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 혁신성, 지속가능성을 원칙으로 매니큐어 개발
자연 친화적 비건 매니큐어 '어도러블 매니큐어'
연간 100만 불 수출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 목표

플루케의 자연친화적 비건 네일 '어도러블 매니큐어'. (사진=플루케 홈페이지 갈무리)
플루케의 자연친화적 비건 네일 '어도러블 매니큐어'. (사진=플루케 홈페이지 갈무리)

[스타트업투데이] “사람들은 화장품을 고를 때 유해성분은 없는지, 순한 성분인지 꼼꼼하게 따지곤 합니다. 그런데 왜 매니큐어를 고를 땐 성분에 무관심한 걸까요? 비건 화장품은 많은데, 비건 네일은 왜 없을까요?”

플루케는 누구나 걱정 없이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뷰티 제품을 기획하고 시장에 공급하는 스타트업이다. 박영란 대표는 어린아이부터 임산부까지 ‘모두를 위한 뷰티’를 꿈꾼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체에 무해한 자연 친화적 비건 네일 ‘어도러블’을 선보였다.

어린아이부터 자연까지 생각하다

“벨기에의 한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안전하게 공간을 설계하고 가구를 배치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유치원 이름이 플루케였죠.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플루케를 회사명으로 짓게 되었습니다.”

플루케는 2019년 1월 시작됐다. 박 대표는 창업 전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다국적 화장품 원료 회사, 독일 머크사(Merck), 영국 크로다사(Croda) 등에서 10년 정도 일하면서 화장품 원료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아이들도 사용할 수 있다. (사진=플루케 홈페이지 갈무리)
아이들도 사용할 수 있다. (사진=플루케 홈페이지 갈무리)

“화장품 원료 회사에 재직 중 우연히 열 살 남짓 된 여자아이들이 매니큐어를 바르며 노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직업과 관련이 있어 성분을 확인했더니 아이들이 사용하기에 안전하지 않은 제품이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시장에 안전하지 못한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해외에서는 매니큐어나 리무버에 사용된 화학성분에 대한 우려로 자연 친화적이고 안전한 성분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고, 그녀는 누구에게나 안전한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박 대표는 이 일이 계기가 되어 지금의 플루케가 탄생했다고 전했다. 

건강을 위협하지 않는 매니큐어를 만들기 위한 노력

정제수 기반의 매니큐어지만 고발색이 가능하다. (사진=플루케 홈페이지 갈무리)
정제수 기반의 매니큐어지만 고발색이 가능하다. (사진=플루케 홈페이지 갈무리)

어도러블 매니큐어는 휘발성 유기용매(VOCs)가 아닌 정제수 기반의 매니큐어다. 박 대표는 휘발성 유기용매를 물로 치환한 이유는 물이 휘발성 유기용매보다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물을 사용했기 때문에 매니큐어 특유의 냄새 역시 거의 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녀는 어도러블 매니큐어를 스킨케어 제품처럼 손톱이 아닌 피부에 발라 피부 자극 테스트를 거쳤으며, 무자극 판정을 받은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물은 안전성이라는 이점이 있지만, 용제의 기능이 부족하고 건조 속도가 길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다. 어도러블 매니큐어는 필름막을 형성하는 고분자가 물에 잘 용해되고, 물은 빠르게 증발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따라서 안전하면서도 발색이나 건조 속도 등의 성능은 기존의 유성 매니큐어에 뒤처지지 않는다.

“어도러블 매니큐어는 제거하는 방식도 조금 다릅니다. 흔히 네일아트를 지울 때 사용되는 아세톤이나 리무버는 강한 산성으로 손톱과 손톱 주위를 상하게 만듭니다. 어도러블 매니큐어는 제거하고 싶을 때 그냥 손으로 뜯어서 떼어내면 됩니다. 손톱 강화를 돕는 샐러리 씨 추출물을 함유하고 있어서 손톱이 점점 얇아질 걱정도 덜하죠.”

 

지울 때 별도의 리무버나 아세톤이 필요 없다. (사진=플루케 제공)
지울 때 별도의 리무버나 아세톤이 필요 없다. (사진=플루케 제공)

어도러블 매니큐어는 와디즈에서 5회에 걸친 펀딩을 모두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박 대표는 플루케의 주 소비자로 네일숍에서 젤네일을 여러 차례 하다가 손톱이 많이 상한 30~40대 여성을 꼽았다. 냄새 때문에 매니큐어를 꺼리는 60대 여성도 주 소비자라고 덧붙였다.

