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인구 75억 가운데 똑같은 얼굴의 사람이 있을까? 쌍둥이도 언뜻보면 똑같이 생겼다고 생각하지 쉽지만 생김새가 분명 다르다. 너무 신기한 일이다. 0.2평도 안되는 작은 얼굴로 75억 사람들을 구분해낼 수 있으니 말이다.

인간은 사람의 얼굴을 볼때 코, 입, 눈, 귀 등 하나하나의 요소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하나로 결합하여 전체의 이미지로 본다, 즉 전문용어로 말하면 '지각적 조직화'다. 얼굴 두상이 비슷하다고 하여도 코의 모양이 약간 다르면 그 사람의 얼굴표정과 인상은 확 다르게 보인다. 여성들이 예쁘게 보이려고 화장을 하는 이유다. 입술에 색깔이 다른 립스틱 하나만 발랐을 뿐인데 인상이 다르게 느껴진다. 

고객 앞에서 표정은 어떤 의미일까? 표정은 곧 그 사람의 감정이다. 얼굴표정을 통해 그 사람의 심리상태, 건강상태, 인격의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 이처럼 표정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전세계 인류의 공통언어다. 따라서 식당 종사자에게 유니폼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표정관리다. 현대인에게 만연된 가장 큰 병은 과거에 비해 무감각, 무표정이다. 

표정관리가 왜 중요할까?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표정에 의해 자신의 첫인상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미소는 개인적인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식당 브랜드의 전체 이미지를 결정짓기도 한다. 스칸디나비아 항공사의 얀칼슨 최고 경영자의 15초의 결정적인 순간을 이해한다면 표정관리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고객 앞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모두 전달할 수는 없다. 속이 부글부글 끓는 감정을 고객에게 전달하면 어떨까? 오히려 고객이 더 화를 낼 것이다. 

고객과 접촉하는 최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천개의 가면, 즉 페르소나가 되어야 한다. 속은 부글부글 끓을만큼 화가 난다고 하여도 고객앞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억제한 '친절한 얼굴가면'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고객에게 보여지는 시간동안은 드라마의 연기자가 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정심(平靜心)이다. 평정심은 평온하고 고요한 마음의 상태다. 즉 나를 이겨내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애써서 평정심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을 고객이 본다고 하여도 얼굴이 화가난 표정이라면 서비스 실패다.

우리는 사람을 볼때 그 사람의 얼굴과 눈을 본다. 눈은 그 사람의 마음의 창(窓)이다. 따라서 식당에서 들어올때도 고객은 가장 먼저 보는 대상이 바로 직원이며, 식사를 하는 도중에도 항상 보는 대상이 직원 행동과 얼굴표정이다. 즉 직원은 움직이는 모바일 광고이며 식당 브랜드다. 얼굴이 이쁜 얼굴이 아니어도 표정관리를 잘하면 예쁘게 보인다. 고객은 직원의 예쁜 얼굴의 미모보다 표정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표정은 고유의 자기 표정이지만 연습하면 표정이 달라진다. 일례로 연기자 '서민정'의 경우 고교시절 앨범사진에 보여지는 얼굴과 연기자로 활동할 당시의 얼굴모습은 180도 다르다. 표정관리의 비결을 물어본 결과 서민정은 전문업체에 다니면서 오랫동안 표정관리 연습을 했다. 이처럼 표정은 훈련에 의해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연기자는 얼굴표정 관리가 핵심이다. 

웃는 표정도 천차만별이다. 눈꼬리, 입꼬리, 눈도 치켜 뜨느냐, 시선을 아래로 하느냐에 따라 전달의 의미는 다르다. 동물은 눈을 마주하면 공격을 한다. 동물은 태어나면서도 엄마 얼굴 보지도 않고 이리저리 돌아다니지만 인간은 태어나서 가장 먼저하는 일은 엄마와 눈맞춤을 한다. 인간만이 눈맞춤을 한다. 애기때부터 엄마와 눈을 마주하면서 소통을 했기 때문에 인간의 눈맞춤은 인간의 제2 언어다. 눈맞춤을 하지 않으면 자신을 무시하거나 무관심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의사소통에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표정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사람의 얼굴표정은 곧 TV광고보다 강력한 수단이다. 오늘부터라도 거울앞에서 자신의 얼굴표정이 어떤지 다시한번 점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