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다회용기 리턴 서비스 '리턴잇'
그릇 대여·회수·세척 서비스 제공
탄소 배출권 확보 목표

잇그린의 이준형 대표. (사진=잇그린 제공)
잇그린의 이준형 대표. (사진=잇그린 제공)

[스타트업투데이] 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포장 용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19.7% 증가한 수치인 11만957톤(t)을 기록했다. 사람들은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현실적으로 배달음식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잇그린은 일상적인 식사를 통해서 친환경 소비를 즐길 방법을 제시한다. 

잇그린은 제로웨이스트 다회용기 리턴 서비스 ‘리턴잇’을 운영 중인 이제 막 1년이 되어가는 스타트업이다. 이준형 대표는 다회용기 순환 서비스를 통해 기업의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탄소 배출권을 만드는 것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환경 폐기물 프로젝트를 해오며 ‘폐기물을 잘 처리하는 방법’이 아닌 ‘근본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다회용기 순환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잇그린에는 현재 기후 변화·신재생에너지 등 환경 관련 분야에서 10여 년의 경력을 가진 팀원들과 정보기술(IT), 식음료(F&B)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쌓아온 팀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배달음식을 기다리는 '설렘'이 뒷정리를 해야 한다는 '불편함'으로 바뀌었던 경험이 있지 않나요? 많은 분들이 편리한 배달음식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도 식사 후 발생하는 수많은 일회용품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쓰레기들을 직접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면 어떨까요?”

 

큰 변화 없이 친환경을 실천하는 방법

잇그린은 제로웨이스트 용기 솔루션 '리턴잇'을 제안한다.(사진=잇그린 제공)
잇그린은 제로웨이스트 용기 솔루션 '리턴잇'을 제안한다.(사진=잇그린 제공)

리턴잇은 배달 음식에 사용되는 일회용품을 다회용품으로 바꿔나가는 친환경 서비스로, 자체 회수 프로세스 및 세척 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스테인레스로 된 용기는 높은 열과 압력을 견디며 환경호르몬 걱정 없이 오랜 세월동안 재사용할 수 있다. 크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리턴잇 비즈니스’와 배달 앱을 통해 다회용기가 서비스되는 ‘리턴잇 딜리버리’로 나눠진다.

서비스 이용 절차는 간단하다. 이용자는 기존 배달 앱(요기요)을 통해 음식을 주문할 때 다회용기 옵션을 선택하고, 식사를 마친 후 큐알코드(QR code)를 통해 회수 신청을 하면 된다. 남은 음식물 처리나 분리배출 없이 뚜껑만 닫아서 집 앞에 두면 끝이다. 그러면 잇그린의 전기 트럭이나 파트너 택배·배달 대행 업체에서 배달 동선 내 회수 건을 회수하게 된다. 회수된 용기는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소독, 건조, 검수 등 9단계의 세척 공정을 거친다.  

식사 후 용기를 가방에 넣어 문 앞에 두면 수거해간다. (사진=잇그린 제공)
식사 후 용기를 가방에 넣어 문 앞에 두면 수거해간다. (사진=잇그린 제공)

“‘친환경’이라고 하면 좀 불편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브랜드는 고객들의 큰 행동의 변화 없이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합니다. 친환경을 실천하면서도 더 편리하게 더 즐겁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

이 대표는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미닝 아웃(meaning out), 채식 등 '가치소비'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외식업 관계자들도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잇그린은 2,000여 가지의 일회용 용기를 17종으로 간소화했다. 현재 피자와 같은 일부 음식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배달음식은 잇그린의 용기에 담을 수 있다. 식당 입장에서는 주기적으로 다회용기와 식기류를 공급받기 때문에 일회용품 구매의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종류의 다회용기가 있다. (사진=잇그린 제공)
다양한 종류의 다회용기가 있다. (사진=잇그린 제공)
다양한 종류의 다회용기가 있다. (사진=잇그린 제공)
다양한 종류의 다회용기가 있다. (사진=잇그린 제공)

