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저장 물질 원천 특허 4건 보유
모빌리티, 카트리지, 수소발전, 건설기기 등 다양한 분야 활용 가능

제254회 벤처포럼에는 엔팩 김용호 대표가 참여해 투자설명회를 진행했다
제254회 벤처포럼에는 엔팩 김용호 대표가 참여해 투자설명회를 진행했다

[스타트업투데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대중 및 투자업계에 소개하는 스타트업 피칭무대 ‘벤처포럼’이 5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카이트타워 14층에서 열렸다. ㈜SMB투자파트너스가 주최하는 이 포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는 엔팩(ENFAC)(주) 김용호 대표가 참여해 투자설명회를 진행했다. 엔팩은 수소저장합금(Metal Hydride)과 수소 연료전지를 연구∙개발하는 업체다.

김용호 대표는 티타늄망간 합금을 활용해 수소를 저장하는 방식과 상용화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국내∙외 수소 에너지 시장 현황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문제는 매년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전 세계 국가들이 탄소중립을 목표로 수립하면서 수소 에너지가 차세대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2020년 9,000만 톤이었던 전 세계 수소 수요가 2030년 2억 톤, 2050년엔 5억 3,000만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40기가와트(GW)의 청정수소 생산시설을 확보해 연간 1,000만 톤 수준의 청정수소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정부는 2020년 12월 7일, 탄소중립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이후 12월 15일 국무회의에서는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정부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2050 탄소중립의 핵심인 수소 에너지원을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깨끗하게 생산된 수소의 활용을 확대하고, 화석연료 발전 중심의 전력공급 체계를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한, 수소를 동력으로 하는 자동차, 철도, 항공기, 선박 등을 확대해 수송 부문의 탄소중립 기반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 29일에는 「수소 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수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의 수소산업 육성계획이 더해지면서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고체 수소 저장 방식으로  원가↓안전성↑

고체 수소 저장 방식은 높은 효율로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사진=엔팩)
고체 수소 저장 방식은 높은 효율로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사진=엔팩)

엔팩 김용호 대표 역시 향후 10년 내로 수소시장의 규모가 계속 성장할 것이며, 수요량 역시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울산시가 수소 전기 트램 실증사업에 최종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개발∙실증에 착수했다”며 “성공 시 KTX와 같은 고속 열차도 수소로 다닐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기차, 트럭, 충전소, 자전거, 잠수함 등 여러 분야에 수소 에너지가 빠르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수소 에너지 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수소를 어떻게 저장하는지’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수소를 저장하는 방식은 영하 253도로 액화하는 방식과 600~700바(bar)의 고압에서 압축하는 방식이 있다. 김 대표는 이런 액화 수소나 고압 수소는 일반적으로 상용화되기에 비용 부담이 크고 위험하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엔팩은 티타늄과 망간 합금에 수소를 저장하는 고체 수소 저장 장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고체 수소 저장 방식은 수소와 친화력을 가진 합금원소와 수소저장합금을 형성해 수소를 고체로 저장하는 방식이다. 수소저장합금 체적당 수소 밀도는 기체 수소나 액체 수소보다 높고, 수소화 반응에 고압이나 저온의 환경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고 높은 효율로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고체 수소 저장 장치를 개발해서 쓰고 있는 국가는 현재 프랑스, 중국에 이어 한국이 세 번째라고 전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제작한 고체 수소는 엔팩보다 원가가 2배 이상 높고 수소 저장 함유율은 낮다”고 말했다. 중국은 티타늄과 마그네슘 합금을 이용하고 있으며, 마그네슘은 고가의 원료라 일반 상용화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엔팩 고체 수소 저장 장치는 가장 흔하고 싼 원소인 망간을 활용했다고 소개했다. 티타늄과 망간을 진공 증착으로 합금시키면 수소를 결합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그는 티타늄망간 10톤이면 200kg의 수소가 저장되는 등 전체 구조의 2%를 저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상암동에 있는 고압 수소 스테이션의 경우, 30억 원 이상의 많은 건설 비용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현재 상암동 수소 스테이션에는 350bar의 고압 수소가 57kg 저장된다. 그는 엔팩의 티타늄-망간 고체 수소 저장 장치로 전환 시, 1m³ 면적의 공간에 100kg 이상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렴한 비용으로 설치 공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상온∙상압 저장으로 매우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지게차 중심으로 제품 상용화 계획

엔팩 수소저장합금을 통해 수소연료 지게차, 자전거, 드론 등으로 제품 상용화가 가능하다(사진=엔팩)
엔팩 수소저장합금을 통해 수소연료 지게차, 자전거, 드론 등으로 제품 상용화가 가능하다(사진=엔팩)

엔팩은 상용 수소 저장 물질 원천 특허 4건을 포함해 수소 저장 관련 특허를 총 10건 보유했다. 합금설계 데이터는 5,000건 이상 확보하고 있다. ‘구매조건부신제품 개발사업’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 ‘미래산업선도 기술개발산업’ 등 정부의 여러 연구과제도 수행했다.

김 대표는 엔팩의 고체 수소 저장 장치를 가장 현실적으로 상용화하는 방법은 지게차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굴삭기, 트랙터 등 상당수의 건설기계가 엔진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기종보다 보급∙확산이 쉽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지게차의 배터리 팩은 충전 시간이 7~8시간이 소요되지만, 사용 시간은 3시간 이하로 짧다”고 말했다. 엔팩의 수소 기술로 충전 시 15분 내로 충전할 수 있으며, 사용 시간은 10시간 이상으로 길어진다고 덧붙였다.

고체방식의 수소전지는 드론과 같은 비행체와 자전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엔팩은 현재 군사용 드론 정밀 모델을 검토 중이며, 금오공대와 함께 일반 화물용 드론 모델 설계를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수소 자전거는 실제 제작이 완료돼 지난 25일 구미시 김영식 국회의원에게 기증했다.  

김 대표는 “이외에도 트럭, 선박, 충전 카트리지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며 “현재는 공상과학처럼 보이는 분야도 앞으로 3~5년 안에 수소 에너지로 가동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후 신규 산업과의 연계성, 수입성 등을 고려해 범위를 점차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