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돌’ 기념 인터뷰

정 근 호 전문기자(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 이사)
정 근 호 전문기자(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 이사)

 

4차 산업혁명 도래와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 상용화, 그리고 2020년 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이하 ICT) 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는 것.

기회를 현실로 바꾸기 위해서는 긴밀한 의사결정과 빠른 실행력이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정확한 산업 트렌드와 경쟁구도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에 따라 마켓인텔리전스(market intelligence) 서비스의 중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2000년 창업해 시장조사 및 컨설팅 사업이라는 한우물만 파온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ATLAS Research & Consulting·이하 애틀러스)은 마켓인텔리전스 업계 선도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애틀러스를 이끌고 있는 정근호 이사는 ICT 업계에서 모르면 간첩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지만, 그동안 한 번도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애틀러스 창립 20주년을 맞아 <스타트업투데이>의 단독 인터뷰 요청에 응답해 왔다. 애틀러스의 수장 정근호 이사가 공유하는 애틀러스의 큰 그림을 통해 마켓인텔리전스 서비스가 주는 가치를 들여다봤다.

 


한국 ICT 산업의 살아있는 역사···20년간 마켓인텔레전스 서비스 집중


애틀러스의 핵심인 마켓인텔리전스는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간단히 말하면 마켓인텔리전스는 ‘맞춤형 지식정보’라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이 미래를 대비해 기술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서는 경쟁과 규제상황은 물론 경쟁사 정보와 고객들의 반응, 연관된 다른 산업이나 상품의 동향 등 입체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특히 정보의 파악과 취합에 그치지 않고 의미 있는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마켓인텔리전스 서비스 업체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시장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개별 산업과 기업에 최적화된 분석과 시사점을 제공해 주는 전문업체다. 물론, 각 기업들이 내부 직원을 통해 직접 시장조사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서는 보다 빠르고 정확하며, 객관적인 관점에서 도출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직원들을 보다 창의적인 업무에 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생산성은 높이고 전체 비용과 과제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장변화에 적절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애틀러스는 2000년 창업했다. 사람에 비유하자면, 올해 성인이 된 셈인데, 애틀러스의 유년시절과 청소년기의 대부분을 함께한 사람으로서 지난 20년을 돌아보는 소회가 궁금하다.

애틀러스는 국내에 ‘마켓인텔리전스’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2000년 5월 창업해 국내 상황에 맞는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시장조사 및 컨설팅 사업을 시작했다. 단순히 단편적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외국의 사업 및 기업 사례를 분석해 활용성이 떨어지는 정보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한국’만의 경쟁상황을 반영하는 분석정보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한다.

여러 기업의 경영진과 실무진 모두에게서 큰 호응을 얻었다. 2007년에는 더 많은 업체들에게 시장분석 자료들을 제공하기 위해 애틀러스가 작성한 보고서들을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이하 DB)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모델을 전환했다.

기존에는 고객사들이 고가의 별도 프로젝트 형태로 시장정보를 제공받았는데, 간단하게 온라인DB 서비스에 가입해 시장분석 자료들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개방형 온라인DB 사업모델은 국내 마켓인텔리전스 업계에서는 최초로 시도된 것으로, 이후 경쟁업체들도 연이어 유사 서비스를 도입했다.

2008년 국내 휴대폰 판매량 데이터 제공 서비스를 시작하고 2010년에는 ICT전문 월간지 <애틀러스 리뷰>를 창간하는 등 사업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또한, 창업 초기에는 통신 산업에 국한된 분석을 진행했으나, 이후 국내 ICT 산업의 발전과 고객사들의 요구에 맞춰 방송과 인터넷 산업으로 분석 영역을 확대했으며, 현재는 4차 산업혁명 등 새로운 분야로 꾸준히 분석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애틀러스는 지난 20년에 걸친 활동을 통해 국내 ICT 산업의 변화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직접 경험하고 분석해온 한국 ICT 역사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다. 애틀러스가 한국형 마켓인텔리전스 시장을 개척한 이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몇몇 등장했으나, 20년간 지속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으며 한길을 걷고 있는 업체는 애틀러스가 유일하다.

