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 패러다임 시프트로 Energy New Business가 뜬다

 

(출처: www.shutterstock.com)

에너지 신산업의 개념

에너지 신산업이란 발전기술혁신과 ICT 접목 등을 토대로 에너지 수요와 공급을 혁신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에너지 절약과 효율 향상을 실현하는 기업들의 집합이라 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ESS생산 및 서비스, 수요관리, 소형전력망, 전기차, 수소차, 제로에너지빌딩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이에 포함될 수 있다. 생산측면에서는 소규모 지역단위 에너지 자급자족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과의 결합을 통한 분산형 에너지생산과 관련된 산업을 말하며, 서비스측면에서는 ICT접목에 의한 에너지 정보교류를 토대로 소비자 수요에 맞추어 에너지와 여타 서비스결합 등 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에너지원 및 수급시스템
전통적인 에너지원 및 수급시스템
새로운 에너지원 및 수급시스템[그림 1] 에너지원과 수급시스템의 변화(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2018))
새로운 에너지원 및 수급시스템  [그림 1] 에너지원과 수급시스템의 변화(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2018))

에너지 신산업 발전 촉진요인

에너지 신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요인은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세계의 노력이다. 이 노력의 일환으로 2005년 교토체제이후 2016년 11월엔 개도국에게도 온실가스 배출 감축 의무를 부과하는 파리체제가 출범하였다. 195개국이 참여하여 산업화 이전시기 대비 지구 온도 상승폭을 평균 2℃이하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2030년 BAU1)대비 37%를 감축하는 계획을 UNDC에 제출하였다. 2030년 배출전망치 851백만톤중 536백만톤만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미국은 2005년 대비 2025년까지 26∼28%감축, EU는 1990년 대비 2030년 40%감축, 일본은 2013년 대비 2030년 26%감축, 중국은 원단위대비 60∼65%감축안을 제출하였으나 BNF(2015.10)에 따르면 각국의 제출안을 BAU로 환산할 경우,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감축하는 계획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되었다2). 우리의 에너지수입의존도는 원자력을 제외하는 경우 2013년 현재 95.7%로 높고 주요산업별 에너지효율은 세계 최고 수준3)이어서 이는 우리 산업에게 부담도 주지만 온실가스 감축사업 수요도 크게 증가시킬 전망이다. 

세계의 에너지 신시장은 2030년까지 12.3조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4). 이에 따라 전통적 에너지기업은 물론 글로벌 IT기업들의 에너지 신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있으며, 우리에게도 에너지 신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둘째는 ICT 접목과 에너지원의 다양화이다. 먼저, <그림 1>에서 보듯이 전통적 에너지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와 투자금 장기 회수라는 특징으로 인해 독점적 공기업이 장악하여 에너지를 일방향으로 공급하였고 사업 위험도 전적으로 공급자가 부담하였었다. 소비자는 공급안전성을 위한 고정요금 덕분에 위험에 노출되지 않으며 필요시 에너지를 사용하면 그만인 형태로 소비행위가 이루어졌다. 이런 산업이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의 기술발전과 ICT의 접목으로 쌍방향의 경쟁적 산업으로 변하고 있다.

우선, 신재생에너지 기술의 발전, 안정화와 ESS기술의 발전이다. 특히, 재생에너지는 전통 에너지원대비 생산단가가 높은 단점이 있었으나 기술발전으로 최근 일부 국가에서는 grid parity5)에 근접하고 있다. 한편,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발전으로 전력의 저장이 일반화됨에 따라 전력생산 및 공급방식이 변화되는 배경을 형성하였다. 이에 더해 통신과 IT, 온라인 기업들이 AMI/Micro-grid구축, ESS기반 에너지 관리, EV충전인프라, 네가와트 발전 등 전력분야에 진출하면서 ESS, 신재생, 전기차, 스마트가전 등에서 생산 또는 절약한 전력을 팔거나 되팔 수 있게 되면서 에너지원이 다양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계통기술측면에서는 발전, 송전 및 배전망의 전력계통을 자동화하고 원거리 제어를 가능케 하는 스마트 그리드 기술발전에 기인한다. 이 기술은 모든 종류의 발전기를 전력수송 간선망에 용이하게 연결토록 함으로써 분산형 발전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기술로 인해 원거리에서 배전선로용 개폐기를 조작하고 고장구간을 자동 탐지하여 송배전망부터 최종 소비자까지 정전사고를 최소화시킬 수도 있다. 