“벽을 칠하는 페인트가 아니라 사람이 쓰는 매니큐어라면 반드시 안전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저희가 바라보는 ‘안전’의 관점은 사람과 동물, 환경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사람은 물론 동물과 환경에도 무해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저희는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등 자연 친화적인 비건 화장품을 추구합니다.”

플루케가 추구하는 세 가지 비전은 안전성, 혁신성, 지속가능성이다. 박 대표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조금 더 돋보이도록 돕는 것이 화장품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화장품의 사용으로 건강을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어도러블 매니큐어의 기본적인 철학이다. 

비건 네일이 탄생하기까지

2019년 대한민국 마케팅 페어 현장 사진. (사진=플루케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2019년 대한민국 마케팅 페어 현장 사진. (사진=플루케 와디즈 펀딩 페이지 갈무리)

“2019년 대한민국 마케팅 페어와 K-Beauty Show에 참가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오프라인 행사에서 직접 보고 체험한 소비자들은 냄새가 안 난다는 점, 아세톤이 없어도 손톱 손상 없이 매니큐어를 지울 수 있다는 점, 발색이 좋다는 점에 놀라곤 합니다.”

박 대표는 작은 스타트업인 만큼 다양한 컬러를 한꺼번에 쏟아낸다거나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우지는 못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플루케만큼 깊게 매니큐어 제품을 고민하고 컬러를 연구하는 회사는 많지 않을 거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가지 수가 많지 않지만, 감히 어도러블 매니큐어는 모든 컬러가 예쁘다고 자부합니다. 저희는 1년에 2번, 총 24가지 컬러를 출시하고 있으며, 언제나 그 시대에 가장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컬러를 제안하기 위해 팬톤(PANTONE)을 연구하고 패션 산업을 공부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이번 시즌에는 플루케가 어떤 컬러를 제안할지 궁금해하고 기다리게 만들고 싶습니다.”

 

다양한 컬러의 매니큐어. (사진=플루케 제공)
다양한 컬러의 매니큐어. (사진=플루케 제공)

그녀는 작은 기업이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일어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플루케 역시 많은 지원사업에 지원해 선정과 탈락을 반복하고 있다. 그녀는 지원사업 중 KOTRA 수출전문위원의 멘토링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잘 몰라서 우왕좌왕할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도움을 받아 든든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비건 인증을 받기 위해서 각각의 개별 원료가 어떻게 해서 생산된 것인지 ‘source origin’을 밝혀야 했어요. 합성 원료인 경우에는 합성에 사용된 원료의 source origin까지 묻는 경우가 있어 애를 먹었죠. 사용된 원료의 수가 많아 힘들고 긴 시간이었지만 끝내는 인증원에서 대한민국의 네일 상품 중 처음으로 비건 제품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녀는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까다롭다고 알려진 일본 시장에서 주요 화장품 오프라인 숍에 제품이 입점했을 때와 호주 네일 살롱에 제품이 소개됐을 때의 기쁨과 벅참은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수출의 기쁨만큼 소비자들이 전하는 따뜻한 말들도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어도러블 매니큐어 덕분에 손톱을 바르고 만삭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며 사진을 보내준 임산부도 있었는데, 이는 박 대표에게 큰 위로이자 응원이 됐다.

"가치 소비 물결 동참하고파"

2022년에는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사진=플루케 홈페이지 갈무리)
2022년에는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사진=플루케 홈페이지 갈무리)

플루케는 창년창업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벤처투자협회로부터 엔젤 투자를 받았다. 박 대표는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투자는 항상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회사가 되기 위해 제품을 위한 연구개발이나 재무제표 관리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금 더 성과를 낸 후 적절한 시기가 되면 다음 투자를 받기 위해 구체적인 시도를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사장에 대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2022년에는 어도러블 비건 네일이 수출되는 국가가 10개국 정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플루케는 우선 대만 진출 준비를 끝마치고 내년부터 대만에 제품 판매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호주에는 어도러블 비건 네일을 중심으로 한 네일살롱 오픈을 앞두고 있고, 태국에도 네일살롱에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준비 중이다. 나아가 미국 한인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주요 오프라인 매장 및 아마존US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매니큐어’와 ‘비건’. 대한민국에서 이 두 단어를 연결한 것은 어도러블이 처음이였습니다. 이제 세계 시장은 화장품이 얼마나 값싸고 효과 있는지를 넘어 환경과 가치 소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는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생산자이자 동시에 소비자이기 때문에 그 물결에 동참하고 싶고, 그런 제품을 찾는 소비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되고 싶습니다. 플루케는 5년 후 연간 100만 불을 수출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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