“리턴잇 비즈니스를 통해 하루 약 2,000여 명의 고객이 저희의 다회용기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리텃잇 딜리버리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3주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100명 이상의 고객이 사용 중입니다. 11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홍보 마케팅을 할 예정이라 고객들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리턴잇 딜리버리 같은 경우 현재 강남, 서초, 송파 일부 지역에서 요기요를 통해 사용할 수 있으며 약 50여 개 식당이 참여 중이다. 이 대표는 내년 초에 지역적 확장을 통해 더 많은 식당이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리턴잇 세척 허브. (사진=잇그린 인스타그램 갈무리)
리턴잇 세척 허브. (사진=잇그린 인스타그램 갈무리)

 

 탄소 배출권 확보 등 지속가능한 서비스로 발전할 계획

잇그린은 롯데 액셀러레이터 ‘엘-캠프(L-CAMP)’를 통해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KDB 스타트업 2021’, ‘스타트업 네스트 9기’ 등에 최종 선정됐으며 ‘바로고’, ‘㈜이유있는사람들’ 등의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왔으며, 완성도 있는 서비스를 보였을 때 투자가 따라왔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비록 1년이 안 되는 짧은 시간이고 다회용기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낮지만, 많은 응원과 관심을 받고 있다고 뿌듯함을 내비쳤다. 기업 이용자는 물론이고 시작한 지 3주밖에 되지 않은 리턴잇 딜리버리의 이용자들로부터 많은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 쪽지, 꽃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원들이 이런 응원들을 ‘비타민’이라고 부르며 업무를 즐거운 마음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널코퍼레이션, 삼성웰스토리, 탑엔지니어링, 에스원 등 다양한 기업에 제로웨이스트 도시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잇그린 제공)
채널코퍼레이션, 삼성웰스토리, 탑엔지니어링, 에스원 등 다양한 기업에 제로웨이스트 도시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잇그린 제공)

“리턴잇 딜리버리 서비스를 처음 오픈하던 날, 과연 어떤 고객분이 저희 서비스를 처음 사용하실까 기대와 우려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고객분은 놀랍게도 서비스 오픈 후 30분이 지나자마자 음식을 시키셨고, 배달이 완료된 후 30분 만에 반납까지 했습니다. 저희가 상상만 했던 다회용기 배달·회수 절차가 처음 이러진 순간이었기에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잇그린은 사업 초기 ‘초기창업패키지’, 환경부에서 진행한 ‘에코스타트업 지원사업’ 등의 도움을 받았다. 이 대표는 서비스를 시작할 때 세탁 온·오프라인연계(Online to Offline·O2O) 서비스들을 특히 많이 찾아보고 벤치마킹했다고 전했다. ‘런드리고’나 ‘세탁특공대’ 같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는 O2O 서비스들을 롤모델로 삼았다는 것이다.

현재 강남, 서초, 송파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점차 서울 전체 지역으로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사진=잇그린 제공)
현재 강남, 서초, 송파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점차 서울 전체 지역으로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사진=잇그린 제공)

잇그린은 단순 다회용기 제공 서비스에서 그치지 않고 전체 과정의 탄소 배출, 일회용 용기 사용대비 탄소 저감량 등을 모니터링해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탄소 저감을 통해 추후 탄소 배출권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며, 리턴잇 서비스를 좀 더 지속가능한 서비스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또한. 좋은 인재를 지속해서 채용, 환경을 위해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신나고 즐겁게 일하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결국 좋은 서비스와 회사는 좋은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들이 모이면 좋은 서비스가 되고, 좋은 서비스를 만들면 투자 유치 및 매출액 증대는 같이 따라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년부터는 서울 지역 전체로 점점 더 서비스 범위를 확장해나가며, 저희 서비스의 탄소 배출권 등록을 위해 계속해서 나아갈 것입니다.”

잇그린은 탄소 배출권 확보에 도전한다. (사진=잇그린 인스타그램 갈무리)
잇그린은 탄소 배출권 확보에 도전한다. (사진=잇그린 인스타그램 갈무리)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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