한편,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 정보 유통방식이 ICT접목으로 지능형으로 전환되는 데에도 기인한다. 생산자로부터 소비자로의 일방향 정보유통체계가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호 정보를 교환하는 쌍방향 체제로 변화되고 있어 소비자의 소비반응 패턴과 요금 정보를 기초로 소비 행동의 다양한 전개가 가능해졌고, 사업자들은 새로운 수익 창출도 가능해진 것이다. AMI6)의 경우 양방향 통신을 통한 전력사용 정보와 수요반응 측정을 용이하게 하고, 수요측 대용량 전력자원의 통합관리를 가능케 하여 에너지 소비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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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에너지 비즈니스의 등장

이러한 두 가지 요인에 의해 현실이 되가는 에너지 신산업은 다양한 유형으로 발전하고 있다. 먼저, 에너지 수급 플랫폼 사업자와 에너지 솔루션 서비스업의 등장이다. ICT 접목은 에너지소비를 최적화할 뿐만 아니라 생산과 소비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에너지 프로슈머의 출연을 촉진하고 있다. 소비자가 수동적 위치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소비를 제어할 수 있게 되면서 전력의 경우, 가격정보를 근거로 전력사용량을 조절함으로써 잉여전력을 판매하거나 ESS, 전기차 등에 보관하였다가 재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에너지 생산자도 잉여전력을 구입하여 다시 판매할 수 있는 기술적 여건이 형성되면서 에너지 시장참여자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전설비 소유 없이도 에너지소비관련 컨설팅, 판매 등 다양한 사업 영위도 가능해지고 있는 데, 변화의 중심적 역할에는 Aggregator가 있다. HW인프라 없이 수요-공급을 엮는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으며, 규모의 플랫폼 경제 구축을 위한 경쟁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 서비스업의 발전에 있어 네가와트 시장 개설은 필수적이다. 우리의 경우 이는 여러 기관이나 일반소비자가 일종의 Aggregator인 수요관리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기존 사용하던 전기량을 줄여 전력거래소를 통해 파는 시장을 말한다. 수요관리사업자와 빌딩, 공장, 대형마트 등의 기관이나 소비자가 기존 전력사용량보다 전기를 적게 사용하기로 계약하고 사업자는 이들이 절약한 전기를 모아 전력거래소에 판매하여 수익을 내는 형식이다.

수요자원거래시장 혹은 Demand Response Market으로 불리는 네가와트시장은 산업부 주도로 2014년 11월 25일부터 전기절약분이 거래되고 있다. 네거와트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전력절약분인 수요자원을 전력시장에서 자유로이 거래할 수 있고 수요자원과 발전자원이 어느 정도 경쟁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한 제도가 에너지효율향상의무화(EERS : Energy Efficiency Resource Standard)제도이다. EERS는 소비자들의 전력소비량을 줄이도록 하여 이 산업을 활성화하는 핵심요인이다. 기술적 특징은 ICT를 활용하여 의뢰인의 에너지정보를 분석한 후 최적 에너지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데이터 분석과 최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회사 EnerNOC은 클라우드기반 Energy Intelligence SW(EIS)를 이용한 에너지관리 서비스를 산업체 등의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데, EIS는 에너지구입 및 소비 방식, 시기를 최적화하기 위해 고안된 소프트웨어 기반 솔루션이다. 이 기업은 수요자원으로 네가와트시장에 참여하여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2014년 기준 전력회사 50여개, 수용가 1,300여개를 모집하여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약 10억 달러 이상의 고객 에너지비용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 복합에너지 서비스업의 등장이다. 이는 기존 에너지공급과 관리 서비스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관리, 통신, 오락, 보안 및 모니터링 등 가정관리에 필요한 서비스들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산업이다. 스마트홈 서비스의 경우 통신업체, 보안업체, 태양광 발전업체, 대형마트 들이 각각의 영역을 기반으로 시장에 진입하여 초기에는 그 영역에 기반을 두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복합화 방향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각 기업들은 다른 영역의 기업을 인수하거나 전략적 제휴로 서비스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에너지 신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스마트홈 서비스는 복합에너지 서비스업의 한 형태로 진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비자에게 에너지를 단순 공급하던 것이 이제는 스마트 미터를 기반으로 실내온도, 에너지사용량, 에너지요금 등을 실시간 확인하여 소비를 조절하는 에너지관리 서비스 제공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T&T의 Digital Life라는 상품은 보안, 에너지관리, 통신 등의 기능을 결합하여 어디에서든 24시간 무선으로 가정 보안 및 자동화 상황을 PC 혹은 모바일기기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결합서비스이다. 

셋째, 분산형 에너지 서비스업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재생에너지의 기술발전과 안정화, 그리고 ESS기술의 발전으로 가정, 상업시설, 공공기관 등에서의 신재생에너지 설치관련 애로사항들이 해소되면서 소규모 지역단위에 필요한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분산형 에너지 서비스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Enphase Energy와 Tesla Motors는 가정, 상업,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태양광에 기반한 소규모 분산형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Tesla Moters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토대로 출시된 Powerwall이라는 가정용 배터리는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전력을 충전하거나 전기요금이 저렴한 시간대의 전력을 충전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는 태양광 발전의 피크타임과 수요의 피크타임간 갭을 메우기 위한 장치로 전력 요금을 줄이고 전력망으로부터의 독립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며, 정전시 비상예비전원으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넷째, System Managed Service(SMS)업이다. 스마트 그리드가 고도화되면서 전력, 가스 등 에너지 서비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스마트미터나 AMI 등 스마트 그리드 관련기기의 설정, 네트워크 구축, 보수/ 관리, 데이터 저장 및 처리 등을 일체적으로 제공하는 산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통신업체가 스마트 그리드 구축에 필요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을 보유하고 각종 서비스를 패키지화하여 전력, 가스 등의 판매사업자에게 제공하는 사업으로 정의될 수 있는 데, 예를 들어 미국의 Verizon, 유럽의 Vodafone 등 통신기업들은 SMS를 개발하여 에너지공급 혹은 판매사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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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신산업 발전의 걸림돌과 향후 과제

