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요소 갖춘 업사이클링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레미투미’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는 펫팸족 공략
호텔 침구부터 플라스틱, 폐 어망까지 활용

레미디 김민희 대표(사진=레미디)
레미디 김민희 대표(사진=레미디)

[스타트업투데이] 레미디는 지속가능한 반려동물 용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백화점에서 패션MD로 근무하던 김민희 대표는 당시 갓 생겨나기 시작한 ‘업사이클링 브랜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창의력이 발휘된 제품이 환경적 가치고 갖고 있다는 것에 매료됐다고 전했다.

“고향인 제주도로 돌아와 관련 분야 창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우선 창업을 하기 전에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직접 제품을 만들어서 플리마켓에서 판매해보기도 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교육도 들으면서 준비했습니다.”

그 때 김 대표는 호텔에서 버려지고 있는 침구류를 발견했다. 관광 산업이 주력인 제주에서는 침구가 관광 시즌마다 많이 버려지고 있었다. 폐기되는 침구의 퀄리티는 매우 좋았고 버려지는 양도 많았다. 그는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활용한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그런데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단순 생활용품, 패션용품을 만들자니 다른 제품들 대비 경쟁력이 없어 보였습니다. 침구라는 소재 때문에 찝찝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이때쯤 제가 강아지와 고양이를 입양하게 됐는데, 자기도 하고 놀기도 하면서 침구를 매우 좋아하는 모습을 봤어요. 이를 보고 반려동물 용품으로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 기획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해 2020년 1월 레미디를 설립했습니다.”

호텔 침구의 ‘소재적 특징’ 활용∙∙∙친환경 가치 실현

레미디 팀원들(사진=레미디)
레미디 팀원들(사진=레미디)

영어 단어 ‘레미디(Remedy)’는 치료, 해결책이라는 뜻이 있다. 스타트업 레미디는 세련되고 쓸모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와 함께 일상에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현재 김 대표 외에 제주에 터를 잡고 있는 20대 청년 멤버들이 함께하고 있다.

“저는 제주도 출신으로,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해서 직업군인 생활을 했습니다. 넓은 세상에 호기심이 많아 5년 차에 전역을 하고 패션 쪽에서 일했어요. 창업 전에는 직장 퇴사 후 세계 일주를 다녔습니다. 업사이클링, 친환경 분야에 관심이 많다 보니 세계를 돌아다니면서도 관련 분야가 눈에 많이 들어왔어요. 이미 유럽에서 활동 중인 디자이너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경험들이 모여서 지금 이렇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레미디는 재활용 및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만든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레미투미를 운영 중이다. ‘Renewal Moment to Me’의 약자로 ‘나를 새롭게 하는 순간’이란 뜻을 갖고 있다. 

 

호텔 침구를 재활용한 반려동물 이불베개(사진=레미디)
호텔 침구를 재활용한 반려동물 이불베개(사진=레미디)

반려인이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가장 자주 겪는 문제는 털이 여기저기 붙는다는 점이다. 레미투미 제품은 이러한 문제를 호텔 침구 재활용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호텔 침구는 다른 소재보다 짜임의 밀도가 높아 먼지나 진드기가 침투하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게 털이 안 붙는 방석류, 이불류 제품을 먼저 제작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플라스틱, 폐 어망 재활용 등으로 소재를 확대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온라인을 통해 유통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펫팸족의 주류는 유아기 아이를 키우는 가족으로, 특히 미래 세대를 위한 친환경 활동에 가장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들은 레미투미의 주 소비자다. 

“처음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시제품이 완성되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확인합니다. 제일 처음 출시할 때부터 1,000만 원이 넘는 펀딩금을 달성했습니다. 소비자들은 털이 안 붙는 ‘기능적인 면’과 더불어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소비’에 크게 만족했어요. 이후 다양한 기능성과 디자인을 갖춘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친환경의 가치는 기본으로 챙기면서 활용성 높은 제품을 구매하고자 레미투미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사회적 편견 극복하고 시드 투자 유치까지

타월을 재활용한 반려동물 장난감(사진=레미디)
타월을 재활용한 반려동물 장난감(사진=레미디)