애틀러스의 최대 강점은 20여 년간 축적된 DB로, 2020년 7월 기준 총 아티클 수가 10만여 건에 이른다. 이는 국내의 어떤 마켓인텔리전스 업체들도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풍부한 인사이트 담긴 심층 분석 자료 제공


애틀러스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정의하자면?

애틀러스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가장 큰 가치는 ‘속도’와 ‘깊이’라는 어찌 보면 서로 상충하는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모든 산업이 그렇지만 특히 ICT 산업은 변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쟁환경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데, 애틀러스는 그 어떤 업체보다 앞서 트렌드를 파악하고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애틀러스 연구원들은 국내외 매체와 백서, 기업보고서, 시장조사자료들을 일상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실제 기업 종사자들과의 정기적인 미팅을 진행하며 생생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파악한 시장정보들은 애틀러스만의 인사이트와 결합해 고객들에게 깊이 있고 풍부한 시사점으로 제공된다. 

주요 기업들이나 업계 단체의 동향들을 살펴보면 어떤 서비스나 상품이 향후 주목받게 될 것인가에 대한 단초를 얻을 수 있다. 이때 해당 상품과 관련된 기업, 기술, 시장동향, 규제 등을 사전에 파악 및 분석하고, 유사한 상품에 대한 과거의 사례도 곁들여 분석함으로써 고객사에 빠르고 깊이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최근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서비스형 모빌리티(Mobility-as-a-Service·MaaS)’가 주목받고 있는데, 애틀러스는 이미 2017년 초 이에 대한 심층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애틀러스는 이처럼 깊이 있는 분석자료들을 빠르게 제공하기 위해 일•주•월 단위의 데일리 리포트, 스냅샷, 이슈리포트 등으로 보고서 형태를 세분화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일일이 애틀러스 사이트를 방문하기 어려운 고객들을 위해 핵심적인 보고서만을 선별해 잡지 형태로 제공하는 월간지 <애틀러스 리뷰>는 이미 고객사들에게 필독서로 인정받고 있다. 

이 외에도 고객사가 요청할 경우 애틀러스의 연구원들이 직접 방문해 진행하는 세미나를 통해 보다 생생한 최신 트렌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고객사들과 진행하는 별도의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환경 변화뿐 아니라 개별 기업의 경쟁상황과 목표에 맞는 맞춤형 시장분석과 사업전략 도출을 지원한다.

스마트폰과 피처폰 등 국내에서 유통되는 셀룰러 단말의 판매량을 제공하는 모바일 인덱스는 한국 통신 시장에 대한 입체적이고 시계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데, 이 자료는 단말 제조사와 부품업체들뿐 아니라 서비스 업체들에게도 의미가 크다. 모바일 영역에서 각 단말의 판매량을 파악함으로써 이에 맞춘 서비스 기획과 개발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주 고객은?

20년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애플러스의 고객사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통신3사는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퀄컴 등 국내외 단말 및 부품업체, KBS, 네이버와 같은 방송 및 인터넷업체, 그리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같은 연구소들이 애틀러스의 서비스를 오랜 기간 이용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사 고객들도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들 고객사에 속한 애널리스트들이 심도 깊은 시장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애틀러스의 자료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맞아 새로운 융합산업으로 사업 범위 확대


20년을 묵묵히 한 길을 걸어왔다. 애틀러스가 걸어갈 200년의 미래를 공유해달라.

4차 산업혁명과 5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그간 축적한 경험과 지식을 보다 많은 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받는 수많은 산업군에 속해 있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ICT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들에게 5G와 인공지능 등 최신 ICT 기술 및 서비스 트렌드와 활용사례 등을 전파해 효과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또한, 애틀러스의 정보를 기업고객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존의 온라인DB 서비스와는 별도로 대중성을 강조한 온라인 매체를 준비 중이다. ICT 융합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바이오 및 자동차 산업으로의 범위 확장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ICT 산업에 특화된 마켓인텔리전스 업체였다면, 앞으로 10년, 20년은 4차 산업혁명 전체 분야를 이끌어가는 마켓인텔리전스 업체로 비상하는 것이 목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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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임효정 기자] 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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