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기반의 간식 큐레이션 서비스 제공
직장인 대상 사내식 정기배송

이우희 스낵포 대표
이웅희 스낵포 대표

[스타트업4]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가 무엇일까. 바로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다. 점점 오르는 외식비 물가로 인한 부담과 함께 식사 때만 되면 메뉴 선정에 대한 고민이 따르고 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스낵포와 그랜마찬이 나섰다. 

107번째 ‘테헤란로 커피클럽’이 27일 오전 강남구 역삼동 스타트업얼라이언스&스페이스에서 열렸다.

‘사무실 먹거리는 우리에게 맡겨봐!’를 주제로 열린 ‘테헤란로 커피클럽’에서는 이웅희 스낵포 대표와 구교일 그랜마찬 대표가 나서 각각의 서비스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낵포는 빅데이터 기반의 간식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이 대표는 스낵포가 이룬 성과보다는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경험과 이 과정에서 느꼈던 점에 대해 전했다.

그랜마찬은 직장인을 위한 사내식 정기배송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이다. 구 대표는 왜 이 일을 시작하게 됐고, 어떤 마음으로 일하고 있는지 등 그동안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이웅희 대표가 전한 이야기 전문.

◆ 소비자의 니즈에서 출발한 ‘스낵포’
처음 한 사업은 ‘빠빠슈르빠’라는 이름의 서비스였다. 무엇을 팔지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상품만 잘 만든다면 사람들이 사주겠지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중국시장에 진출했지만, 실패를 맛봤다.

두 번째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소비자의 니즈로부터 아이템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했고,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즐겨본다는 것을 캐치해냈다. 이 점에 착안해 해외 영상에 자막을 입혀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플랫폼 사업에는 개발자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개발자가 없어 외주를 맡겼다. 개발자가 외부인이다 보니 유저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보완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느꼈다.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고 결국 두 번째 사업도 실패로 돌아갔다.

이 두 번의 창업에서 아이템은 소비자에게서 나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팀 내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1년 6개월간의 경험으로 깨우쳤다. 

스낵포는 소비자의 니즈에서 출발했다. 간식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이 수많은 간식 중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간식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간식이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찾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답을 얻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소비자의 니즈를 알아야 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간식에 대한 니즈가 많다. 그래서 소비자의 선호도와 구매 형태를 조사했다.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소비자는 몇 가지 질문에 답변만 하면 된다. 그 후, 소비자의 피드백을 받아서 해당 소비자에게 맞춰 서비스가 제공된다.

1년간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고객 특성별로 니즈가 다르다는 것 알게 됐다. 소규모 고객들의  니즈는 디테일한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를 들면, “3세 아이에게 맞는 간식으로 주세요”, “일본 간식은 빼주세요”, “엄마와 아이가 먹을 수 있는 간식으로 반반씩 보내주세요”와 같은 요청들이 있다. 이러한 니즈들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큐레이션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들어 배송까지 지연된다. 향후에는 자동 큐레이션 서비스로 효율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B2B 고객은 원하는 간식의 범위가 상당히 넓다. 이 경우에는 서비스 단가가 높아진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자금 상황이 좋은 기업은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한다. 그러나 자금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들을 위해 편의점 운영사·유통사와 협업을 고민하고 있다.

스낵포는 상품 구성에서 물류 세팅까지 해주는 토탈 간식 케어 서비스다. 현재는 토스, 블랭크 등과 같은 기업에서 이용하고 있다. 일반 간식과 프리미엄 다과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스낵포는 2018년 1월 스낵포 법인을 설립해 이제 1년을 갓 넘겼다. 4명에서 시작해 현재는 8명이 됐다.

 

이하 현장에서 이뤄진 이웅희 스낵포 대표와 ‘테헤란로 커피클럽’ 참가자 간의 Q&A. 

Q : 가장 도움이 된 지원 기관은 어디인가요?
A : 네오플라이입니다

Q : 어떤 고객층이 가장 많나요?
A : B2B 고객이 전체 고객의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Q : 주로 어느 지역에서 서비스하고 있나요?
A : 매출을 기준으로 강남, 판교에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고 있지만, 전국 단위로도 가능합니다.

Q : B2C로 개인 배송을 하고 있는데 어떤 경로로 고객이 유입되나요?
A : 유료 마케팅은 하지 않고, 자체 블로그 관리, SNS 관리 등을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를 통한 유입률이 80% 이상입니다.

Q : 그동안 쌓인 데이터를 활용해 무엇을 하고 싶나요?
A : 정부의 R&D 사업과 관련해 큐레이션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소비자가 몇 가지 질문에 답하면 큐레이션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머신러닝을 통해 매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 소비자들의 피드백은 어떻게 받고 있나요? 
A : 구글 설문을 통해서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토스의 전 직원들에게는 계정을 하나 열어서 어떤 점이 좋고 싫은지에 대해 1차 담당자가 컨펌한 뒤, 피드백에 맞춰 서비스합니다.

Q : 간식 제조에도 참여하나요?
A : 아직 제조까지는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소 제조업체들과 상생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구교일 그랜마찬 대표
구교일 그랜마찬 대표

다음은 구교일 대표가 전한 이야기 전문.

◆ 직장인들의 식사 ‘애환’ 덜어주는 ‘그랜마찬’
2017년 5월 문을 연 그랜마찬은 직장인을 위한 사내식 정기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서비스명은 그랜마찬 오피스다. 1평으로 만드는 사내식당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2016년 6월 처음 간편식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자취생을 위한 반찬 배달 서비스가 구독 서비스의 첫 시작이다.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시흥 한국산업기술대학교를 나왔다. 방학 때도 시흥에 계속 머물렀다. 그러나 방학이 되니 친구들이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 같이 밥 먹을 친구가 부족했다. 그리고 자취생들은 왜 방학만 되면 먹는 문제에 시달려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했다. 당시 학생회장을 맡고 있었는데, 학생들을 위한 반찬 배달 서비스를 시작해보자고 생각했다.

