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민의 특허전략] 맛있는 음식도 ‘지식재산권’으로 보호가 가능한가요?
[정경민의 특허전략] 맛있는 음식도 ‘지식재산권’으로 보호가 가능한가요?
저작권, 상표권, 디자인권 등 다방면으로 살펴야
  • 정경민 변리사
  • 승인 2019.09.16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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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투데이]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이른바 ‘소확행’이 키워드로 부상하며 사람들의 맛집, 맛있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전국 여러 곳의 맛집을 소개하거나 골목식당을 맛집으로 만들어주는 컨설팅을 하는 등 음식 관련 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맛집의 필수요소인 맛있는 음식을 지식재산권으로 보호할 수 있을까? 특히나 특정 상품이 떠오르면 우후죽순 유사상품을 베껴서 판매하는 우리나라 실정상 문제가 크다.

 

저작권적 측면에서

음식 사진

‘배달의민족’, ‘요기요’와 같은 배달 앱에서 다른 음식점에서 찍은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결국 법적 분쟁을 야기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음식물 사진은 대상체 자체를 충실하게 표현했을 뿐이라 저작물성을 인정하지 않은 예도 있다. 

그러나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2015.05.12. 선고 2015가소308746판결에서는 음식 사진을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업체에서 촬영한 광어회 사진에 대한 저작권 주장에 대해 저작물로 인정했다. 음식물 사진이라 하더라도 홍보용으로 촬영해 앱에 게시했을 것이므로 이를 영리적으로 함부로 도용하는 경우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요리책, 레시피

요리책과 레시피 자체는 편집에 창작성이 있다면, 편집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이는 요리책과 레시피를 그대로 무단 도용해 배포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삽화나 도면 등 책이나 레시피의 편집 자체에 창작적인 특징이 있어야 한다. 요리책과 레시피라 하더라도 삽화 도면을 제외하고 음식을 조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만 카피해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가 되기 어렵다. 요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아이디어의 영역이므로 아이디어는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저작권법상 해석이다.

 

음식

음식 그 자체는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요리책이나 레시피를 구매해 그대로 음식을 제조, 판매하더라도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는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유사한 판례가 있는데 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음식 또한 완성하기 위해 오랜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런 노력은 보호할 필요가 있는 창작의 영역에 해당한다는 의견이 있다. 

 

상표권 측면에서

음식점 상호와 명칭은 당연히 상표권의 보호 대상이다. 음식점 명칭으로 많은 상표권 분쟁이 있었고 현재 진행 중이다. 크게 사업을 확장했다가 상표권 하나 때문에 부도가 난 프랜차이즈들이 있다. 최근에는 그 중요성을 알기에 상표권을 선점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작은 규모의 식당의 경우 그 위험성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를 하지 못해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명 프랜차이즈 떡볶이 집이었던 ‘아딸 떡볶이’의 대표는 부인에게 상표권을 소유하게 했다. 부부가 이혼한 후 전 부인이 가맹점들을 대상으로 상표침해금지소송을 제기했다. 대표는 상표의 실질적 주인이 자기라고 주장하며 대응했지만 패소했다. 이로 인해 가맹점들은 ‘아딸 떡볶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됐다. 더 나아가, 이혼한 부인이 자신과 가맹계약을 하면 이름을 그대로 쓰게 해 주겠다고 해서 아딸 떡볶이의 본사로서는 가맹점 이탈까지 악재가 겹친 상태였다. 결국 본사는 떡볶이 브랜드를 ‘감탄 떡볶이’로 바꾸며, 가맹점들에 대해 간판 변경 비용 등을 직접 지원했다. 본사 입장에서는 상표권 하나 때문에 막대한 손해를 입은 셈이다.

 

호주엔 ‘버거킹’이 없다

‘버거킹’은 상표권 분쟁으로 인해 호주에서만 ‘헝그리잭’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브랜드를 두고 새로운 브랜드로 다시 시작하며,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것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수 있는 일이다. 처음 호주로 ‘버거킹’을 들여왔을 때, 선등록된 버거킹 상표가 있어 이름을 ‘헝그리잭’으로 바꿔야 했다. 선등록된 ‘버거킹’ 상표가 소멸한 후 호주로 직접 진출한 ‘버거킹’ 본사와 ‘헝그리잭’ 간 소송이 있었다. 결국에는 호주 ‘헝그리잭’이 호주 내 ‘버거킹’ 체인을 모두 인수하며 더 이상 ‘버거킹’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게 됐다. 

 

‘홍초불닭’은 다 어디 갔을까?

전국에 불닭 열풍을 일으키며 600개가 넘는 가맹점을 가지고 있던 ‘홍초불닭’은 선등록 상표권자의 등장으로 이름을 ‘Red Station’으로 변경했다 다시 상표권을 되찾았지만, 이미 소비자들의 관심은 떠난 상태였다. 

 

음식 이름도 상표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

뉴욕 공원에서 시작해 이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쉐이크쉑’의 경우 상호뿐 아니라 제품의 이름(ShackBurger, SmokeShack, ShackShack)을 상표권으로 보호하고 있다. 단순히 햄버거, 프렌치프라이와 같은 음식의 명칭이라면 상표로 보호하기 어렵겠지만, 식별력 있는 독창적인 이름이라면 상표로 보호할 수 있다. 짧은 명칭의 경우 창작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에 저작권으로 보호하기 어려운 점도 유의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음식 용기나 제품의 형상을 입체상표로 보호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제품 자체의 경우 해당 제품의 일반적인 모양을 나타낸다면 식별력이 없어 거절될 수 있다.