김 대표는 창업 초, 업사이클 제품을 개발하는 데 환경산업협회의 ‘새활용 산업 육성 지원사업’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꼽았다. 사업화 자금뿐만 아니라 환경부 산하의 다양한 환경 관련 인프라 연결이 지원돼 초기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을 안착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레미디가 제주에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행사 등에 참여할 기회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신세계 백화점의 제안으로 신세계 백화점 본점에서 첫 브랜드 단독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제가 백화점 출신이기 때문에 얼마나 큰 기회인지, 얼마나 많은 준비가 필요한지 알았어요. 부담이 많이 됐지만, 꼭 해보고 싶었고 모든 멤버가 2주간 서울에서 합숙하며 팝업스토어를 진행했습니다. 온라인에서만 만났던 고객들을 만나 여러 대화도 하고 직접 판매도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코로나19가 심했던 상황임에도 많은 방문객을 보면서 힘들지만, 매우 뿌듯했습니다.”

김 대표는 레미디가 처음부터 제품의 유통을 고민하면서 시작한 스타트업이라고 전했다. 재활용이라는 콘셉트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방법을 모색했고, 이를 통해 어떤 소재라도 높은 품질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재활용 소재를 어떻게 제품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디자인 개발 노하우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반려동물 용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음에도 사이트를 보고 기업에서 자체 폐재료 등을 활용한 친환경 굿즈 제작을 의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호텔 침구를 재활용한 장난감(사진=레미디)
호텔 침구를 재활용한 장난감(사진=레미디)

이런 차별성을 인정받아 레미디는 지난해 12월 씨엔티테크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레미디가 항상 순탄한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첫 번째 난관은 사람들의 인식이었다. 김 대표는 호텔 침구를 재활용하겠다는 내용으로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멘토링을 받을 때 ‘찝찝하다’는 의견을 계속 접했다. 이 때문에 사업이 불가능할 것이란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반려동물 용품으로 사업방향을 수정하고,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여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브랜드 런칭 후에 나타났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제품 반응은 괜찮았는데, 쇼핑몰로 판매가 잘되지 않았어요. 소비자의 성향은 다른데, 펀딩이 잘 된 제품을 쇼핑몰에 올리면 그냥 잘 될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마케팅비를 맘껏 쓸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좀 더 요령 있게 저희를 알릴 방법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SNS를 열심히 했고, 오프라인 박람회도 나가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점점 구매 건수와 재구매 건수가 늘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사랑받을 수 있도록 마케팅 활동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위한 온∙오프라인 서비스 확대

김 대표는 ‘야놀자’를 레미디의 본보기로 삼고 있다. 야놀자는 인식이 좋지 않았던 ‘모텔’에 새로운 공간 개념을 불어넣고 실속있는 숙박으로 탄생시켰다. 지금은 이를 매개로 여행 전반의 다양한 시스템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레미디 역시 흔히 찝찝하다고 생각하는 버려지는 호텔 침구를 활용해 반려동물을 위한 프리미엄 침구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이를 계기로 버려지는 소재와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계속 만들고자 한다. 더 나아가 앞으로 관련 산업에 다양한 인프라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성장해나가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다.

“야놀자를 창업한 이수진 대표의 자서전에 보면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된다’고 적혀 있는데,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에게 저도 똑같이 얘기하고 싶어요. 꿈에 부풀어 있을 때가 있고, 좌절할 때가 있고, 맘처럼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어요. 하지만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결실을 볼 수 있고, 그 순간을 위해 힘들지만 끈기있게 해보면 좋겠습니다.”

 

페트병을 재활용한 반려동물 산책 가방(사진=레미디)
페트병을 재활용한 반려동물 산책 가방(사진=레미디)

레미디는 올해 다양한 재활용 소재들로 새로운 제품을 많이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제주도라는 지리적 메리트를 활용해 제주에 오는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을 위한 편의 서비스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직접 방문 가능한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도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온∙오프라인에서 레미디의 제품을 만나고, 제주에 와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즐거운 여행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해 '제주에 오면 꼭 레미투미를 찾고 싶게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언급한 대로 레미디는 치료, 해결책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저는 이 해결책이 공감대가 없다면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 제품이 진정한 환경오염 문제의 해결책이 되기 위해서는 제품 본연의 기능과 쓸모, 그리고 디자인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의 본질에 충실하고,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를 초심 그대로 담아낸다면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함께 레미디의 비전이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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