최근 에너지 신산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에너지 신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할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아직까지 신재생발전이 정부지원 없이는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분산전원 확대를 위해 RPS(신재생)7), REC8) 최대가중치 및 요금특례(ESS), 설치 보조금 및 저리융자 등을 정부가 지원해 줌으로써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2010년 5.7%에서 2016년 7.0%로 확대되었으나, 아직까지 신재생발전은 보조금, 인센티브 등 정부지원 없이는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

둘째, 전력수급 상황에 따라 전기요금이 변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수요반응(DR) 시장이 개설된 후 3,195개 중소·벤처기업이 17개 DR사업자에 의한 DR사업에 참여하여 1,93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신서비스가 성장하고 있지만, 대형사업장 중심의 ESS와 연계한 피크저감 서비스 및 DR 시장을 제외하고는 뚜렷하게 수익성 있는 신사업 모델이 없다.

특히, 전체 전력소비의 13%를 차지하는 가정의 경우 낮고 일률적인 전기요금제가 문제다. 낮고 변동성이 적은 요금체제하에서는 소비자의 전력사용 절감 유인이 부족하고, 사업자 입장에서도 소비 패턴을 활용한 신규 서비스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셋째, 전력판매시장과 데이터 독점도 장애요인이다. 전력 소매시장은 사실상 한전이 독점하고 있고, 자가 소비용 소규모 태양발전 설치 등의 경우에만 한전을 통한 상계 거래와 이웃간 거래 등이 가능하다. 전력 소매시장 진입과 경쟁이 불가함에 따라 제품 차별화와 다양한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다. 또한 소비자는 독점기업의 전력서비스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신재생·ESS 설치 등을 통한 프로슈머化는 부진하다.

한편, 전력 데이터의 한전 독점으로 사업모델 개발도 애로가 있다. 국민의 75%가 아파트형 공간에 거주하고 있는 것도 장애가 된다. 미국, 일본 등 주택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지붕 태양광 + ESS + 차고 EV 충전시설 등 구축이 용이한 반면, 국내 아파트는 입주자들의 동의하에 베란다 태양광(지붕 용량의 1/10), 공동활용 EV 충전소 구축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장애물을 극복하여 에너지 신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AMI확대 보급, 전력수급상황에 따른 시간대별 요금제 도입, 한전의 전력판매 독점 완화 등을 면밀 검토하여 적극 추진해가야 할 것이다. 먼저 소비패턴, 요금영향 분석 등을 통해 현행 전기 요금수준을 유지하면서 국내 소비패턴에 최적화된 실시간 요금제를 마련하되 소비자는 기존 또는 실시간 요금제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전기사업법도 개정하여 소규모 분산자원 모집 및 전력중개 판매를 허용하는 등의 제도정비를 해야 할 것이다. 

한편, 분산전원 서비스업과 스마트 수요관리 서비스업도 활성화해 갈 필요가 있다. 태양광 신기술 R&D 추진, 태양광 설치 부지 부족문제 해소를 위한 BIPV(Building-Integrated PhotoVoltaics; 건물 외벽, 유리창 등과 일체형인 태양광)집중지원, 빅데이터와 AI 기반 차세대 배전지능화 시스템(ADMS) 구축, ESS시장 육성 등으로 분산전원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한편, 전력 빅데이터 활용, 스마트가전 연계 가정용 피크관리 서비스시장 창출, 에너지 다소비 수요처 중심 지능형 에너지관리시스템 확산 등을 통해 스마트 수요관리 서비스업도 활성화해 가야할 것이다. 

또한 에너지 프로슈머 거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보조금, 대여사업 등을 활용하여 자가용 태양광 보급을 대폭 확대하고 에너지 상계 거래제도도 공동주택을 포함하고 현금거래도 가능한 방향으로 개선해 갈 필요가 있다. 신재생, ESS, 전기차 등 소규모 분산자원과 중개사업자(aggregator)를 연결하는 전력중개 플랫폼을 구축하여, 소규모 자원들이 온라인으로 중개사업자를 찾아 전력을 판매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에너지 신산업은 그야말로 신산업으로서 이제 시장이 창출되고 있다. 공기업이 담당하던 에너지산업이 이제 민간기업의 참여가 활성화되고 중앙집중식 산업이 분산형으로 전환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시장형성 전의 상황으로 현재는 정부의 시장창출 노력이 적극 요구되고 있다. 앞으로 정부의 역할과 그로 인한 산업변화가 주목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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