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역량 갖춘 인재를 선발하려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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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인재선발은 리더의 최우선 핵심역량

필자가 근무한 글로벌 외국기업에는 핵심역량(Core Competency) 모델링이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었다. 회사는 핵심역량에 기초해 평가 및 성과관리, 인재 육성 그리고 채용(인재선발, selection)을 진행하고 있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리더가 갖춰야 할 핵심역량 1순위에 채용이 있다는 점이었다. 필자는 이 점이 의아했다. 리더가 갖춰야 할 많은 핵심역량 중에 채용이 최우선 순위에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물음의 답은 의외로 쉽게 해결됐다. 상기 글로벌 외국기업은 매년 10% 내외의 퇴사율이 있었다. 특히 핵심인재로 분류되는 인재들의 이직률은 회사 평균을 상회하고 있었다. 필자가 근무할 당시 이 회사는 성장기에 있으면서 매출 및 기업규모가 매년 성장, 확대되는 시점이었다. 

고성과 조직(High Performing Organization)의 유지 발전을 위해서는 인력 특히 우수인력의 보강 및 확충이 절대적이었다. 이 회사는 ‘구조화 역량면접’ 체계를 우선 도입해 직무에서 요구하는 핵심역량과 직무역량을 충족시키는 인재선발에 전력을 다했다. 

회사가 관심을 기울이고 집중한 분야는 2가지였다. 첫째, ‘구조화 역량면접’에 기초해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우수인력을 조기에 입사시키는 것. 둘째, 이를 실현하기 위한 면접관(Interviewer)역량 강화였다. 

면접관 교육은 ‘구조화 역량면접’ 매뉴얼에 기초해 수시로 실시했다. 그 결과 회사는 필자가 처음 입사할 당시보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매출 규모 4배, 글로벌 외국기업 전체에서 한국의 위상은 수직 상승(글로벌 Top 10)했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한 가장 큰 힘은 무엇이었을까? 

회사의 전략과 발전방향 등을 리드하고 현장에서 구현하는 우수 인력을 보강·확대한 것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즉 '할 수 있다'라고 하는 핵심역량으로 검증된 우수인력이 이러한 성장을 가능하게 한 것이었다. 

필자가 회사 입사 시 가졌던 질문 '리더가 갖춰야 할 많은 핵심역량 중에 왜 채용이 최우선 순위에 있는 걸까?'하는 물음의 답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인재를 잘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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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데 있어 흔히 4가지 구성요소가 있다고 한다. 창업자, 파트너(수평· 수직적 관계로서의 파트너 사원), 고객, 그리고 투자자가 그것이다. 스타트업이나 초기 중소, 중견기업에 있어 이 4가지 요소는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회사 설립이나 초기 생존에 있어 수평·수직적 관계의 파트너의 역할은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비중이 높다. 여기서 우리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러한 우수 인력을 과연 어떻게 뽑을 것인가? 

이 물음의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해당 포지션·직무에서 원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람 대충 뽑아 놓고, 내부적으로 육성하면서 가면 되지 않을까?” 

이러한 발상은 2가지 면에서 기업(조직)에 치명적 손상을 입힌다. 첫째, 대충 뽑는 인원은 미스매칭이나 역량 부족으로 높은 퇴사율로 이어진다. 2020년 7월 발표된 한국노동경제학회 '첫 일자리 이탈 영향요인 분석' 자료에 의하면 우리 청년 취업자의 절반 이상(50.2%)이 입사 후 1년 이내에 회사를 그만두고, 처음 직장을 4년 이상 계속 다니는 사람은 12.2%에 불과하다. 

즉, 근속 5년 차에는 처음 입사 인력의 10% 수준의 인력만이 고용을 유지한다. 과히 충격적인 결과다. 이러한 미스매칭이나 높은 퇴사율은 기업으로 하여금 매년 막대한 채용비용 그리고 기회 비용을 지출하게 한다. 우수한 좋은 인력이 계속 공급되지 않은 경우, 회사의 성장이 어렵다는 사실은 자명한 일이다. 둘째, 대충 뽑는 인력은 후보자의 열정, 창의력, 그리고 일에 대한 관심·흥미도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다. 

