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분화 지원 전략으로 뉴 메이커 운동 문화 필요 

한성수 펠릭스파버 예술감독
한성수 펠릭스파버 예술감독

‘호모 파베르(Homo Faber)는 ‘도구의 인간’을 뜻하는 용어로 앙리 루이 베르그손에 의해 만들어진개념이다. 2018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다양한 학문에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한 베르그손은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가치인 ‘지속’에 대해 연구한 지점이 놀랍다. 삶을 윤택하게 하게 하는 어떤 사회운동이나 사업의 ‘지속’은 현대사회의 숙제이기도 한데, 대 철학자가 인류를 위해 선행연구를 했다는 사실이 귀하게 느껴졌다. 

인간의 삶에 필요한 도구는 만드는 것은 소중한 가치의 시작이자 확산의 씨앗이다. 당시에는 화병이나 관람용으로 쓰이다가 현재의 문화재가 된 고려시대 상감청자처럼 곧 나오게 될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Galaxy Fold)’폰도 2개의 디스플레이를 1개로 넓게 쓰는 혁신적인 도구라서 1,000년 뒤에는 문화재가 될 수 도 있다는 상상을 해보았다.

그 만큼 도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하는 인간관도 중요하다.

모든 도구(제품이나 서비스)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그 상상을 키워주는 메이커 운동의 가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은 오픈 소스 제조업 운동으로 미국 최대 IT출판사인 오라일리 공동 창업자였던 데일 도허티가 시작한 개념으로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사람들인 메이커(Maker)들이 만드는 법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운동이다.

미국 전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는 적극적으로 메이커 운동을 후원하여 2014년 7월에는 메이커 축제를 백악관에서 개최해 운동을 촉진시킨 사례가 전 세계에 퍼져 확산되었다. 이 때 열린 축제인 ‘메이커 페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의 DIY가 내일의 메이드인 아메리카가 된다.’ 라는 명연설로 메이커 운동의 가치를 통한 국가 부흥을 국민에게 알린 것이다.

메이커 운동하면 자동으로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아두이노’이다. 메이커 운동을 견인하는 도구는 ‘아두이노(다양한 센서나 부품을 연결할 수 있고, 입출력, 중앙처리장치가 포함된 보드)’이다. 이것은 2005년 이탈리아의 마시오 반지 교수와 데비드 쿠르티에예스 교수가 학생들을 위해 기초적인 지식만으로도 쉽게 프로그램 작성이 가능하고 저렴한 마이크로컨트롤러 보드를 개발하여 세상에 태어났다. 스승이 제자를 위해 만든 아두이노는 이탈리아어로 ‘강력한 친구’ 라는 뜻이다. 이탈리아가 인류에게 준 아름다운 무형의 유산이다. 제자에게 만들어준 지속가능한 ‘가르침의 도구’는 무엇을 만들고자 하는 인류의 친구가 될 수 있게 ‘창조의 길’이 되어 준 것이다.

더 뜻 깊은 것은 제품 기판 회로도를 무료로 배포해 그것의 복제품을 제작권 문제 없이 누구나 만들 수 있도록 할 수 있게 하였고, 아두이노에 쓰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업로드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무료로 배포한 점이다.

미국의 스타트업이었던 스퀘어 창업자인 짐 맥켈리는 스마트폰 신용카드 플랫폼 사업 투자 유치에 실패하여 아두이노 활용교육을 듣고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설명 후에 큰 힘을 얻어 초기 투자금 1천만 달러를 확보하여 2014년에 3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받았으며 시장 가치는 32억5천만달러를 넘어 섰다. 지금은 페이팔과 함께 지불 결제회사의 대명사가 되어 미래의 결제 수단을 준비하는 글로벌 회사가 되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도 ‘메이커 1천만 육성’ ‘1천만명 3D프린터 활용교육.등을 과학관,도서관,초중고등학교, 민,관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수년 전부터 진행해오고 있지만 보다 세심한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 

메이커 운동의 도구 전환과 사람과 공간의 특성에 맞는 메이커 지원 전략의 혁신이다 첫째, 도구의 전환은 3D프린터 활용교육에 집중된 도구의 편중을 해소 시킬 수 있는 아두이노 활용과 다양한 부품을 가지고 놀 수 있는 마당이다. 좋은 음식도 집중적으로 먹으면 소화하기 힘들다. 다양한 작동을 하게 하는 부품들이 넘치는 강에서 놀게 해야 한다. 프로그램으로 형태를 만들고 원료를 넣고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면 3D프린터의 결과물이 제품과 부품 등으로 다양하게 나오는 공식도 좋지만 아날로그 부품을 다양하게 다루는 손의 힘은 보다 많은 부품의 경험을 통해서 응용할 수 있는 근육이 되어 새로운 창조의 힘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사람과 공간의 특성에 맞는 메이커 지원은 주민센터나 구청,시청 등 생활밀착형 관광서 활용과 도서관을 활용한 메이커 지원이다. 주민센터에서 빌려주는 공구대여서비스가 확대되면 공구사용교실이 될 수 있고 더 확대되면 메이커 교육을 주민센터에서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이 따르지만 주민센터나 도서관 같은 곳에서 메이커를 경험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메이커 운동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2019년에 시행하게 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메이커 스페이스 지원은 다양성을 고려한 점과 지방정부 지원을 통한 메이커 운동 전국 확산전략이 담겨 있어서 고무적이다. 교육과 체험 위주의 일반형 52개소와 전문 창작, 창업 연계형 3개소가 구분 조성된다. 교육부도 대학 도서관의 열람식 위주의 사용 기능을 학생들의 토론이나 창업 준비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키는 정책을 펼친다고 한다. 교육부의 이 정책에 메이커 운동이 보완이 되면 초중고등학생들의 메이커 성지로 대학 도서관이 탈바꿈 될 수도 있다.

학생들이 대학 도서관에서 메이커 캠프 같은 경험을 할 때, 대학생과 스타트업 관련자들의 모습과 조언은 메이커 활력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의 지인을 통해 뉴욕의 도서관에서 세대와 국경을 초월하는 메이커들과의 교류를 하게 되었고, 나아가  꿈을 현실로 만드는 항해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접했기 때문이다.

초중고등학생에게는 부품이 넘치는 강에서 수영하게 하여 수영 잘 하는 것만 칭찬과 상을 주고, 대학생에게는 학생들과 스타트업 기업인들이 만나는 기차역이 되게 하며, 가족들에게는 집 근처에서 무엇인가를 만들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 여기에 창의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가, 예술가, 기술자가 활동할 수 있는 지원이 된다면 이전과는 다른 뉴 메이커 운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메이커 운동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가 비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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