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섭 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조건섭 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외식업 점주들에게 늘 "고객을 그냥보지 말고 의도를 가지고 유심히 잘 살피라"는 말과 맥락경청을 자주 강조한다. '의도된 관찰은 곧 고객에 대한 관심의 시작점'이다. 오는 손님 받고 가는 손님 그냥 보내면 고객은 다음에 또 올까? 언제 또 올까? 다시 올 것 같은 손님도 오지 않는다.

온라인 마케팅에서 최근 핫한 페이스북 픽셀 추적코드를 홈페이지나 쇼핑몰에 설치해서 내 홈페이지에 방문했던, 내 쇼핑몰에 방문했던 사람을 추적하여 이들 정보를 기반으로 리마케팅(광고)을 한다.

한번도 방문하지 않은 사람에게 광고를 하는 것보다는 내 홈페이지에 한번이상 방문한 사람에게 라마케팅은 훨씬 더 성과가 있기 때문이다. 추적코드는 곧 내 홈페이지에 방문한 사람의 정보를 추출하여 방문자와의 ‘연결점’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다. 

쇼핑몰의 경우 고객이 방문했다가 그냥 빠져 나간 사람,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빠져 나간 사람, 결제까지 해놓고 입금하지 않는 사람 등 단계별로 빠져나간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적하여 상품에 대한 설명의 글이 잘못되었는지, 상품의 배치와 구성이 잘못 되었는지, 구매버튼의 위치가 잘못되었는지 분석하여 다시 수정한다. 수정해서 또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해서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온라인에서는 많은 온라인 사업자들이 페이스북, 구글 애드워즈, 네이버 키워드 광고를 통해 웹로그 분석으로 잘못된 부분을 찾아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을 해나간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식당현장은 어떤가? 식당업무 특성상 온라인 사업자가 하는 것처럼 그대로 따라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고객과의 ‘연결점’은 찾아야 한다. 한번 방문한 고객을 다시 오도록 리마케팅을 하기 위한 고객 연결점은 어떻게 구축해야 할까? 한번 방문했는데 재방문을 하지 않는 고객들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까? 

고객은 항상 제멋대로다.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변덕쟁이다. 우리는 고객에게 선택을 받으려고 어떤 노력을 했는가? 대기업에 입사하려고 많은 시간 학원 다니면서 공부를 하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몇장 쓰는 것도 며칠동안 밤새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잘 쓰려고 애를 쓴다. 심지어는 전문가에게 몇백만원 돈을 주고 대리작성을 하게까지 한다. 서류합격과 면접일자 통보를 받으면 비싼 정장을 사고 구두를 사고 면접 예상 질문에 수도없는 모의면접 연습을 한다. 그래서 운좋게 최종합격을 하면 그 다음은 인턴사원이 된다

인턴사원에서 정직원되는 길은 하늘의 별따기다. 우리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이렇게 절실한 마음으로 고객에게 면접을 보는 마음으로 응대한 적이 있는가? 고객이 방문하면 내가 '맛있게 요리한 음식을 먹으러 왔구나'. '맛있으니까 왔구나' 이런 갑질 생각은 하지 않았는지 한번 자신을 돌아보길 바란다. 삼겹살이 맛있어 왔을까? 인근에 삽겹살집이 없어서 왔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가? 고객입장에서 “우리 뭘 먹을까?” 서로에게 물으면 먼저 떠오르는 메뉴를 말하고 주변을 찾아 다닌다. 얼마나 주변을 찾을까? 걸어서 1km를 찾아 갈까? 행여 찾아갔다고 했을때 점주 여러분은 얼마나 반길까? 

“우리 삼겹살이 맛있다고 소문났으니까 찾아왔겠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고객은 주머니에 돈 1만원, 2만원, 3만원, 4만원, 5만만원...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갈곳이 너무나 많다. 온통 거리에 널려있는 것이 음식점이다. 포차에 갈까, 삽겹살 먹으러 갈까, 돼지갈비 먹으러 갈까, 보쌈 먹으러 갈까, 낙지 먹으러 갈까 하는 고민들 속에 그 고객들은 내 브랜드를 얼마나 생각할까? 아무 생각없이 그냥 들어오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식당에서 가장 위험한 발상은 "다음에 또 오겠지"라는 막연한 기대의 생각이다. 내 가게에 와야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내 가게에 와야만 하는 이유, 과연 무엇일까? 대부분 많은 고객들은 목적을 가지고 찾아가기도 하지만 아무 생각없이 그냥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단골고객의 힘은 지나다가 간판을 보고 우연히 그냥이 아닌 '찾아오는 목적방문'이라는 사실이다. 

강의시간에 아래 영상을 틀면 수강생들이 낄낄거리고 웃는다. 아무 생각없이 보면 코믹하고 재미있다. 그러나 코믹한 영상에서 주는 그 이면의 메시지가 있다. 우리는 정말 영상에서 출연하는 세명의 인턴사원처럼 과장한테 잘 보이려고 수없는 처절한 모습으로 노력을 하는 것을 보면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다.

우리는 고객에게 그런 마음으로 응대한 적이 있는가? 행여 경기불황 탓은 하지 않았는가? 필자도 이 영상을 수없이 보면서 필자가 몇년전 대형 식당을 운영하면서 가졌던 마인드에 많은 부족함과 창피함마져 느낀다. 

[SNL KOREA 시즌5 - Ep.33 : 인턴전쟁]

지금부터라도 경기불황이라 까다로워진 고객탓을 하지 말고 자신을 돌아보는 자기성찰을 한번 해보길 바란다. 고객은 항상 이탈한 준비가 되어 있다. 고객은 또한 돈을 내는 만큼 보상의 심리와 손해를 보고싶어 하지 않는 심리가 작용한다. 이것의 균형점을 잃으면 언제든 옆집으로 이탈한다. 고객은 내 식당에 반드시 와야할 의무가 없다. 더욱이 아는 지인, 친구라고 해서 내 식당에 반드시 와야할 이유는 없다.

다른 식당보다 맛있고 친절해야 찾아온다. 지역의 일정 반경이내에 경쟁업체들 가운데에서 내 브랜드를 선택받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식당 구석 구석 살피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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