경영컨설팅 기업인 프로피 인터내셔널(Profiles International)의 자료에 의하면 적극성·열정, 관심·흥미, 창의성이 높은 인력은 기업에서 고성과를 창출한다. 문제는 이러한 핵심역량은 교육으로 배양 되지 않거나 쉽게 수준 향상이 되지 않는 다는 데 있다. 채용과정에서 핵심역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마존과 제니퍼소프트의 역랑 기반 인재 채용 방식

아마존 건물 외경. (사진=아마존)
아마존 건물 외경. (사진=아마존)

빅테크 기업이자 글로벌 이코머스의 강자 아마존(Amazon)은 아마존, 아마존 AWS, 아마존 프라임 등의 사업을 운영하는 명실상부 글로벌 톱 기업이다. 2020년 말 기준으로 약 120만 명의 인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곧 세계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의 200만 명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마존은 규모에 걸맞게 채용방식에 있어서도 우수한 인력 확보를 위해 독특한 2가지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첫째, 2017년 출간된 <아마존 웨이(Amason Way)>에서는 아마존 채용방식 중 바 레이저(Bar Raiser) 운영시스템을 소개한다. 

아마존은 1차 서류전형, 2차 전화면접에 이어 3차 실무 대면면접을 실시할 때 내부적으로 바 레이저를 운영한다. 바 레이저는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고자 하는 제프 베조스(Jeff Bazos) 의장의 의지가 반영된 채용방식이다. 

바 레이저는 후보자가 포지션이 요구하는 역량을 갖춘 수준 있는 후보자가 아니거나, 아마존의 비전과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후보자가 있을 경우, 당장 ‘아니오(NO)’라고 말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바 레이저는 아마존의 미래를 이끌어 갈 핵심인력을 채용하는 파수꾼이다. 

둘째, 아마존은 진정한 역량에 기초한 인재 선발을 하고 있다. 아마존 근무 방식을 가장 적나라하게 소개한 책 ‘순서 파괴(Working Backwards)>에 의하면 아마존에서의 채용방식은 ‘무엇을 알고 있다’라는 지식 점검이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다’는 역량 점검을 한다. 

후보자의 지식수준에 기초한 채용을 뛰어넘어 실제 후보자가 그러한 일을 수행할 수 있는지 역량을 점검한다. 후보자에게 직무에서 요구되는 핵심역량이나 직무역량을 후보자의 과거의 실제 사례를 통해 증명해 보이라고 한다. 즉 핵심역량에 기초한 면접을 진행하는 것이다 

토종 소프트웨어 기업 제니퍼소프트(Jennifersoft)는 2005년 설립, 40명 내외의 직원을 가진 강소기업이다. 1년에 채용하는 인원이 1~2명이지만 지원자가 수백 명이 몰린다고 한다. 몇 년 전 우리 사회에 블라인드 채용 바람이 불었을 때, 스펙을 보지 않는 기업으로 잘 알려지면서 우리에게 꽤 친숙해졌다. 

작지만 강한 기업. 제니퍼소프트는 직원들을 위한 복지혜택이나 기업문화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 회사의 진정한 강점은 채용 과정에 있다. 후보자가 지원이력서를 낼 때 이런 문구를 마주하게 된다. “이력서에는 학력·성별·사진·나이 등은 적지 말아 주세요’’ 스펙을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회사의 채용과정을 보면, 무서울 만큼 후보자의 역량을 캐고 또 캔다. 보지 않은 것은 외형적인 스펙일 뿐, 후보자의 역량 검증은 지구상의 어느 기업도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역량 점검을 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개발자 직군의 경우, 통상 6시간의 과제풀기를 통과해야 한다. 과제풀기를 통과한 후보자는 2~3시간, 길게는 7시간에 걸친 대면 인터뷰를 거친다. 이 사이 후보자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점검한다. 만족스러운 후보자가 없을 경우, 채용은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 인턴 한 명을 선발하는 데 내부 직원 4명이 인터뷰 과정에 참가해 2달이 걸린 적도 있다. 우수한 역량 있는 사원을 채용하는 데 회사는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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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인력 선발에 보다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3개 회사의 예에서 보듯이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회사들은 직원 채용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왜 이런 힘든 채용과정을 거칠까? 바로 채용, 즉 우수인력의 확보가 회사의 생존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적당한 인력을 뽑고 나서 입사한 다음 내부적으로 육성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아예 뽑을 때 우수인력을 뽑자는 의미다. 후보자의 역량을 점검할 내부 시스템이나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회사에서도 포지션이 요구하는 핵심역량(직무역량 포함)을 간략히 리스트로 정리하고, 이를 인터뷰 과정에서 과거의 경험사례로서 충분히 후보자의 역량을 점검할 수 있는 것이다. 조직 내에서 매니저나 리드 포지션에 있는 이들의 최우선 핵심역량은 바로 채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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