괜찮은 반찬집에서 벌크로 물건을 받아서 집에서 소분한 뒤, 반찬을 주문한 학생들의 자취방 문고리에 걸어줬다.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 인하공업전문대학교 등에 2~3달 동안 서비스했다. 그러나 전혀 돈이 되지 않았고, 수익 계산도 하지 않았다. 자차로 배송했는데, 배송을 직접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배송은 전문가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넓은 범위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타기팅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반찬가게 업계의 ‘배달의민족’이 되자는 포부를 가졌다. 1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서비스를 변경했다. 서울과 경기도에 위치한 300군데에 달하는 반찬가게를 돌아다니면서 좋은 반찬가게를 발굴하려고 애썼다. 

이들을 배달대행사와 이어주는 앱을 만들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짜장면은 주문하면 바로 만들 수 있지만, 반찬가게의 반찬은 사장이 빅데이터를 통해서 그날 판매할 만큼의 반찬만 만든다. 매일 메뉴가 달라져야 해서 사업화 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그리고 찾아간 반찬가게 300군데 중 80군데는 문을 닫은 상태였다. 네이버 지도에는 나오지만 찾아가면 이미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또 중소 가게라서 사장이 아픈 날에는 문을 열지 못하는 곳도 있었다. 

이후 좋은 반찬가게를 발굴해서 전국으로 택배 배송을 해주는 서비스로 옮겨가게 된다. 그러나 ‘배민찬’이 나오면서 경쟁구도가 됐다. 

이후, 사업이 점차 어려워져 2017년 8월 팀을 해산하고, 2017년 12월 ‘우리 동네 반찬가게 마켓플레이스 그랜마찬’ 서비스를 종료했다. 

금천구 가산동에는 많은 직장인이 있다. 이들은 구내식당이 지겨워 일반 음식점을 많이 이용한다. 직장인들은 구내식당을 이용할 때 행복해하지 않는다. 선택지가 없고, 사람이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음식이 사람에게 주는 감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직장인이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먹는다. 편의점 도시락이 그 예다. 사업 시작 전 출입이 가능한 공유오피스에 들어가서 탕비실의 플라스틱 분류함을 뒤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직장인들이 왜 이런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것일까”하고 안타까움과 연민을 느꼈다.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느꼈다. 여유가 없고, 바쁘기 때문에 간단한 한 끼를 찾고, 식사 메뉴를 고민하고 싶지 않고, 일에만 집중하고 싶은 직장인을 위한 도시락을 만들고자 오피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보통 강남 지역에서는 점심 식사비용으로 8천 원 정도가 들어간다. 임대료가 높기 때문에 마진을 많이 남겨야 하기 때문에 음식 값이 비싸다. 또 식당의 메뉴가 많이 겹쳐서 한정된 메뉴 안에서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고자 회사로 직접 3분이면 데워 먹을 수 있는 식사 메뉴를 제공하고자 했다. 서비스 시작 전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인가?”, “확장이 가능한 방식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마음에서 연민을 느끼지 않고, 누군가 챙겨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집 밥처럼 준비하려고 했다. 진공포장부터 개별용기 포장까지 수차례 패키징을 변화시키며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나갔다. 현재는 공유오피스 라운지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회사 안에 사내식당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가 챙김을 받고 있구나”, “우리 회사가 나를 신경 써주고 있구나”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하 현장에서 이뤄진 구교일 그랜마찬 대표와 ‘테헤란로 커피클럽’ 참가자 간의 Q&A. 

Q : 지금 하는 사업도 과거에 바람직한 결과를 받지 못한 사업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기존의 반찬 배송 서비스 업체들이 많지 않나요?

A : 과거에는 직접 생산을 하지 못해서 품질 관리를 못 했었습니다. 또 고객의 니즈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유저 층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수요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주로 강남권 내에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직접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내 식을 배송하는 동종 업체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군데 정도가 있지만, 회사 규모에 차이가 있습니다. 각자의 경쟁력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 경제적인 부분은 어떤가요?
A : 과거와 비교해서 아주 나아지진 않았습니다. 개개인의 인력이 투입돼야 해서 점점 더 인풋이 많이 들어가긴 합니다. 효율성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 회사 내부에 키친이 있다고 했는데, 전문 쉐프가 있나요?
A : ‘그랜마’라고 불리는 여사님들이 있습니다. 제가 반찬가게를 찾아다닐 당시 만났던 여사님들을 회사로 모셔왔습니다. 이분들과 함께 경희대에서 외식 조리학을 전공한 청년 쉐프가 같이 음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맛에 있어서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 제품에서 어떤 점 때문에 소비자들이 ‘챙김’을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나요?
A : 매주 평일마다 다른 도시락을 제공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고객들에게 아쉬운 점이 있는지 물어보는 형태로 계속 컨택하고 있습니다. 

Q : 고객들과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나요?
A : 기업 단위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B2B2C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인 고객들이 더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 회사에서 같이 밥을 먹는 6~7명에게 주기적으로 음식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개인 전화나 문자로 고객을 밀접하게 관리합니다.

Q : 일회용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지 않나요?
A :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고객들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2년 이내에 썩는 생분해성 용기로 서비스하기 위해 해당 업체와 컨택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을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한다는 죄책감으로부터 해방시켜주려고 합니다. 

107번째 ‘테헤란로 커피클럽’이 열리고 있다.
107번째 ‘테헤란로 커피클럽’이 열리고 있다.

[스타트업4=임효정 기자] 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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