로 1위 미국, 2위 중국, 3위 사우디, 4위 우니라나로 중국과 사우디는 생산능력면에서 이미 우리나라를 추월하였다. 

6)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별 부가가치 유발계수는 자동차 0.689, 조선 0.575, 반도체 0.545, 철강 0.467, 석유화학 0.169로 나타나고 있고, 10억원당 취업유발계수는 자동차 8.6, 조선 8.2, 반도체 3.6, 철강 4.6, 석유화학 2.0으로 나타나고 있다. 

7)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 LCD 공급과잉률은 2016년 12.2%에서 2017년 10.5%로 감소되었고, 금년엔 12.0%로 높아질 전망이며, 55인치 LCD패널가격은 2011년 $651에서 2014년 $368로, 2017년엔 $199로 급속히 낮아지고 있다. 

8) 배당총액과 자사주 매입금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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