 

디자인권 측면에서

음식의 형상과 모양은 디자인권으로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만들 때마다 모양이 달라지거나 형상화할 수 없는 음식들은 공업상 이용 가능성이 없어 디자인 등록을 할 수 없다. 대량 생산이 가능한 음식들은 디자인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예컨대 초밥, 김밥, 베이컨, 소시지, 햄, 과자, 피자, 떡, 빵, 초콜릿과 같은 음식들은 디자인 보호 대상이다. 

 

벌집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던 소프트리 그리고 디자인권 등록 형태. (출처: httpsoftree.co)
벌집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던 소프트리 그리고 디자인권 등록 형태. (출처: httpsoftree.co)

‘소프트리’ vs ‘밀크카우’

벌집이 올려진 ‘소프트리’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접해봤을 아이스크림 분야의 선두주자였다. 벌집이 통으로 올라가 있어 달콤하면서도 아이스크림 점도가 높아 많은 인기를 끌었다. ‘소프트리’ 인기가 많아지니 미투 제품이 바로 출현했다. 

‘소프트리’는 2014년 4월, 벌꿀 아이스크림 후발주자인 ‘밀크카우’에 대해 제품, 브랜드 형태, 진열 형태 등의 모방에 따른 부정경쟁행위 금지 청구 소송과 디자인권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과 차목을 청구 이유로 들었는데 자목에서는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하거나,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기나긴 공방 끝에 디자인권 침해소송에서 ‘밀크카우’가 승소했으나, 부정경쟁행위 금지 청구소송은 대법원까지 가게 됐다. 지방법원에서는 ‘소프트리’의 손을 들어줬으나, 고등법원과 대법원에서는 ‘소프트리’의 제품은 정형화된 것이 아니라 부정경쟁행위의 보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왼쪽) 인기 연예인 이영자씨의 소개로 널리 알려진 ‘소떡소떡’. (출처: imbc.com) 오른쪽) 이미 선점당한 소떡소떡 디자인권. (출처: kipris.or.kr)
왼쪽) 인기 연예인 이영자씨의 소개로 널리 알려진 ‘소떡소떡’. (출처: imbc.com) 오른쪽) 이미 선점당한 소떡소떡 디자인권. (출처: kipris.or.kr)

‘소떡소떡’

‘소떡소떡’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널리 판매되던 음식이다. 소시지와 떡을 꼬치에 번갈아 끼워 양념을 발라 구운 제품인데, 방송인 이영자 씨의 소개로 인기 간식으로 탈바꿈했다. 이에 소시지를 얇은 떡으로 둘러 끼운 새로운 ‘소떡소떡’이 개발됐지만 제조사에서 디자인권 등록을 망설이는 사이 유통업체에서 디자인권을 등록해버렸다. 유통업체 측에서 제조사가 디자인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 둔 상태로, 디자인 분쟁이 한창이다.

 

특허권 측면에서

음식 또한 신규성, 진보성을 만족한다면 음식에 관한 발명은 특허로 등록이 가능하다. 가공 음식뿐 아니라 음식에 사용되는 소스나 음료수도 특허가 가능하다. 음식 자체를 만드는 방법은 레시피를 이용해 등록할 수 있다. 하지만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 기존 방식보다 신규성, 진보성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음식을 만들되, 더 나은 효능(맛, 영양, 만드는 시간 등)이 있어야 한다. 레시피에 신규성, 진보성이 있다면 특허 등록하는 데 음식 종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빵, 돈가스, 튀김, 구이 등 다양한 분야에 음식 특허가 등록돼 있다. 음식을 만드는 기구 또한 당연히 특허 대상이다. 특허의 실시는 특허제품 생산, 사용, 양도 등이 실시행위로 규정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요리 자체를 특허로 보호하는 경우, 특허 등록된 제품의 생산 및 판매행위가 특허를 침해하고, 요리를 만드는 기구가 특허로 보호되면, 기구의 생산 및 판매행위와 기구의 사용 또한 특허를 침해하는 것이 된다. 다만, 음식 특허의 경우, 구체적인 레시피를 통해 등록하더라도 타인의 특허 침해 여부 확인이 어렵고, 권리 범위가 좁은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침해 입증을 하기는 쉽지 않다. 

 

영업비밀 측면에서

지식재산권의 경우, 공개를 전제로 한다. 특히 특허권은 외부 공개를 대가로 국가에서 인정해주는 독점적인 권리로, 권리존속기간이 있어 존속기간이 만료되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를 영업비밀로 보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장 유명한 예는 역시 코카콜라다. 코카콜라는 아직 그 비밀이 밝혀지지 않아 성공적으로 자신들의 노하우를 지킨 예로 유명하다. 특허로 보호했을 경우, 코카콜라가 지금과 같은 위상을 거뒀을지는 알 수 없다. 

영업비밀로 보호하는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외부의 제3자가 이를 지식재산권으로 보호하게 되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내부자가 이를 유출할 경우,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지만, 외부자가 직접 창조할 경우에는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외부에서 쉽게 파악이 가능한 정도라면 특허 등으로 보호하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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