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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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의 꿈 삼성전자

대한민국에도 100년 기업이 있을까? 물론 100년 된 기업들이 몇 개 존재하고 있다. 동화약품, 몽고식품, 성창기업 등 여전히 기업 활동을 하고 있으나 필자는 투자자적 관점에서 향후 100년이 될 때까지 현재의 주력업종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을 말하고자 한다.

필자의 책 <숨겨진 부의 설계도>에서 100살이 될 때까지 성장 가능한 기업들을 거론했었다. 그 기업들은 현재 50~60년 정도 된 기업들로 녹십자, CJ제일제당, 삼성전자, 유한양행 등이었으나 최근 크게 주가가 올라 해당 주식들을 새로 보유하기에는 부담감이 없지 않다.

그 중 유일하게 주가가 오르지 않은 기업이 삼성전자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전은 왜 주가는 오르지 않은 것일까. 관련업종을 담당하는 분석가들의 의견을 확인해 보면 상투적인 내용들이 주류를 이룬다. 반도체 사이클에 의한 메모리, 낸드의 가격하락에 따른 이유와 현재 주가 55,600원은 결코 싸지 않기 때문이란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58조)을 내던 2년 전보다 이익이 절반 이상 줄어든 지금의 주가가 더 비싸다는 점을 내세운 분석가들도 있다. 그렇다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으나 주가는 몇 배 뛰어오른 주식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자 미국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은 붕괴되기 시작했고 소위 동학개미라고 하는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투자에 뛰어들었다. 그때 가장 많이 산 종목 중 하나도 삼성전자였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삼성전자는 오르지 않았고 많은 투자자들은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 여전히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동안 갈아탄 개미투자자들이 절반 이상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위험자산이라고 하는 주식투자를 첨 해 본 투자자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에 장기투자를 하겠다는 다짐으로 처음 산 주식이 삼성이었지만 얼토당토않은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치솟자 장기투자의 맹세는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삼성전자가 오르지 않은 이유

필자 개인적으로 경험한 투자의 세계는 어떤 경제적 논리보다 심리적 부분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심리적 방향에 따라 돈은 흐르고 그 돈의 힘이 모든 가격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그것을 기대 심리라고 하며 패러다임에 의해 그 기대치는 높아진다. 물론 몇 가지 과학적인 논리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하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폭락 후 삼성전자는 상승의 촉진제 역할을 한 후 제자리에 머문 가장 큰 이유는 수급에 의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또한, 삼성전자가 IT라고 하지만 전형적인 장치산업 즉, 굴뚝산업에 가까운 경기순환에 따른 매출구조(메모리, 낸드플래시 반도체)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같은 반도체 업종이면서 주가는 몇 배 더 오른 경쟁사들의 실적과 주식상승을 보면 금방 이해가 된다,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비율은 56% 정도다. 외국인은 그동안 삼성전자 주식 69조 6천 주의 58%를 보유하다 1조 2천 주(2%)정도를 매도하는 과정에서 기관들도 팔자에 동참하여 주가를 짓눌렀다.

증권사에 속한 애널리스트들이 말하는 매도의 근거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영향으로 선 주문한 일시적 가격반등에서 하락세로 돌아섰고, 그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는 이런 문제로 실적이 좋았지만 하반기는 재고 증가와 더불어 더 좋지 않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보는 시각은 조금 다르다. 외국인은 비중이 큰 삼성전자를 차익 실현하고 포트폴리오(언텍트 관련주 비중확대)에 대한 조정과 공매도 금지에 따른 매매활동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으로 들어오는 신규 자금보다 현재 보유 중인 주식을 차익 실현하고 종목교체에 따른 조정일 뿐이라는 것이지 일시적인 실적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주식도 크게 떨어져 매력적인 종목들이 수두룩한데 굳이 한국으로 돈을 가져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삼성전자다

필자는 삼성전자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100년 성장 가능한 기업으로 보는 근거는 기존 매출구조의 변화다. 메모리 중심에서 시스템 반도체 종합기업으로 탈바꿈을 진행 중이다.

현재 주력 경쟁사인 반도체를 대표했던 인텔과 IBM 등 경쟁사들의 구조적 재편도 큰 변화다. 종합반도체인 인텔은 초격차 부분에서 밀려 7나노 공정부터 이미 손을 떼기 시작했고 다른 경쟁사들도 제조 부분을 크게 축소 내지 폐지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삼성은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쟁사들과 다투고 있었다. 올해부터 제조 부분 5개 업체에서 2~3개로 압축되고 있고 그 중 삼성전자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부분에서 경제적 해자를 누리고 있지만 진짜 돈이 되는 시스템과 파운드리 부분에서는 한참 뒤떨어져 있었다. 이 부문을 극복하고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고 파운드리 부분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하나씩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인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 기업들은 그동안 대만의 TSMC(세계1위)파운드리 업체에 위탁 생산하고 있었다. 그러나 점점 늘어나는 물량소화와 납기를 위한 대안으로 복수 거래를 계획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를 지목하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에 이어 중국의 최고 파운드리 1위 업체 SMIC도 추가 제재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삼성에게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삼성의 주력 매출은 크게 나눠 백색가전, 모바일(스마트폰), 반도체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부터 크게 부각되고 있는 5G 부분도 한 축으로 크게 성장 중이다. 5G의 여세를 몰아 6G의 통신 표준을 목표로 이미 가동되고 있어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 잡을 것이다.

주식은 미래의 꿈을 사는 거래다. 코로나 사태를 맞아 새로운 사업모델들이 각광받으면서 주가는 천정부지로 올랐고 그 이유는 성장성에 가치를 두었다. 필자가 삼성전자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도 현재의 매출구조에서 돈이 되는 시스템반도체의 확장성과 파운드리 점유율 상승에 대한 가치를 높게 보기 때문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실적의 가치보다 사업모델의 확장성과 선도적 투자가치를 보라는 것이다.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나 투자방송 등에서 추천하는 상승 종목군들은 상당한 버블이 끼어 있다. 머지않아 옥석이 가려질 것이며 뒤늦게 편승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배당으로 은행이자의 몇 배 수익이 보장된 삼성전자는 보다 안전하게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삼성의 오너는 오랜 법정투쟁으로 기업의 이미지 실추를 피할 수 없었다.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고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하나씩 실천하고 있다. 외국 큰손들도 이 점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리포트들이 근자 부쩍 눈에 띈다. 

필자가 주식 운용을 담당한 지 몇 해 지난 일이다. 한 분은 삼성전자를 29만 원에 매수해 190만 원을 넘긴 시점이었다. 그때 필자는 “너무 많이 올랐으니 차익 실현을 하는 것이 좋지 않으냐”고 권유했었다. 그때 그분이 내게 한 말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교훈이 되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면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는 걸요.”

 

*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명 The CJ Holdings Canada Ltd. CEO
자명 The CJ Holdings Canada Ltd.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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